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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에게 묻다] 에이서 프레데터 "값어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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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PC 주변기기 시장은 게이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변기기 본연의 기본기는 물론 게이머 취향에 맞춘 기능까지 더해 게임을 한결 수월하게 플레이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게이밍 기어 중 나에게 꼭 맞는 제품을 고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모니터도 마찬가지다. 요즘 한창 고주사율과 빠른 반응 속도, 다양한 부가 기능을 얹은 게이밍 모니터가 나오고 있지만 제대로 된 제품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가뜩이나 고가여서 이것저것 사용해 볼 수도 없는 노릇. 명쾌한 답을 내리기 위해 전문가를 찾았다. 프로게이머 말이다.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LW

 

게이밍 모니터에 대한 검증을 의뢰한 건 오버워치 전문 e스포츠 선수단 LW다. LW는 오버워치 베타 버전이 나온 지난해 3월 창단한 팀. 이름은 당시 유행하던 ‘고급시계(Luxury Watch)’라는 말에서 따왔다.

 

 

전적도 화려하다. 오버워치 파워리그, IEM 시즌 11 등 다양한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해 유명세를 얻고 있는 중. LW 지영훈 감독은 “어느 대회에 나가도 진다는 생각은 안 한다”라며 “세계 최강의 팀이 되겠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이들에 대한 소식은 페이스북 페이지유튜브 채널, 아프리카와 트위치 등에서 접할 수 있다.

현재 블루와 레드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블루 팀에는 메코(MekO, 김태홍), 루나(Luna, 장경호), 플라워(FlOw3R, 황연오), 겜블러(Gambler, 허진우), 야누스(janus, 송준화), 새별비(Saebyeolbe, 박종렬), 파인(Pine, 김도현), 실프(Sylph, 최성식) 선수가 속해 있다.

 

이들에게 의뢰한 게이밍 모니터는 에이서가 선보인 프레데터 Z271T, XB271HU, Z35다. 약 일주일간 사용한 후 각 제품에 대한 평가를 들었다.

 

 

144Hz와 지싱크가 주는 부드러움, 에이서 Z271T

 

Z271T는 27인치 크기에 1,800R의 곡면을 지닌 커브드 모니터다. 두 눈을 인식하는 토비 아이트래킹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 마우스 대신 눈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멕코 선수가 맡았다. 참고로 그는 하루에 8~12시간 정도를 모니터 앞에 앉아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모니터는 벤큐 조위 XL2411이다.

 

 

멕코 선수는 Z271T의 장점으로 부드러운 화면 구동을 꼽았다. 144Hz 주사율에 엔비디아 지싱크까지 지원해 한층 부드럽게 즐길 수 있었다는 것. 물론 영상이 끊기는 티어링이나 화면이 튀는 스투터 현상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참고로 그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970을 사용하고 있다.

 

 

커브드에 대해서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 실제 연습하는 동안 입체감이 살아나는 기분을 체감했다는 게 그의 설명. 27인치 크기에 1,800R 곡면까지 적용해 몰입감도 상당히 좋았다고 한다.

 

오래 사용해도 눈의 피로가 덜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Z271T는 플리커 현상을 방지하는 플리커 프리, 블루라이트 차단, 어두운 환경에서 밝기를 자동으로 낮추는 로우 디밍, 빛 반사를 줄이는 컴파이뷰 등의 시력 보호 기능을 추가했다.

 

 

게임에 따라 모니터 세팅을 바꾸는 게임뷰 모드, 어두운 장면이 많으면 밝기를 개선하는 다크 부스트, 조준선 표시도 게이머를 위한 기능이다. 멕코 선수는 조준선 표시 기능에 대해 FPS 게임 입문자에게 유용한 기능으로 꼽았다.

 

디자인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단단한 외형에 블랙과 레드가 어우러진 강렬한 컬러를 사용했다. 받침대 디자인도 남다르다. 게다가 프레임에는 레드, 그린, 블루, 화이트, 오렌지 5가지 컬러를 4가지 스타일로 내도록 설계했다. 모니터만으로도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Z271T는 사운드에도 신경 썼다. 7W 스피커를 좌우에 배치하고 DTS 사운드 기술을 적용해 5.1채널 사운드를 구현하는 것. 멕코 선수는 연습할 때 주로 헤드셋을 이용하기 때문에 그리 자주 쓰지는 않았고 스피커에 문외한이라 평가를 꺼렸지만 다른 모니터보다는 좋았다고 전했다.

 

 

아쉽게도 토비 아이트래킹 기술은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프로게이머라는 특성상 눈보다 마우스 컨트롤이 더 빠르다”라며 “일반인이라면 분명히 매력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비 아이트래킹은 시선만으로 마우스 포인트를 컨트롤하는 기능으로 이동하는 도중 다른 곳을 볼 수 있고 적이나 스킬, 아이템, 메뉴를 선택한다. 게이머의 시선에 따라 실내외 밝기 차이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도 담았다. 멕코 선수는 “FPS보다는 RPG 게임에서 더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평했다.

 

 

Z271T는 풀HD 해상도와 4ms(GTG) 응답 속도를 지니며 300cd 밝기와 1,000:1 명암비를 지원한다. 뒷면에는 HDMI와 DP포트, USB 단자를 달았다. 가격은 다나와 최저가 기준으로 89만 9,000원이다. 멕코 선수는 “이 정도 기능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이라고 평했다. 다만 일반인보다는 이 제품의 기능을 제대로 쓸 수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IPS 패널에 144Hz와 지싱크까지, 에이서 XB271HU

 

27인치 크기에 색 재현력과 시야각이 좋은 IPS 패널을 사용한 게이밍 모니터 XB271HU는 LW 파인 선수가 맡았다. 그는 처음에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흔히 모니터가 크면 더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프로게이머에게는 그 차이가 오히려 불편함으로 느껴질 수 있다. 파인 선수의 경우가 그렇다. 24인치를 선호하는데 이 제품은 너무 커서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참고로 그가 기존에 사용하는 모니터는 멕코 선수와 같은 벤큐 조위 XL2411이다.

 

 

하지만 부드러운 화면 구동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느낌”이라고 평했다. 미세하게 끊기는 게 아니라 부드럽게 잡아주면서 움직임을 끝까지 인식해 플레이하기가 한결 수월했다는 설명이다. 미세한 변화도 민감하게 알아채기 때문에 144Hz 주사율과 지싱크의 혜택을 제대로 경험한 것. 참고로 그는 현재 엔비디아 지포스 GTX1070을 사용하는 중이다.

 

 

이 제품도 플리커프리, 블루라이트 차단, 로우 디밍, 컴파이뷰 등의 시력 보호 기술을 지원한다. 게이밍 모니터인만큼 장르에 따라 모니터 세팅이 바뀌는 게임뷰 모드와 조준선 표시 기능은 기본. 특히 조준선 표시 기능의 경우 배틀 필드처럼 조준 기능이 없는 게임을 하는 일반 게이머에게 유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그는 디자인도 인상적인 부분으로 꼽았다. 얇은 베젤로 몰입감을 한층 높이고 블랙과 레드가 어우러진 독특한 받침대 덕에 게이밍 모니터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다나와 최저가 기준으로 104만 450원. 파인 선수는 모든 기능을 제대로 쓴다면 그만큼의 값어치는 충분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크기에 적응하지 못한 것만 빼면 눈에 띄는 단점은 없다”라며 “FPS 게임을 주로 즐기는 게이머보다는 FPS, RPG 등 다양한 장르의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에게 추천한다”란는 말을 덧붙였다.

 

 

참고로 XB271HU는 2,560*1,440 해상도를 지니며 4ms 응답 속도와 350cd 밝기, 1,000:1 명암비, sRGB 100% 색 재현율을 지닌다. 좌우에 2W 스피커 두 개를 배치했으며 HDMI, DP포트, USB 4개도 담았다.

 

 

게이밍 모니터의 끝, 에이서 Z35

 

Z35는 플라워 선수가 사용하고 있었다. 그는 “장난 아니다”라는 말로 운을 뗐다. 21:9 비율 35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다양한 부가 기능에 놀랐다는 말이다. 참고로 기존에 사용하던 모니터는 벤큐 조위 XL2420Z.

 

 

플라워 선수는 앞서 소개한 파인 선수와 달리 모니터 크기에 구애받지 않았다. 오히려 큰 화면에 금방 적응했다. 특히 2,000R 커브드라는 점을 높이 샀다. 처음에는 불편할 것 같아서 부정적이었는데 직접 사용해 보니 오히려 눈이 편하고 시야 확보나 시선 돌리기도 수월했다는 게 그의 평가다. 물론 몰입감도 한층 강화되고 대형 디스플레이의 단점인 가장자리의 왜곡도 줄인다.

 

프로게이머라면 다소 어색하게 느낄 수도 있는 21:9 비율에 대해서도 호의적이었다. 와이드 비율이어서 평소 안 보이던 부분까지 바로 볼 수 있기 때문. 그는 “게이머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커다란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Z35의 최대 주사율은 144Hz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부드러운 화면을 구동한다. 하지만 Z35는 오버클록을 통해 최대 200Hz까지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게다가 지싱크도 지원한다. 그래픽카드와의 싱크를 맞춰 화면이 찢어지는 티어링과 그래픽이 튀는 스투터 현상을 방지하는 것.

 

엔비디아 ULMB 기술도 추가했다. 빠른 움직임 때문에 발생하는 모션 블러를 최소화해 디테일한 부분까지 선명하게 구현한다. 덕분에 레이싱이나 FPS 같은 게임을 한층 생동감 있게 즐길 수 있다. 단 플라워 선수는 조준선 표시 기능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이전에는 색상을 직접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색이 고정돼 있어 약간 불편했다는 것.

 

 

Z35는 디스플레이 이외의 부분도 신경 썼다. 모니터 하단에 5가지 색상을 4가지 스타일로 비추는 LED를 달아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양옆에는 9W 스피커를 두 개 달고 DTS 사운드를 넣었다. 별도의 헤드셋이나 서라운드 스피커가 없어도 빵빵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Z35는 2,560*1080 해상도를 지니며 응답 속도는 4ms, 밝기는 300cd, 명암비는 3,000:1이다. 뒷면에는 HDMI, DP포트, USB 4개 등을 달았다. 물론 플리커 프리, 블루라이트 차단, 로우 디밍, 컴파이뷰 등 시력을 보호하는 기능도 담았다.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다나와 최저가 기준으로 131만 9,800원. 플라워 선수는 “비록 그래픽카드 두 장 가격이지만 게이머에게 확실한 장점을 제공하고 다용도로 쓰기에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만혁 기자 mha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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