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MMORPG를 제외하면, 최근 국내 게임업계는 대형 프로젝트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당장 떠오르는 최신작이 2018년작 로스트아크고, 넥슨 페리아 연대기 개발이 취소되면서 프로젝트 TL 정도를 제외하면 차기 주자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던 찰나에, 새로운 기대작이 등장했다. 엔픽셀이라는 개발사에서 제작 중인 ‘그랑사가’가 그 주인공이다. 엔픽셀은 과거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세븐나이츠 핵심 제작진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개발사로, 지난 7일 300억 원 규모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이름을 각인시켰다. 2020년 1월 기준 직원 수는 200명 이상으로, 그 중 170여 명이 그랑사가 개발에 투입돼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인원이 투입돼 현재 2년 반째 개발 중인 엔픽셀 첫 번째 프로젝트 그랑사가는 어떤 게임일까? 티저 사이트를 통해 세계관과 캐릭터 일부, 그랑웨폰이라는 시스템, 트레일러 영상과 아트 등이 공개되긴 했으나 아직 게임 장르나 플랫폼, 출시 시기, 인게임 영상 등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다. 그런 그랑사가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 기회가 왔다. 22일 열린 엔픽셀 미디어 미팅을 통해 간략하게나마 게임 소개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랑사가가 내세우는 세 가지 차별 요소
엔픽셀 김시래 게임사업팀장은 그랑사가의 특징을 세 가지 혁신으로 설명했다. 엔픽셀이 꼽은 차별화 요소는 비주얼, 스토리텔링, 그리고 다양한 즐거움이다.
먼저 비주얼 면에서는 보는 재미를 강조하기 위해 그래픽과 연출에 힘을 쏟았다. 이 날 공개된 인게임 티저 영상에서는 그랑사가의 다양한 배경과 캐릭터, 액션 연출이 소개됐는데, 섬세하게 구현된 필드에서 피규어 느낌 재질로 구현된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화려한 카메라 워크와 함께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김시래 팀장 역시 “게임 그래픽은 엔픽셀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부분”이라며 “기존 게임에서 보지 못 한 그래픽과 연출 개발을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토리텔링에서는 세계관과 캐릭터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세븐나이츠를 통해 쌓은 판타지 세계관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을 살리고, 이에 어울리는 아트 스타일로 제작된 캐릭터들이 펼쳐나가는 방대한 이야기, 캐릭터와의 교감 등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상세 시스템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유저와 직접 맞닥뜨리는 부분을 강화해 현재 국내에서 대세인 모바일 MMORPG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 다양한 즐거움에 대해서는 수직적 성장이 아닌 수평적 성장을 필두로 일률적이지 않고 유저 개성을 살린 플레이를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투력 성장이나 아이템/스킬 강화에만 갇혀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를 번갈아 키우며 조합의 재미를 찾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돕는 것이 ‘그랑웨폰’ 시스템이다. 전투 특성을 부여하기도 하는 그랑웨폰은 종류에 따라 스킬 연출과 외형 등이 변화하며, 출시 시점에 100종 이상의 라인업을 준비해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그랑사가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이두형 기획팀장은 “국내 게임시장에 모바일 MMORPG가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고, 이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도 많다. 우리는 이와 다른 개성을 추구해 한 캐릭터를 꼭대기 성장시키지 않는다는 모델을 차별화 요소로 삼았다”라며 “다양한 무기와 캐릭터를 키워 그 결과값을 통해 성취의 기쁨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그랑사가가 내세우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멀티/크로스플랫폼과 자체 서비스… 다양한 분야 도전
그랑사가는 국내에서 대세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모바일 뿐 아니라, PC와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를 준비 중이다. 특히 포트나이트처럼 다양한 플랫폼에서 한 곳에 모여 함께 플레이 할 수 있는 크로스플랫폼도 목표로 하고 있어 국내 첫 PC/모바일/콘솔 크로스플랫폼 게임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시래 사업팀장은 이에 대해 “멀티플랫폼 출시에 대해서는 다양한 업체들과 계약 조정 중이다”라며 “어떤 플랫폼이 리드플랫폼인지 등은 추후 쇼케이스를 통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랑사가는 모든 플랫폼에 걸쳐 별도의 퍼블리셔를 거치지 않은 자체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모바일의 경우 세븐나이츠 시절 라이브 서비스를 경험한 직원들이 있지만, PC나 콘솔 등의 플랫폼은 사실상 새로운 분야다. 이에 대해 엔픽셀 관계자는 “엔픽셀은 혁신에 도전하는 회사”라며 “멀티플랫폼 자체 서비스 역시 도전해야 할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엔픽셀 김시래 팀장은 “2020년 내 출시를 목표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라며 “상반기로 목표되어 있는 간담회를 통해 보다 더 자세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엔픽셀 관계자들과 가진 일문일답이다.
게임 제목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이두형 기획팀장: 개발 초기엔 그랜드 사가(위대한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장대한 서사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후 더 친숙하게 인식되도록 그랑사가로 변경했다.
보는 재미를 강조했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조작이 필요한 액션이 많은 것 같다
김시래 사업팀장: 보는 재미 강조가 플레이하는 재미를 낮춘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는 재미가 뒷받침돼야 보는 재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조작이 들어간다. 다만, 보다 많은 유저들이 즐기기 위해서는 조작 난이도를 극악으로 높일 수는 없기에, 이에 대해 내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수평적 성장 구조와 전투 방식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김시래 사업팀장: 스킬 기반 MMORPG의 경우 전투력 수치를 올리는 수직적 구조였다. 그랑사가는 속성과 전략적 무기 스킬 등 다양한 요소를 넣어, 때에 따라 과거엔 제대로 평가받지 못 한 장비를 쓸 수 있게 하는 등 개성에 맞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이두형 기획팀장: 무기 역시 스탯이 아닌 경험 확장에 중점을 뒀다. 게임 내 ‘그랑웨폰’을 다양하게 조합해서 캐릭터 별로 다양한 개성이나 역할을 구현할 수 있게끔 하는 방식이다.
김시래 사업팀장: 여기에 어떤 캐릭터가 어떤 그랑웨폰을 장착하느냐에 따라 전투가 달라진다. 캐릭터 세 명이 동시에 전투하는 모드도 있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가 어떤 그랑웨폰을 장착하느냐에 따라 전투 결과가 좌우된다.
사양이 높지는 않은가?
김시래 사업팀장: 최적화는 1년 전부터 미리 준비해 왔다. 아직 최적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라 자세한 스펙을 설명하긴 어렵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MMORPG 정도 요구사양을 따라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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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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