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겜ㅊㅊ]은 매주 특별한 주제에 맞춰 게이머들이 즐기기 좋은 게임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2020년, 전 세계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출시된 사이버펑크 2077은 완성도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개발사는 게임을 조속히 정상화 하겠다고 밝혔으나, 반 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아직 나이트 시티는 혼란 투성이입니다. 때문에 사이버펑크 세계관을 깊게 즐기고 싶었던 게이머들의 갈증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하루빨리 쾌적한 나이트 시티에 돌아갈 날이 오길 바라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버펑크 세계관은 분명히 매력적입니다. 도시 가득 수놓은 네온사인과 신체 개조,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려내는 디스토피아는 여전히 많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죠. 현재로서는 2077의 버그를 피해 사이버펑크 세계를 맛보고 싶다면, 네온사인이 비추는 다른 도시를 찾아야 합니다. 오늘은 사이버펑크 2077 나이트 시티를 연상시키는 사이버펑크 배경 게임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1. 호버카를 타고 도시의 밤을, 클라우드 펑크
클라우드 펑크는 동명의 운송업체에서 일하는 주인공 라니아의 이야기를 담아낸 사이버펑크 기반 SF 어드벤처입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화려한 불빛이 가득 찬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이 그녀의 일이죠. 얼핏 보면 호버카를 타고 고객에게 필요한 물품을 배달하는 것이 전부인 게임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만, 중요한 부분은 그게 아닙니다.
사이버펑크의 특징은 사회의 이면을 드러내는 요소가 들어 있다는 것이죠. 라니아는 배달을 통해 많은 고객들과 상호작용하게 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선택지를 고르는 것이 클라우드 펑크의 진행 방식입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며 느껴지는 도시의 분위기와 빈부격차, 그리고 하층민인 도시 배달부의 시점에서 바라본 세계는 클라우드 펑크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입니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호버카를 타고 도시의 밤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2. 길고양이 시점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빛과 어둠, 스트레이
지난 달 30일, 안나푸르나 인터랙티브 쇼케이스에서 길고양이가 주인공인 어드벤처 게임 스트레이의 게임플레이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B12라는 드론과 함께 도시를 탐험하는 내용이 담겼죠. 그들이 살고 있는 미래도시는 신체 개조를 거친 듯한 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머리는 모니터로 대체됐고, 신체 곳곳이 기계로 이루어졌죠. 그래도 고양이를 보고 하트 모양이 표시되는 것으로 보아, 감정까지 차가운 금속이 되지는 않았나 봅니다.
스트레이는 길고양이가 주인공인 게임답게 다양한 장소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눈 앞에 각양각색의 조명이 비추는 도심의 화려함이 있다면, 그 이면에는 더러운 생활 폐수가 흐르고 어두운 색감이 가득 찬 뒷골목이 존재합니다. 최하 계층의 빈민들이 이곳을 터전으로 하고 있죠. 스트레이는 길고양이의 시점에서 이를 관찰합니다. 눈앞의 모습 외에도 사이버펑크 세계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싶다면 게임이 출시되는 내년 초를 기다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사이버펑크와 쿼터뷰의 만남, 디 어센트
지난 달 29일 스팀을 통해 출시된 사이버펑크 SF 슈팅 액션 RPG 디 어센트가 게이머들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상위권에 안착했습니다. 성공의 꿈을 안고 도시로 들어왔지만 현실에 부딪혀 노동자가 된 주인공의 현실, 그리고 이들을 이용해 평생 노동력을 채우는 기업의 행태는 디 어센트에 만연한 지배구조와 암울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앞서 추천한 두 게임처럼 디스토피아를 표방하고 있지만, 이를 위에서 바라보는 쿼터뷰 구도를 통해 새로운 느낌의 사이버펑크를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도시를 둘러싼 안개는 빛에 반사돼 메트로 느낌을 강화하고, 화려한 기능과 액션은 미래 세계를 충실히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쿼터뷰를 통해 볼 수 있는 전체적인 도시의 풍경과 은은하게 새어나오는 빛은 디 어센트의 세계에 웅장함을 더합니다. 쿼터뷰만의 표현력을 볼 수 있기에 추천합니다.
4. 사이버펑크 세계 속 소시민들의 삶, VA-11 Hall-A: 사이버펑크 바텐더 액션
사이버펑크를 주제로 한 게임들은 대부분 액션성이 짙은데요, 이와 반대로 미래 도시에서 바텐더가 되는 게임도 존재합니다. VA-11 Hall-A(이하 발할라)라는 작은 바의 바텐더인 주인공은, 다양한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주인공과 같은 인간에서부터 신체를 개조한 다양한 손님들이 등장해, 이곳이 사이버펑크 세계관임을 보여줍니다.
발할라는 비주얼 노벨 게임으로, 술에 취하면 자신만의 고민거리를 털어 놓는 손님들의 이야기를듣는 액자식 구성을 채용한 텍스트 중심 게임입니다. 손님과의 대화를 통해 사소한 잡담부터 게임의 설정, 첨단기술이나 개인적인 비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직접 도시를 누비는 게임은 아니지만, 신체 개조가 일상이 되고 법과 질서가 무너진 미래 도시에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삶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발할라의 특징입니다. 언어 수위는 높은 편입니다만, 느긋하게 사이버펑크 느낌을 음미하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5. 건물을 직접 뛰어다니며 느끼는 도시의 웅장함, 고스트러너
사이버펑크 세계에서 주로 사용되는 무기는 총입니다. 미래 세계 하면 바로 떠오르는 요소기 때문인데요, 탄막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오히려 칼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고스트러너는 특유의 액션감과 스피드로 적을 베어 넘기며 진행하는 액션 게임입니다. 세기말 인류의 마지막 거주지인 다르마 타워는 한 곳에 몰린 생존자들로 넘치는데요, 자연스럽게 타워는 각자의 생존을 위해 혼돈의 도가니가 됩니다. 고스트러너는 이러한 설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게임에 디스토피아 설정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고스트러너는 수려한 그래픽으로 사이버펑크 색이 짙은 다르마 타워를 표현했습니다. 대부분의 게임이 도시의 웅장함만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고스트러너는 옥상을 뛰어다니는 액션이 요구되기에 건물의 모습과 형태, 그리고 도시의 거대한 모습을 위에서 지켜봄으로써 이를 한 눈에 담을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빠른 템포의 액션과 더불어 사이버펑크 도시를 직접 날아다니고 싶은 플레이어라면 고스트러너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6. VR 리듬게임과 사이버펑크의 결합, 신스 라이더
사이버펑크 느낌을 강조하는 요소 중 하나는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입니다. 도시의 화려한 모습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는 네온사인은 여러 장르에 사용되고 있는데요, VR 리듬게임 신스 라이더에도 이와 같은 요소가 들어 있습니다.
스팀과 오큘러스 스토어를 통해 구매 가능한 신스 라이더는 가상 현실에 사이버펑크 도시의 야경을 접목시켰습니다. 네온 줄기를 타고 오는 구체들을 부수면서 빌딩숲을 포함한 각종 미래 배경 요소들을 구경할 수 있죠. VR 리듬게임과 사이버펑크적 요소를 함께 즐기고 싶다면 신스 라이더도 고려해볼 만 할 것 같습니다.
7. 도트와 입체 배경으로 나눠 본 미래 사회, 더 라스트 나이트
2017년 E3에서 선보인 더 라스트 나이트는 사이버펑크와 도트 그래픽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능가해버린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며, 이러한 이유로 인간들의 삶이 바뀌어버리죠. 이제는 생산보다는 소비에 집중하는 행태를 보입니다. 해당 세계관에서 더 라스트 나이트는 찰리라는 주인공을 내세워, 그의 일상을 도트 그래픽으로 그려냈습니다.
살기 위해 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축복이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꿈과 희망이 사라진 세계일 것입니다. 더 라스트 나이트는 화려한 네온으로 가득한 거리와 배경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캐릭터나 각종 사물을 도트로 나타낸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발매 일자는 미정이지만 사이버펑크의 세계의 주인공들은 누구나 각자의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만큼, 앞으로 공개될 스토리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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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지금까지 게임이 제 손을 떠났던 적이 없었습니다. 늘 옆에서 즐거운 게임 이야기를 전하는 기자가 되고자 합니다.kdyoung1028@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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