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정위 "구독 상품, 가입만큼 취소도 쉬워야 한다"

미국 공정거래위원회인 연방거래위원회(이하 FTC)가 게임패스 등 구독제 상품에 대한 새로운 규칙을 마련했다. 구독제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상품을 구독하는 것만큼 쉬운 ‘취소 절차’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FTC는 이를 ‘클릭으로 취소(Click-to-Cancel)’라고 부르며, 간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서 표현했다.

FTC가 이 규칙을 발표한 시점은 지난 16일(현지 기준)이다. 게임을 포함한 모든 구독제 상품에 대해 ‘쉬운 취소’를 포함한 4가지 사항을 적용하는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앞서 이야기한 ‘쉬운 취소’다. 구독제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즉시 구독을 취소하고 반복 결제를 중단할 수 있는 간단한 취소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유저가 공식 홈페이지나 앱에서 가입했다면, 취소 역시 상담사를 거쳐야 하거나 채팅 봇을 이용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가입과 마찬가지로 홈페이지나 앱에서 즉시 취소가 가능해야 한다. 게임패스 등 게임 구독제 상품의 경우 홈페이지에서 가입하는 경우가 있기에, 취소 역시 홈페이지에서 하는 방향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FTC 측은 소비자가 원할 때 쉽게 구독을 중단할 수 없다면, 이는 소비자가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요금을 청구하는 수단에 불과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부분은 불공정하고 기만적이라 판단했고, 반복되는 요금 결제를 즉시 중지할 수 있는 간단한 취소 절차를 마련하라는 규칙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구독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요금을 청구하기 전에 각 부분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는 ‘취소하지 않을 경우 요금이 반복 청구된다는 점’, ‘요금 청구를 중단하기 위해 조치해야 하는 기간’, ‘소비자에게 부과될 금액과 조치하지 않으면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빈도’, ‘각 요금이 지불되는 날짜’, ‘해지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 등이다. 특히 무료 체험판에 대해서도 특정 시점에서 유료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미국 게임산업협회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는 구독을 통해 소비자가 할인된 가격이나 전용 혜택을 토대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고, 새로운 규칙이 없이도 기만적이거나 남용되는 부정적인 관행을 적절하게 해결할 수 있고, 업계 지침과 추가적인 소비자 교육을 마련하는 방향을 권장했다. 다만 주마다 다른 법이 아니라 통일된 규칙이 마련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FTC 측은 지난 5년간 구독제 상품 관행에 대해 접수된 소비자 불만 신고 건수가 꾸준히 증가해왔고, 올해는 하루 평균 70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일일 평균치인 42건에서 약 67% 늘어난 수치다. FTC 리나 칸 위원장은 “기업들이 구독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끝없는 난관을 겪게 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라며 “FTC의 이번 규칙은 이러한 관행을 종식하고, 미국인의 시간과 돈을 절약할 것이다. 원하지 않는 서비스에 돈을 내는 사람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규칙은 지난 3월에 발의됐고, 이번에 최종적으로 발표됐다. 이는 미국 연방 관보에 게시된 후 180일(약 6개월) 뒤에 미국에서 발효된다. 대표적인 게임 구독 상품인 Xbox 게임패스가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고 미국 자체가 주요 게임 시장으로 손꼽히기에, 관련 규정이 전 세계 서비스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구독을 비롯한 디지털 상품 이용에 대한 새로운 규정 마련이 트렌드로 떠오르며, 국내에서도 관련 제도 및 법 마련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