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신소] 리썰 컴퍼니에 유쾌함 더한 ‘레포’

2월 마지막 주 스팀에서 깜짝 등장해 주목을 받은 신작은 공포 협동게임 ‘레포(R.E.P.O)’입니다. 지난 26일 앞서 해보기를 시작해 ‘압도적으로 긍정적(97% 긍정)’ 유저 평가를 기록 중이죠. 참고로 타이틀명은 회수(Retrieve), 추출(Extract) 그리고 이윤 작업(Profit Operation)의 약자입니다. 제목부터 게임성을 짐작할 수 있죠.

플레이어는 최대 6명이 한 팀을 이뤄 함께 공포스러운 지역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회수해야 합니다. 각 구역은 매우 어두워 손전등의 빛에 의지해야 하며, 약간은 귀여우면서도 기괴한 괴물들이 계속해서 습격해옵니다. 전반적인 게임플레이에서 ‘리썰 컴퍼니’가 생각납니다.

여타 협동 공포게임과 레포가 가진 중요한 차별점은 바로 ‘중력’ 기술에 있습니다. 레포에서 플레이어는 설정상 귀여운 깡통 로봇입니다. 로봇에는 여러 물체들을 집어 들거나, 던지고 회수할 수 있는 물리 엔진이 적용된 중력 레이저가 장착됐습니다. 이를 물건을 회수하고 먼 거리 문을 열거나 카트와 사물을 미는 등에 활용합니다. 심지어 플레이어 캐릭터도 들거나 던질 수 있어, 아군을 괴롭히는 재미도 있습니다.

중력 레이저는 게임에 존재하는 대부분에 사물에 활용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등장하는 괴물과 다른 플레이어도 포함됩니다. 게임에는 크기가 작은 장난감 형태의 적부터 거대한 식칼을 든 괴물, 검은 거인 등 다양한 종류의 적들이 나옵니다. 이 중 작은 적들은 중력 레이저로 들어올린 뒤 내리치거나 벽으로 던져 부술 수 있습니다. 물론 거대한 적들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지만요.

레포에는 매우 다양한 종류의 몬스터들이 등장합니다. 그 중 많은 수가 인형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작고 귀엽거나 어린아이들에게 어울려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흉측한 형태로 변신하거나, 무기를 휘두르거나, 거대한 이빨로 플레이어를 집어삼킵니다. 이외에도 일부 거대하고 강력한 적들은 주변 사물을 부수며 직진하거나, 레이저를 발사하거나, 거대한 주먹을 휘둘러 플레이어를 공격합니다. 사망 후에는 깡통 로봇의 머리 잔해가 남으며, 이를 제한시간 내에 동료들이 지정된 장소로 옮기면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게임의 목표는 여러 비싼 아이템을 지정된 장소까지 옮긴 뒤 판매해 돈을 버는 것입니다. 배경에 흩뿌려진 여러 사물들은 각기 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중력 레이저로 옮길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벽이나 바닥에 부딪히면 조금씩 파손되며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또 일부 물체는 거대하고 비싼 대신 매우 무거워, 혼자 옮기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이 때는 동료 여럿과 함께 물체를 옮겨야 하지만, 그만큼 위험에 노출될 확률도 높습니다.

스테이지 완료 후에는 상점 스테이지가 등장합니다. 상점에서는 스테이지에서 도움이 되는 체력 회복 아이템과 업그레이드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장비는 체력팩, 기절 수류탄 등 소모품으로 구성됐습니다. 업그레이드는 로봇이라는 설정에 걸맞게 전력(스태미너), 체력, 구르기 거리, 달리는 속도, 중력 레이저 파워 등을 향상시키고 다음 스테이지에서 활용하게 됩니다. 

또 하나 독특한 요소로는 패배 아레나가 있습니다. 모두가 스테이지에서 사망해 게임오버가 되면, ‘루저의 아레나’라는 곳에서 배틀 로얄이 펼쳐집니다. 여기에는 몽둥이나 칼 등 근접 무기부터, 무중력 오브, 드론 등 독특한 아이템까지 바닥에 흩어져 있습니다. 이들을 중력 레이저로 들고 함께 게임을 플레이했던 동료들에게 휘두르며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패배자의 왕’이 될 수 있습니다.

레포는 레트로 공포만큼이나 유머러스함도 강조합니다. 플레이어 캐릭터인 깡통 로봇은 생김새부터 귀엽고 우스꽝스러우며, 인게임 마이크로 대화를 할 때마다 커다란 입을 마구 벌립니다. 심지어 채팅을 치면 이를 로봇이 TTS로 읽는데, 이 소리에 적들이 반응하고 위치를 추적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인게임에는 변기통이 있는데, 여기에 동료 로봇을 던져넣고 뚜껑을 닫는 등 원초적인 재미를 선사합니다. 그만큼 아는 사람들과 함께할 때 더 재미있습니다.

레포는 2일 기준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97% 긍정)’ 평가를 기록 중입니다. “처음에는 무서운데 너무 재미있다”, “흥미롭고 훌륭한 폐지줍기게임”, “몬스터들 무섭고 센대, 플레이어는 너무 귀엽다”, “가성비가 좋다”, “오리 장난감, 친구인 줄 알았는데 배신했다” 등 호평이 많습니다. 아직 한국어는 지원되지 않지만, 영어로도 충분히 플레이 가능하다는 리뷰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혼자 플레이하지 말고 “꼭 친구와 함께하라”는 권고가 많습니다.

한편 2월 마지막 주 스팀에서는 여러 신작들이 출시됐습니다. 특히 올해 최고 기대작 ‘몬스터 헌터 와일즈’가 심각한 최적화 문제로 출시와 함께 ‘복합적’ 평가를 기록했습니다. 스팀 넥스트 페스트 2월 에디션과 함께 여러 체험판도 플레이어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빠른 속도의 오픈월드 어드벤처 ‘헤이스트’ 체험판이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우주 생존게임 ‘브리드엣지 2’와 온라인 협동 RPG '펠로우십' 체험판은 ‘매우 긍정적’ 호평을 받았습니다. 크래프톤 신작 ‘PUBG: 블라인드스팟’과 ‘고딕 1’은 대체로 긍정적, 자동차 시뮬레이션 ‘로드 크래프트’와 NHN 포스트 아포칼립스게임 ‘다키스트데이즈’ 체험판은 ‘복합적’ 평가에 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