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PC를 업그레이드
하려는
사용자들에게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SSD(Solid State Drive)다.
기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는 물리적인 방식으로 구동되는 특성상 오랜 시간
동안 속도가 제자리 걸음을 해왔다. 반면, SSD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기반으로
전기적 방식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데이터를 읽고 쓸 때 비약적인 속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SSD의 용량 대비 가격이 여전히 HDD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다. 최근 120GB 및 128GB SSD의 가격은 10만원 초반대, 일부 보급형 제품들은 8~9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가격이면 무려 2TB 용량의 HDD를 구입할 수 있다.
때문에 낮은 용량의 SSD로는 운영체제와 필수 프로그램들을 빠르게 운용하고, 대용량 데이터는 HDD에 담아두는 방식이 보편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현재 사용 중인 PC가 10년 전에 마련한 것이 아닌 이상, PC 업그레이드로 가장 확실하게 성능 향상을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은 곧 SSD를 장만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업그레이드 효과를 십분 누리기 위해서는 내 PC에 적합한 SSD를 잘 선택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가격뿐만 아니라 각 제조사들이 내걸고 있는 SSD의 제원을 꼼꼼히 확인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이에 SSD를 처음 구매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나에게 꼭 맞는 SSD 구매가이드를 제시한다.
성능 좋은 데스크톱 PC라면 기능에 주목
SSD를 구입하기 전에 꼭 확인해봐야 할 사항은 제조사와 폼팩터, 인터페이스, 낸드플래시 종류, 부가서비스, 사후지원 여부 등으로 압축된다. 이중 현재 사용 중인 데스크톱 PC에 장착할 SSD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2.5인치 폼팩터 제품 중에서도 기능적인 측면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데스크톱 PC에서는 저장장치용 인터페이스로 SATA3을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SATA3는 최대 6Gb/s의 대역폭으로, 이는 초당 약 750MB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수준이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2.5인치 SSD는 대부분 이 SATA3 인터페이스를 지원하기 때문에 크게 잘못 고를 일은 없지만, 일부 SATA2만 지원하는 구형 제품과 혼동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SATA2의 대역폭은 SATA3의 절반 수준이다.
SSD에 탑재되는 낸드플래시는 싱글레벨셀(SLC), 멀티레벨셀(MLC), 트리플레벨셀(TLC) 3 종류로 나뉜다. 이는 하나의 메모리 셀에 각각 1비트, 2비트, 3비트를 저장함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SLC에서 TLC로 갈수록 같은 공간에 많은 데이터를 많이 저장할 수 있어 단가는 저렴하지만,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SLC 방식의 SSD는 속도와 안정성 면에서 모두 뛰어나지만, 단가가 높아 주로 고가의 기업용 제품에 적용된다.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소비자용 SSD는 가격과 성능 면에서 무난한 MLC 방식의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 TLC 방식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한 제품으로는 삼성전자의 ‘840 EVO’가 현재로서는 유일하다.
또한 메모리 입출력 방식에 따라 토글, 동기식, 비동기식으로 구분되는데, 토글 메모리가 성능과 수명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동기식 메모리 제품도 찾아볼 수 있으며, 비동기식 제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좀 더 꼼꼼하게 성능을 추구한다면 컨트롤러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컨트롤러는 SSD와 PC 사이에서 데이터 입출력을 관장하는 두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주요 컨트롤러 제조사로는 마벨, 샌드포스, 삼성전자 등이 있는데, 샌드포스의 경우 다소 안정성이 취약하다는 평가가 있고, 마벨과 삼성전자는 비교적 무난한 성능과 안정성을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이외에도 사용 중인 데스크톱 PC 케이스에 별도의 2.5인치 베이가 없는 경우라면, 별도의 3.5인치 변환 브라켓을 구매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SSD는 HDD와 달리 충격에 비교적 강한 편이기 때문에 굳이 고정시키지 않아도 사용상에 지장은 없다는 점에서 선택사항이다.
▲2.5인치 SSD를 3.5인치 변환 브라켓에 장착한 모습(사진= OCZ)
노트북, 속도와 용량 둘 다 포기할 수 없다면…
노트북에 SSD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신중한 고려가 요구된다. 크기가 큰 데스크노트라면 광학드라이브(ODD) 공간을 멀티부스트로 활용해 SSD와 HDD를 함께 사용할 수 있지만, 울트라북은 슬림한 사이즈를 위해 내부에 2.5인치 HDD 하나만 겨우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속도를 위해 무턱대고 HDD를 SSD로 대체할 경우 저장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 부딪칠 수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mSATA SSD다. mSATA SSD는 2.5인치 SSD의 약 1/4 크기로 작지만 성능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기존 HDD를 제거하지 않고도 SSD의 성능과 HDD의 용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최근 사용되는 대부분의 노트북은 mSATA 슬롯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이다.
▲주로 노트북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mSATA SSD(사진= 인텔)
단, 노트북 제조사에 따라 일부 제품들에서 mSATA를 통한 부팅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구매 전 SSD 제조사를 통해 호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호환성 여부만 확인된다면, 이후 과정은 데스크톱용 2.5인치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아울러 SSD를 통한 부팅 및 프로그램 구동을 위해서는 완전히 새롭게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SSD 제조사별로 HDD의 데이터를 바로 사용 가능한 형태로 마이그레이션해주는 서비스가 제공되기도 한다. 업체별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방식이 다르므로 PC에 익숙치 않은 사용자라면 미리 알아보는 것도 좋다.
PCI-e 카드형 SSD로 구형 PC에 새 생명을
구형 PC의 경우 SATA2 인터페이스만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SATA2로 SSD를 구동하더라도 기존 HDD보다는 빠른 속도를 경험할 수 있지만, 비약적인 성능 향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 경우 PCI-익스프레스(PCI-e) 슬롯을 활용하면 SATA3보다 더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PCI-e는 배속에 따라 SATA3보다 최소 2배 이상 빠른 속도를 지원하기 때문. 실제로 기업용 초고속 SSD의 경우 PCI-e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PCI-e 슬롯에 장착하는 카드 형태의 SSD(사진= 리뷰안테크)
이러한 PCI-e 카드 형태의 SSD는 구형 PC뿐만 아니라 더 높은 성능을 추구하는 하이엔드 사용자들에게도 적합하다. 다만 그만큼 일반 2.5형 SSD보다 용량 대비 가격은 높은 편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최근에는 256GB 용량의 30만원대 PCI-e SSD도 등장해 선택폭은 넓어졌으나, 굳이 구형 PC를 고집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시스템 전반적인 업그레이드를 고려해볼 필요도 있다.
노동균 기자 yesno@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