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비티가 그라비티 페스티발이 열리는 7월 21일을 전후해 자사가 개발중인 게임을 모두 시장에 선보인다.
시장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그라비티의 게임은 MMORPG ‘레퀴엠 온라인’, ‘뿌까레이싱’, ‘W베이스볼’, ‘바디첵 온라인’ 등 4종. 이 중 ‘바디첵 온라인(21일 2차 클로즈베타테스트)’을 제외한 ‘레퀴엠 온라인(21일 오픈베타테스트)’, ‘뿌까 레이싱(19일~31일 프리오픈테스트)’ ‘W베이스볼(19일~31일 프리오픈베테테스트)’는 오픈 수준의 테스트를 진행한다.
한 회사에서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오픈 수준의 테스트(혹은 서비스)를 치루는 것은 전례에 없던 일이다. 특히 지난 5월 28일 ‘라그나로크 2’를 오픈한 이후 ‘성급했다’라는 평을 듣고 있는 그라비티임을 감안한다면 의문은 더욱 가중된다. 그라비티의 이런 행보를 두고 어떤 해석이 가능할까?
그라비티는 지난 2005년 10월 일본 소프트뱅크사 계열의 투자회사 EZER에게 인수된 이후 이렇다 할 활동을 보여주지 않았다. 자사의 강력한 IP인 ‘라그나로크’의 배급확장 이외에 눈에 띄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은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인수 이후)그라비티가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개발해오던 게임을 2007년 여름 성수기를 맞아 오픈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렇다곤 해도 여전히 왜 하필 ‘동시개봉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그라비티 측은 이런 의문에 대해 “그라비티 페스티발을 전후해 자사의 게임을 동시에 시장에 내보내 페스티발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그라비티에 대한 인식을 대중적으로 확산시키는 계기로 삼는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말하자면 그라비티에 있어서 그라비티 페스티발과 (게임의) ‘동시오픈’은 앞으로 본격적으로 활동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이자 ‘명분’인 셈이다.
▲ 그라비티 페스티발을 전후해 시장에 나오는 게임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레퀴엠`, `뿌까레이싱`, `W베이스볼`, `바디첵(CBT)`)
여기에는 나스닥 상장사로서 주주의 공격에 대한 ‘방어’의 의미도 있다. 실제로 그라비티는 류일영 회장 체제 이후 주주들에 의해 끊임없이 소송이 제기되며 경영진이 흔들려 왔다. 현재 그라비티의 최대주주 EZER펀드가 지분의 52.4%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지만, (현 경영진의) 인상적인 활동이 없다면 주주들에 의한 경영진 흔들기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인수 이후 각종 소송에 시달려왔던 경영진으로선 부담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오픈을 앞두고 있는 게임들이 동종장르가 아니란 점도 이런 명분에 힘을 실어준다. ‘그라비티에 대한 인식재고의 기회’란 명분도 실익이 없다면 관철되기가 힘들지만, 서로 파이를 공유하는 같은 장르의 게임이 아니라서 ‘동시오픈’으로 잃을 부분이 적다는 것이 그라비티의 입장이다. 현재 그라비티는 ‘동시오픈’에 대해 ‘잃을 것이 적고 얻을 것이 많다’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라비티의 최근 행보는 개별게임이 아닌 회사전체에 포커스를 맞출 때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라그나로크 2’의 이른 오픈에 대한 부분도 이 지점에서 보면 아귀가 들어맞는다. 현재 그라비티는 8월 중 일본과 대만에서 ‘라그나로크 2’의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라비티의 목표가 ‘라그나로크’의 IP를 세계적으로 이어 가는 것이란 사실을 전제한다면 한국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의미가 축소된다. 즉 해외지역에서의 ‘라그나로크 2’ 서비스를 계획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리를 하더라도) 첫 단추에 해당하는 한국 서비스를 일정대로 수행할 필요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전세계가 기다리는 게임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서비스한다.’라는 명분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 `라그나로크 2`는 설익은 채 세상에 나와 유저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최근 그라비티의 최근 행보는 인수 이후 (겅호 합병설 등)말이 많았던 류일영 회장 체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결론 지을 수 있다. 그라비티의 경영진은 당초의 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향후 2~3년을 내다보는 사업모델을 제시해 리더로서의 능력을 검증 받고 싶어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라비티는 그라비티 페스티발을 전후해 신규 사업모델에 대한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라비티는 ‘라그라로크’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지만 또 ‘라그라로크’ 브랜드 이외에는 정작 이렇다 할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의 브랜드를 넘어 ‘그라비티’를 전면에 내세워 개발사로 또 서비스사로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터뷰] 권용주 사업본부장, ‘새로운 사업모델 제시할 것’
권용주 본부장은 그라비티의 국내, 해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라비티의 본부장은 대표이사-부사장 라인의 바로 밑에 위치한 사실상 실무 책임자. 최근 ‘라그나로크 2’의 오픈과 그라비티 페스티발을 전후한 이슈에 대해 권용주 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게임메카: ‘라그나로크 2’의 오픈에 대해서 ‘성급했다’는 평이 많다. 권용주 본부장 : 그라비티 입장에서 본다면 ‘라그나로크 2’는 (이미 정해진)2007년 전체적인 스케줄에 따라 오픈 되었고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라그나로크’는 그라비티가 세계적으로 가꿔 나가야 하는 재산이다. ‘라그나로크 2’에 대한 평가를 한국 시장에 국한해 내릴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멀리 봐 달라. 게임메카: 그렇지만 한국 유저들 사이에는 ‘우리가 베타 테스터냐’라는 불만도 분명히 있다. |
권용주 본부장: 런칭 때 좀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항상 있다.
온라인게임은 고객의 니즈(needs)를 끊임없이 반영해 보완해야 한다. ‘라그나로크 2’ 역시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보완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지적되는 ‘라그나로크 2’에 대한 불만들은 잘 알고 있다. 워낙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게임의 후속작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 잘했어야 했다라는 부분은 인정한다.
그라비티는 한국을 세계로 진출하기 위한 견고한 발판으로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라그나로크 2’를 선보였고, 또 한국에서 선 경험한 유저들의 피드백이 게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한국 유저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게임메카: ‘라그나로크 2’에 대한 그라비티의 현재 입장은?
권용주 본부장: ‘새로운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얼마 전 대규모 패치를 통해 기초적인 부분의 안정화를 이뤘다.
게임메카: 그라비티 페스티발을 전후해 많은 게임들이 오픈된다
권용주 본부장: 일단은 여름성수기 시장을 노린 것이다. 각각의 게임에 대해 자신이 있고 또 동종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무리는 없다고 본다. 그라비티는 한동안 사업적으로 어떠한 결과물들을 내놓지 않았다. 이제 결실을 보기 위해 실질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다.
그라비티 페스티발을 전후해 몇몇 게임을 동시에 오픈하는 것은 ‘그라비티’라는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그라비티가 세계적인 온라인게임 서비스사로서 더욱 성장하려면 브랜드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고 2007년 그라비티 페스티발 역시 그런 목표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라비티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페스티발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게임메카: 페스티발을 통해 그라비티라는 브랜드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미인가?
권용주 본부장: 그렇다. 그라비티는 현재 62개국에 ‘라그나로크’를 서비스하고 있다. 그라비티의 기본적인 전략은 아시아에서는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미국이나 유럽지역에서는 지사를 통해 글로벌 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NO.1 온라인게임회사가’ 되는 것이다. 또 그 거점은 당연히 한국이다.
‘라그나로크’로 전 세계에 그라비티의 브랜드를 알렸지만, 정작 한국 그리고 중국에서는 한번도 1등을 하지 못했다. (그라비티에 있어서) 2007년은 그라비티라는 브랜드를 한국시장에 재인식시키는 해이며 페스티발이 기점으로 이런 활동들이 이어질 것이다.
게임메카: 향후 2~3년 동안 그라비티는 어떤 사업에 초점을 맞추게 되나?
권용주 본부장: 그라비티표 게임들을 이미 확보된 배급망을 통해 세계에 공급할 것이다. 현재 만들어진 게임들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진 게임들에 그라비티라는 브랜드를 심어 한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 공급한다. 최근에 ‘한게임’에 개설된 ‘그라비티 존’도 이런 계획의 일환이다.
장기적으로는 사업모델 다각화를 구상하고 있다. 현재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힘들지만 그라비티의 IP를 이용한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게임메카: ‘라그나로크’를 활용한 다른 게임들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가?
권용주 본부장: 그런 방식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라고 이야기 하기는 힘들다. 1년 반에서 2년 정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결과물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페스티발을 전후해 발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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