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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플스토리2 접속 화면
많은 유저들이 기대한 메이플스토리2에는 다양한 흥미로운 오락거리가 가득합니다. MMORPG를 토대로 기획되었지만 부동산, 미니게임, 던전 제작 등 타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콘텐츠를 갖추었죠.
실제로, 최소한의 레벨 업이 끝나면 각자의 즐길거리를 찾아나서는 모습을 도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던전과 트로피에서 명예를 추구하는 유저는 물론이고, 스킨 제작에만 매달리거나 트라이아에서 종일 대화만 나누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 더 낫냐?'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어렵습니다. 즐거움을 찾는 기준은 각자가 다르니까요.
필자도 나만의 콘텐츠를 찾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메이플스토리2에 접속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제게는 써내야 하는 기사가 있다는 것입니다.
튜토리얼과 리스 항구를 거쳐 트라이아에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일사천리로 전직을 마치고 나니, 앞길에는 모험을 위한 광활한 메이플월드가 펼쳐졌습니다.
▲ 777 스타터 팩 장착 완료! 프리스트로 전직도 완료!
그러나 고민은 바로 닥쳤습니다.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 무엇을 먼저 해볼까?'라는 것이죠. 뒤늦게 시작한 탓에 이미 저만치 앞서나간 유저들과 콘텐츠를 함께 즐기기에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옷을 사보자
레벨업과 던전 공략을 일찌감치 포기한 필자는 커스터마이징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스킨은 레벨과 상관 없는 콘텐츠이니까요. 화려한 옷과 장신구로 치장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일체성이 없는 캐릭터의 패션을 보며 정돈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 반짝이 선글라스와 빨간 모자 아래로 땡땡이 속옷이라니? 이건 아니야!
하지만 이제 와서 스킨을 제작하기에는 시간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메럿 마켓'에서 옷을 사 입어보기로 했습니다.
'메럿 마켓'은 크게 프리미엄샵과 디자이너스샵으로 구분됩니다. 디자이너샵은 유저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 UGC(User Generated Contents)를 사고 파는 장터입니다. 유저의 수만큼 많은 아이템이 올라오며, 그만큼 복잡하지만 어딘가에 숨어있을 보물을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디자이너스샵
프리미엄샵에도 예쁜 옷들은 많죠. 우선 가장 눈에 띄었던 '럭셔리 교복'을 입어보았습니다. 의류 매장에서도 마네킹에 걸린 옷이 태가 좋듯, 역시 고민하기 싫을 땐 세트가 최고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 프리미엄샵에서 판매하는 옷을 입어보았다
이걸 구입하려면 '메럿'이 필요합니다. 몬스터 사냥으로 얻는 '메소'와는 다른 화폐죠. 메럿은 오직 '메럿 마켓'에서만 소비가 가능합니다. '럭셔리 교복'을 위시한 옷부터 무기 스킨, 제작 도구와 가구, 메이드, 감정표현, 부활, 채팅까지. 전투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메이플스토리2에서 분명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템은 보통 메럿 마켓에서 구입합니다.
메럿 구하기
'럭셔리 교복'을 시착해보니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그럼 아이템을 살 메럿을 구해야겠죠. 메럿을 구하는 첫 번째 방법은 스스로 만든 스킨을 디자이너샵에 판매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캐시샵'에서 '로터스 무전기'를 사는 방법이 있습니다. '로터스 무전기'의 가격은 5개에 1,000 넥슨 캐시, 150개에 30,000 넥슨 캐시입니다. 넥슨 캐시는 현금을 지불해서 충전하며 1원에 1 넥슨 캐시입니다. '럭셔리 교복' 3세트의 가격은 960메럿이니 9,600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는 셈입니다.
▲ 1,000원으로 100메럿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대로 기사를 마무리하기에는 어딘가 모자란 느낌입니다. 게다가 소개할 메이플스토리2의 콘텐츠도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 텅텅 빈 메럿 지갑
트로피란?
트로피는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아이템을 모으면 획득할 수 있습니다. 유저에게 만족감을 줄 뿐만 아니라, 메이플스토리2만의 온라인 콘텐츠인 '메이뷰'에서 순위를 집계하는 기준으로도 활용되죠.
▲ 메이뷰 개인 순위
가장 큰 장점은 레벨이 낮아도, 손재주가 없어도 모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령 나무를 1,000번 때려야 얻는 '나무가 부들부들' 트로피는 실력과 상관 없습니다. 이제 막 전직을 끝낸 어떤 유저에게도 딱 알맞는 콘텐츠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눈에 들어온 것은 '진정한 마라토너'라는 트로피입니다.
▲ 기상천외한 트로피들
해당 트로피를 획득하려면 10km를 탈 것 없이 뛰어야 합니다. 트로피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5.8km를 채운 상태였으니 전체 거리의 절반만 뛰면 되었습니다.
사실 이 트로피와 '내가 물개다', '내가 바로 거미인간' 등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자연스럽게 얻게 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의문이 듭니다. 10km면 메이플월드에서 어느정도 거리일까요? 현실에서 답을 찾자면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강남역까지의 거리가 10km입니다.
▲ 10km는 여의도공원에서 강남역까지 거리와 같다 (출처: 네이버 지도)
진정한 마라토너가 되어보자
궁금증도 생겼으니 더는 지체할 이유가 없죠. 이왕 하기로 한 거, '진정한 마라토너'라고 했으니 제자리 뜀뛰기가 아니라 정말 마라톤처럼 맵을 가로지르며 뛰어보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로 계획한 코스는 트라이아에서 헤네시스까지입니다. 헤네시스는 커닝시티와 더불어 유저들이 두 번째로 도달하게 되는 두 도시 중 하나인데요. 거리도 꽤 멀어보이고, 충분히 10km를 채울 것 같았습니다.
▲ 이 정도면 5km는 채우지 않을까?
하지만 이 코스는 금방 한계에 다다르고 말았습니다. 남은 거리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헤네시스에 도착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제 목표는 트로피 획득이기 때문에 당연히 여기서 멈출 수 없었습니다. 다음으로는 헤네시스에서 트라이아까지 돌아가는 코스를 짰습니다.
첫 번째 코스가 예상 외로 너무 짧았기에 커닝시티 대공사장과 요정 나무 호수를 지나가는 우회로를 만들었죠. 에둘러 돌아가는 만큼 거리도 두 배가 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이번에도 비슷한 거리만 채운 채 트라이아에 왔습니다.
▲ 푸른 초목의 양떼를 지나…
▲ 몬스터를 사냥하는 한 무리의 파티도 만나고
▲ 해변에서 한가롭게 쉬는 주민 옆을 뛰면서, 정말 마라톤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에도 레볼빅 댐을 반환점으로 한 번 더 뛰어본 뒤 메이플월드의 각 지역은 정말 가깝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월드맵으로 보면 멀어보이지만, 메이플스토리2는 유저들을 뜀박질의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 간 이동 거리는 정말 짧습니다. 맵 이동 포탈 바로 옆에 다음 맵 포탈이 있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 점이 한두 번 안에 5km를 채우지 못한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바로 맵 하나의 지름은 얼마나 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대상은 트라이아로 했고, 성벽 위까지 오르며 최대한 가장자리만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 트라이아의 서쪽 끝을 출발지점으로 하여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상당히 아슬아슬한 마라톤이 되었습니다. 가장자리를 고수하느라 낭떠러지를 옆에 두어, 조금만 삐끗하면 바로 묘비를 보게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트라이아는 메이플스토리2의 맵 중에서도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합니다. 성벽 따위의 건축물이 공간을 메워 작은 느낌을 주지만 실제로 가장자리만을 뛰어보니 얼마나 넓은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깨달음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마라토너' 트로피를 획득하는 데엔 실패했습니다. 무려 네 번의 마라톤이 5km를 채우지 못한 것입니다. 이제 남은 코스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커닝시티이지요.
▲ 혹시 벽 뒤에 아무것도 없으면 어떡하지?
커닝시티는 지금까지의 코스보다는 확실히 길었습니다. 석유가 넘치는 사막과 어두침침한 빈민가를 지나며 트로피 달성치는 점점 차올랐습니다. 마침내 커닝시티에 도착했을 때는 1km 남짓한 거리를 남겨 둔 상황이었죠. 다시 트라이아로 돌아가면서, 과거 초등학생 때 부모님 손을 잡고 3km 마라톤을 뛰면서 받았던 감동과 뿌듯함이 다시금 저 밑에서 올라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초등학생 때 했던 마라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나를 해치려고 안달이 난 몬스터들이 도처에 있다는 것이다
퀸즈 타운에서 딱 트로피를 달성하는 쾌감을 이루고 싶었기에 5m를 목전에 두고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만행을 저질렀지만, 결국 '진정한 마라토너' 트로피를 따내고야 말았습니다. 탈 것을 탔음에도 진정이라는 단어까지 붙여주며 치켜세워주는 메이플스토리2의 마음씨에도 속으로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5km는 트라이아에서 헤네시스, 다시 헤네시스에서 트라이아로, 트라이아를 한 바퀴 돌고, 트라이아에서 커닝시티, 커닝시티에서 트라이아까지의 거리와 같습니다. 즉 10km는 이 거리의 두 배입니다. 여의도공원에서 강남까지의 길이는 아니겠지만, 충분히 멀게 느껴지네요.
전투가 없어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었다고는 하나,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는 교훈을 얻어가게 되었습니다. 또한 앞으로 '트로피 획득은 플레이하면서 자연스럽게 따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약 5km
마지막으로 '진정한 마라토너'가 되기 위한 여정을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20분 가까이 되는 시간 때문에 10배 빠르게 편집하였습니다. 혹시 있을 점검이 오면 가벼운 마음으로 영상을 보며 서버 오픈을 기다려보세요!
▲ 진정한 마라토너가 되기 위한 달음박질
▲ 언젠가 게임 속에서 봐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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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탄한 듯 평탄치 않은 길을 지나 여기까지 왔습니다.
와우, 세컨드 라이프, 그 밖에 롤플레잉 가능한 게임들을 좋아합니다.
느긋한 인생도 좋아합니다.ljh2323@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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