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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판타지14, 과도한 과금 유도는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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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뜨거]는 지난주 가장 뜨거웠던 게임계 이슈를 누구나 알기 쉽고 자세하게 풀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파이널 판타지’, 뭇 게이머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일본 게임계 금자탑이죠. 스퀘어에닉스 간판 MMORPG ‘파이널 판타지 14(이하 파판 14)’가 아이덴티티모바일을 통해 지난 14일(금) 국내 론칭했습니다. 연휴를 끼고 바쁜 3일을 보낸 ‘파판 14’는 17일 현재, 게임트릭스 집계 PC방 이용순위 8위, 네이버 PC게임 일간검색어 2위에 올랐는데요. 과연 명성에 어울리는 순조로운 출발입니다.

그러나 ‘파판 14’의 운명을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는데요. 오는 8월 중에 월 19,800원 유료서비스로 전환되기 때문입니다. 과연 ‘파판 14’가 유료화 진입 후에도 지금과 같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근래 보기 드문 정액제 도입에 국내 여러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주요 쟁점은 첫째, 왜 정액제인가? 둘째, 월 19,800원이 적정한 가격인가 하는 것입니다.


▲ '파판 14' 정액제 선택은 왜?... 가격은 적정?

‘파판 14’는 왜 정액제인가?

왜 정액제인가? 가장 본질적인 질문은 이겁니다. ‘파판 14’는 이미 일본을 비롯해 유럽 각국에서 정액제로 서비스 중입니다. 따라서 국내 서비스도 이에 발맞춰가는 것이 일견 타당해 보이죠. 그러나 아이텐티티모바일에서 운영하는 국내 서버는 글로벌 서버와 분리된 독립 서버이므로 필요하다면 과금정책를 달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과금정책을 현지화한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과거 네오위즈게임즈가 ‘에이지 오브 코난’을 들여올 때 북미와 달리 부분유료화를 택했었습니다. 또한, 엔씨소프트 정액제 게임 ‘블레이드앤소울’도 해외에선 부분유료화로 서비스 중이죠. 요는 과금정책은 절대불변의 요소가 아니란 겁니다.


▲ 해외는 정액제, 국내는 부분유료화를 선택한 '에이지 오브 코난' (사진출처: 펀컴)


▲ '블레이드앤소울' 해외 요금제는 모두 부분유료화 (사진출처: 엔씨소프트)

국내 게임계에서 정액제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유료서비스 중인 게임은 극히 드문데요.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정액제와 부분유료화를 병행 중인 ‘뮤 온라인’, ‘R2’, ‘라그하임’ 정도가 남았습니다. 이 중 ‘블레이드앤소울’을 제외하면 모두 2010년 이전에 출시된 소위 ‘노장’들입니다.

이처럼 정액제의 입지가 좁아진 것은 ‘플레이 자체는 무료’인 게임에 유저들이 익숙해진 탓인데요. 국내의 경우 ‘리그 오브 레전드’, ‘서든어택’, ‘피파 온라인 3’ 등 양질의 부분유료화 게임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간 무료로 게임을 즐겨온 사람에게 플레이 자체에 돈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납득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유저를 끌어모아야 하는 업체 입장에서 정액제는 그 자체로 의도치 않은 진입장벽이 됩니다. 부분유료화처럼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매달 안정적인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정액제를 업체 스스로 고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유저 유입 자체가 너무 적다 보니 순수 정액제만으로는 기존 매출 규모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 오늘날 시장에서 버티고 있는 정액제 게임은 몇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덴티티모바일은 국내 ‘파판 14’ 정액제 서비스를 단행합니다. 이것은 자신감의 발로일까요,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 걸까요?  ‘파판 14’ 국내 서비스를 진두지휘하는 아이덴티티 배성곤 부사장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국내에서 온라인게임 부분유료화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돈을 많이 쓴 사람이 앞설 수밖에 없는 구조에 염증을 느낀 사람도 많다. 또한, 과도한 과금 유도로 결제에 대한 유저들의 피로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따라서 ‘파판 14’는 유저들이 결제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콘텐츠 자체의 재미를 제공할 수 있기를 원했다. 또한, 과금 유도로 인해 본연의 게임 밸런스가 훼손되는 것 방지하고 원작의 독창성을 지키기 위한 이유도 있다”

즉, 플레이 자체는 무료지만 온갖 유료 부가상품에 의해 밸런스가 파괴되는 부분유료화의 폐단을 막고 ‘파판 14’ 본연의 재미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인데요. 과거에는 정액제만으로 국내에서 성공한 온라인게임이 많았던 만큼 게임성만 받쳐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과연 배성곤 부사장이 옳았는지는 다음달쯤에 알 수 있겠죠.


▲ 아이덴티티 배성곤 부사장, 그가 말하는 정액제의 이상이 유저들에게 닿을까요?

30일 이용료 19,800원, 적정한가?

아이덴티티모바일의 노림수처럼 정액제에 대한 수요는 분명 존재합니다. 부분유료화로 자잘하게 추가 과금을 반복하느니 한번 정액 넣어놓고 모든 콘텐츠를 마음껏 즐기겠단 거죠. 그렇다면 다음 쟁점은 과연 30일 이용료 19,800원이 적정한가? 하는 것인데요. 아무래도 오랜만에 등장하는 정액제 게임이다보니 가격 논란도 자연히 따라붙기 마련입니다.

현재 아이덴티티모바일이 발표한 ‘파판 14’ 국내 과금정책은 정액제 30일 19,800원, 90일 47,500원과 정량제 5시간 3,300원, 30시간 13,200원입니다. 이것이 ‘파판 14’ 글로벌 서버 요금에 비해 높은 걸까요, 낮은 걸까요? 그리고 기존 국내 서비스 중인 정액제 게임들과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 지난 12일 공개된 '파판 14' 국내 요금제, 적정할까요?

우선 ‘파판 14’ 글로벌 서버 요금을 확인해보죠. 스탠다드 요금을 기준으로 30일간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14.99달러(한화 약 17,700원)가 듭니다. 이것만 보면 국내보다 2,100원 가량 저렴한데요. 다만 해외는 ‘파판 14’를 즐기기 위해 최초에 패키지를 구매해야 합니다. 글로벌판 ‘파판 14’ 오리지널 패키지 가격이 현재 19.99달러(한화 약 23,600원)인데 국내 서버는 무료죠. 즉, 23,600원을 면제받는 대신 다달이 2,100원씩 더 내는 셈인데요. 계산해보면 과금이 11개월을 넘어갈 때부터 국내 유저들이 손해를 봅니다.

여기에 확장팩까지 고려하면 계산이 조금 더 복잡해집니다. 스퀘어에닉스는 지난 6월, ‘파판 14’ 첫 확장팩 ‘창천의 이슈가르드’를 내놓았는데요. 신규 종족 및 직업은 물론 장대한 ‘이슈가르드’ 지역과 온갖 레이드들이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글로벌 서버의 경우 신규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39.99달러(한화 약 47,200원)짜리 확장팩 패키지를 따로 구입해야 하는데요. 국내 서버에는 장차 ‘창천의 이슈가르드’가 무료 적용될 예정입니다. 국내 유저가 여기서 얻는 이점을 모두 잃고 손해를 보기까지는 22개월 정도가 걸리죠.


▲ 47,200원이나 하는 확장팩이 국내는 무료입니다 (사진출처: 스퀘어에닉스)

종합하면 ‘파판 14’ 오리지널 및 확장팩 패키지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국내 서버가 글로버 서버에 비해 대략 33개월 가량 유리하며, 그 후로는 다달이 2,100원씩 손해를 보는 구조인데요. 만약 앞으로 33개월 안에 다음 확장팩이 출시된다면 국내 유저들은 또다시 이득을 보게 됩니다. 참고로 ‘파판 14’ 오리지널부터 ‘창천의 이슈가르드’가 출시되기까지 2년이 채 안 걸렸습니다.

비록 글로벌 서버의 처음 14일 무료기간과 해외 결제 시 환전수수료 등 몇몇 변수를 제외하긴 했지만, 확실히 ‘파판 14’ 국내 요금은 글로벌 서버과 비교해 온당합니다. 그렇다면 앞서 국내 시장에 터를 잡은 정액제 게임들과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국내 정액제 게임의 대표주자인 엔씨소프트 MMORPG 4종과 외산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지금은 부분유료화로 돌아선 ‘테라’ 요금제를 살펴봤습니다.

우선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견인하는 ‘리니지’ 1, 2편 형제는 나란히 월 29,700원을 받습니다. 여기에 비교적 신작 ‘블레이드앤소울’은 살짝 낮은 월 23,000원이고요. ‘아이온’은 ‘파판 14’와 동일한 월 19,800원입니다. 같은 외산게임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한때 정액제 게임이었던 ‘테라’도 월 19,800원으로 균일합니다. 정량제의 경우 상품에 따라 시간당 요금이 전부 달라 첨부하진 않았습니다만, 대부분 시간당 550원 전후이며 ‘파판 14’는 저렴한 축이 들었습니다.


▲ '파판 14' 요금은 정액제를 채택한 경쟁작들과 비슷하거나 저렴한 편

주사위는 던져졌다, 남다른 행보의 끝은 과연…

모든 유저를 만족시킬만한 과금정책의 ‘정답’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만 앞서 살펴봤듯 ‘파판 14’ 국내 요금은 글로벌 서버에 비해서도, 경쟁작들에 비해서도 적정해 보이는데요. 과연 부분유료화가 득세하는 국내 게임계에서 과감히 정액제를 선택한 남다른 행보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요?

최근 정액제에 대한 가타부타 덕분에 ‘파판 14’의 이름이 수많은 유저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슈몰이가 반드시 직접적인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작년부터 ‘검은사막’과 ‘메이플스토리 2’ 등 대작 MMORPG들이 여럿 출시됐지만, 하나같이 부분유효화의 길을 택했습니다. 되려 정액제로 서비스되던 ‘테라’, ‘아키에이지’ 등이 부분유효화 전환을 통해 재기를 노리는 실정이죠.

만약 ‘파판 14’가 국내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다면 부분유료화에 지친 업체와 유저 모두에게 새로운 활로를 제시해줄 수 있을 겁니다. 너도나도 정액제를 꺼려하는 이 시점에서 홀로 ‘청개구리’를 자처한 ‘파판 14’, 과연 정액제가 옳은 선택이었을지, 아니면 시대착오적 오류였을지. 결국 선택은 유저 여러분 몫입니다.


▲ 이 답이 정답일지 오답일지는 유저 여러분에게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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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비디오
장르
MMORPG
제작사
스퀘어에닉스
게임소개
'파이널 판타지 14'는 11편에 이어 온라인으로 개발되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에오르제아를 배경으로 삼은 '파이널 판타지 14'는 화려한 그래픽, 패드에 최적화된 UI 등을 특징으로 내세...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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