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제 시뮬레이션 RPG’라고 하면 떠 오르는 게임이 있는가? 올드 게이머라면 ‘파랜드 택틱스 시리즈’, ‘샤이닝 포스 시리즈’, ‘오우거 택틱스 시리즈’, ‘창세기전 시리즈’ 등 많은 명작게임들이 가슴 속에서 아련한 감동과 함께 떠 오를 것이다. 턴제 시뮬레이션 RPG는 8, 90년 대 당시엔 RPG의 대표적인 장르였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현재에는 PC패키지 게임은 물론, 비디오 게임에서 조차 턴제 시뮬레이션 RPG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아 ‘추억 속의 게임’ 정도로 치부되고 있다.
여기 턴제 시뮬레이션 RPG 팬이라면 기대를 걸어볼 만한 게임이 등장했다. 지난 20일부터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시작한 온라인 시뮬레이션 RPG ‘네버엔딩 사가’가 바로 그 게임이다.
‘네버엔딩 사가’는 온라인 플랫폼의 특징과 시뮬레이션 RPG의 특징, 둘 모두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게임은 크게 두 가지 모드로 나눠진다. 자신의 파티원으로 다른 플레이어와 결투를 벌일 수 있는 ‘대전모드’와 패키지 게임의 재미를 맛 볼 수 있는 ‘사가모드’다. 대전모드에선 그 동안 턴제 시뮬레이션 RPG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여러 보완장치를 마련했다. 사가모드는 그야말로 패키지 게임을 온라인 상에서 즐기는 것이다.
‘네버엔딩 사가’ 개발진 대부분이 턴제 시뮬레이션 RPG 광팬이라고 자처하는 만큼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 지금부터 패키지 게임의 향수를 맛 볼 수 있는 ‘네버엔딩 사가’ 속으로 들어가보자.
▲ 네버엔딩 사가 플레이 동영상 ※ 플레이버튼을 누르시면 동영상이 재생됩니다 |
■ 패키지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사가모드’
‘네버엔딩 사가’의 특징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사가모드에선 우리가 과거 패키지 게임에서 즐겼던 것처럼 스토리가 가미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큰 줄기를 이루는 메인 스토리와 미션이 존재하고 이를 수행해 나가면서 게임의 세계관, 감춰진 비밀 등을 알아가게 된다. 그야말로 패키지 게임처럼 말이다.
여기에 온라인의 특징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사가모드를 즐길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어떤 미션이 주어졌을 때, 다른 플레이어와 협동해 미션을 클리어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게이머에게 ‘마물들에게 공격 당하는 마을을 지켜라’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치자. 마물들의 수가 많아 게이머 혼자서는 도저히 무리다. 이 경우 다른 플레이어와 협동해서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마치 WOW의 파티 퀘스트처럼 말이다.
또 ‘네버엔딩 사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앞으로 새로운 미션과 스토리 등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에선 이 사가모드를 즐길 수는 없지만, 오픈베타테스트에선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 시뮬레이션 RPG는 지겹다?
턴제로 플레이어끼리 대전을 즐길 때, 플레이어는 쉽게 지루함을 느낀다. 상대편 플레이어가 행동할 차례에는 무작정 기다리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 역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멀티플레이가 대중화되지 못했다.
‘네버엔딩 사가’의 개발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보완장치를 마련했다. 먼저 시간에 따라 늘어나는 행동 포인트다. 행동 포인트란 파티원으로 어떤 행동(공격, 이동, 마법사용 등)을 할 수 있는 횟수를 말한다. ‘네버엔딩 사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행동 포인트가 계속해서 늘어난다. 즉, 게임이 진행되면 될수록 자신과 상대 모두 더 많은 행동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승패 여부가 일반적인 턴제 시뮬레이션 RPG보다 훨씬 빨리 결정된다.
두 번째는 승리조건이다. ‘네버엔딩 사가’ 대전모드의 승리조건은 ‘누가 먼저 상대의 파티원 5명(물론 옵션에 따라 늘릴 수 있다)을 잡는가’다. 승리조건이 상대편 전멸이 아니기 때문에 전략만 잘 새운다면 5분도 안되는 단 시간 내에 게임을 끝낼 수 있다.
세 번째는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제한 시간’. 게이머는 게임 시작 전에 설정해 놓은 제한 시간 내에 자신의 차례를 마쳐야 한다. 제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상대의 차례가 된다.
■ 클래스 특성에 따른 전략적 재미
현재 공개된 직업은 워리어, 프리스트, 시프, 아처, 메이지 5개인데, 각 직업은 서로 상성을 관계에 놓여있다. 예를 들어 워리어의 경우 물리 방어력은 강하지만 마법 방어력은 약해, 마법을 사용하는 메이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인다. 반면 시프는 높은 마법 방어력과 공격력을 가지고 있어 메이지에게 강하다. 하지만 물리 공격력과 방어력이 높은 워리어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인다.
즉, ‘네버엔딩 사가’의 각 직업은 서로 가위-바위-보 관계에 있다. 때문에 전략적으로 활용해야만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
턴제 시뮬레이션 RPG에 새 바람을 일으켜 주기를
기사를 쓰면서 정말 오랜만에 시뮬레이션 RPG를 즐겨봤다. 처음 온라인화 된 시뮬레이션 RPG라고 하길래 ‘지루하지 않을까?’라는 걱정부터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네버엔딩 사가’를 직접 플레이 해보고 나니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었다. 현재는 비인기 장르이기 때문에 국내에선 시도되지 않았던 장르의 게임. 부디 ‘네버엔딩 사가’가 다양한 장르의 온라인 게임이 개발될 수 있는 순풍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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