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몇 장의 스크린샷과 국내 심의 통과 소식만으로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 게임이 있다. 사이버프론트 코리아에서 정식 발매될 THQ의 액션 어드벤처 ‘코난’이 바로 그 작품이다. 제목만 본다면 TV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이나 ‘명탐정 코난’관련 게임 정도로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코난은 그런 아동용 애니메이션과는 거리가 멀다.
피가 튀고 살점이 날아다니는 몇 안 되는 완전 성인용 잔혹 액션게임인 것이다. FPS 게임들의 러쉬에 의해 대작 3인칭 액션 게임들이 부족한 요즘, 코난은 이미 많은 액션게임 팬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작품이다. 본 기사는 개발 중인 버전을 직접 플레이한 뒤 작성된 체험기이다.
▲ 큰 스케일의 정통 액션게임 |
▲ 야만족 전사의 힘과 박력이 전해져온다 |
야만족 전사 코난의 모험기
‘코난’은 로버트 E. 하워드의 원작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하이보리아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장대한 야만족 영웅의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아마도 야만족이 등장하는 ‘코난’이란 작품에 대해서는 뭔가 익숙하게 느껴지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코난 더 바바리안’이라고 하면 판타지 영화 팬들 중에서는 꽤나 유명한 작품이다. 1981년에 다름 아닌 유명 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주연을 맡아 소설이 영화화되었는데 국내에도 수입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또한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데뷔작이자 출세작이기도 하다.
▲ 소설의 설정을 따르고 있지만 오리지널 요소도 존재 |
▲ 소설에서도 등장했던 거대 원숭이 |
영화도 그랬지만 게임 코난 역시 과격한 폭력 표현이 가장 눈에 띈다. 적에게 칼을 휘두를 때마다 튀어 오르는 대량의 피를 볼 수 있으며, 심지어 무기로 적을 두 동강 내면 내장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 그대로 보이기도 한다. 무기를 사용한 기술은 100종류 이상의 매우 다양한 액션 패턴이 준비되어 있어, 조금만 연습한다면 다양한 모습으로 피와 내장을 쏟으며 박살나는 적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끔찍한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묘사가 생생하며 강도도 높다. 성인일지라도 임산부나 심장이 약한 노약자들은 플레이를 삼가길 권하고 싶다.
▲ 폭력 묘사의 한계에 도전하는 듯하다 |
▲ 성인용 등급인 만큼 선정적인 장면도 존재 |
스토리 “밤하늘의 별들 밑으로 푸른 망토처럼 펼쳐진 대지를 가로질러 찬란한 왕국들이 군림했던, 그 누구도 꿈에서조차 본적이 없었던 시대...” 야만의 땅 하이보리아. 이곳에서는 강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자신의 힘과 지혜로 모든 것을 헤쳐 나가는 야만족 전사 코난은 바로 이 땅에 살고 있었다. 모험과 황금에 대한 코난의 욕구는 그를 서쪽 바다 먼 곳의 섬 발모리아로 이끌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그가 찾아낸 것은 보물이 아니라 어둠의 마법사 그라벤이었다. 그라벤은 권력욕을 위해 하이보리아를 손에 넣으려 하다가 자신의 탐욕에 의해 파멸한 자였다. 그의 무기는 인간의 영혼을 훔치는 병, 흑사병이었다. 그라벤의 흑마법은 너무나 강대하여 자연의 법칙까지도 지배할 정도였다. 그런 그라벤을 막고자 하는 이가 있었다. 바로 그라벤에 의해 고향을 파괴당한 여전사 아칸나였다. 아칸나는 복수만을 간절히 바랬지만, 그녀에게는 그라벤을 막을만한 힘이 없었다. 그것이 가능한 자는 오직 코난뿐이었다. 그들은 싸울 것이다. 미래를 위하여. 그들은 싸울 것이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
화려하면서도 파괴력이 있는 액션
‘코난’의 최고 강점은 역시 깊이 있고 시원스러운 액션 시스템이다. 맨손격투, 한손검, 한손 검+방패, 이도류, 양손검 등의 다양한 자세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자세들은 모두 기본적인 공격동작이나 성능은 물론 스킬트리까지 모두 다르다. 자세는 간단하게 마음에 드는 무기를 잡는 것으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게 되어 있다. 또 캐릭터의 성장 요소까지 꽤 풍부하게 준비되어 있다. 첫 번째 스테이지에서는 모든 액션을 보유하고 있지만 클리어하면 스토리상 기술들을 모두 잃어버리게 되는데, 이후부터는 적들로부터 경험치를 모아서 조금씩 기술들을 추가시켜야 한다.
▲ 경험치를 모아 다양한 기술들을 습득한다 |
▲ 100종류 이상의 기술과 연속기들이 존재 |
실시간 물리효과가 적용되어 있어 리얼하고 자유도 높은 액션이 가능한 것도 특징. ‘코난’에서는 적들의 무기를 빼앗거나 죽어 떨어뜨린 무기를 집어서 자신의 주무기로 직접 사용할 수가 있다. 창, 도끼, 짧은 검 및 곡도 등 다양한 무기들이 존재해 자신의 취향에 맞게 들고 다니면 된다. 또한 배경의 가시나 낭떠러지 등에 적들을 던지거나 밀쳐서 직접 데미지를 줄 수도 있고 길에 놓여 있는 바위나 상자를 적에게 던져 데미지를 주는 등 배경에도 폭넓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 적에게 불을 붙여서 대미지를 준다 |
▲ 건물을 불태워서 파괴하는 것도 가능 |
야만의 시대를 느끼게 해주는 그래픽과 사운드
‘코난’의 그래픽은 차세대기의 성능을 적극 활용해 플레이어를 거칠고 드넓은 하이보리아의 세계로 인도한다. 특히 섬세하게 묘사된 스케일 큰 배경들은 플레이하는 내내 보는 이를 감탄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해변의 정글, 늪지대, 지하 동굴, 고지의 절벽이나 고대 유적 등 각 스테이지마다 뚜렷한 개성을 보여줘 장대한 모험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 다채로운 배경에서 전투가 벌어진다 |
▲ 배 위에서 전개되는 거대 오징어와의 사투 |
‘코난’의 사운드트랙에는 SCEA의 ‘갓오브워’에서 훌륭한 음악을 들려준 뮤지션 마이클 리건이 참여하여 웅장하면서도 와일드한 코난의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다. 마이클 리건은 그래미나 AIAS 등의 다양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게임 외에도 영화 블랙 호크 다운과 페이스 오프, 위 워 솔져스 등의 작품에도 참여했던 실력파다.
강렬한 액션과 쉬운 퍼즐의 조화
게임은 전형적인 액션 어드벤처 게임의 구성을 따르고 있다. 하나의 스테이지에서는 다채로운 배경에서 수많은 적들이 주인공 코난을 쓰러뜨리기 위해 달려들고, 때로는 배경 안의 장치를 이용해서 숨겨진 길을 찾아야 할 때도 있다. 이런 퍼즐 요소는 매우 쉽게 구성된 편이라 거의 헤매지 않고 힌트를 찾아내 돌파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하지만 비밀 장소에 경험치나 그 밖의 보너스 등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장소들은 약간 찾기 힘들지도 모른다. 흥미롭게도(?) 코난이 가는 길에는 수많은 처녀들이 인질이 되어 묶여 있는데, 이 처녀들을 구해주면 코난에게 섹시한 자태를 보여준 뒤 경험치나 보너스 요소 등의 보답을 해주기도 한다.
▲ 간단한 퍼즐 요소가 존재. 장치를 작동시켜 문을 열어라! |
▲ 숨겨진 장소를 찾아내면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 |
알맞은 버튼을 눌러 화려한 액션을 작렬시켜라!
이 게임에서는 적의 공격을 받아내 그대로 반격하는 반격 시스템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적의 공격에 맞춰 타이밍 좋게 방어 버튼을 누르면 적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내 빈틈을 만든다. 이때 PS3판을 예를 들자면 O, X, 세모, 네모 중에서 특정 버튼이 캐릭터 위에 그래픽으로 표시되고, 알맞은 버튼을 누르는 데 성공하면 화려한 모션으로 표현되는 반격 기술이 발동된다. 이렇게 사용하기는 약간 어렵지만, 적을 띄워서 몸통을 두 동강 낸다던가, 공중으로 던진 칼에 적을 던져 꽂은 후 칼을 빼며 피와 내장을 쏟게 만든다던가, 뒤로 돌아가 목을 베어 떨어뜨리는 등 박력 넘치고 끔찍한 동작으로 만들어져 묘한 도전욕구를 자극한다. 이 반격 기술도 각 자세별로 다르게 준비돼 있어 다양한 패턴으로 구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 적의 공격을 튕겨내고 반격! |
▲ 반격기술은 과격하고 화려한 액션으로 이루어진다 |
버튼을 눌러 액션을 성공시키는 상황액션은 반격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배경의 문을 연다던가 쇠사슬을 당기고 절벽을 기어오르는 등 퍼즐 요소에서도 사용되며, 중간보스급의 강한 적에게도 때때로 이 액션이 가능한 순간이 있는데 이것을 성공시킬 경우 역시 화려한 동작과 함께 한 방에 적을 쓰러뜨릴 수가 있다. 특히 보스전에서는 상황액션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보스의 체력을 어느 정도 깎은 뒤에는 거의 대부분 상황액션이 발동된다. 성공하면 최고로 화려한 액션과 함께 보스를 쓰러뜨릴 수 있지만 실패하는 경우 보스의 체력이 회복되고 거의 처음부터 다시 싸워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 거대 보스전은 이 게임의 백미 |
▲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상황 액션을 성공시키면 전세 역전이 가능하다 |
▲ 상황 액션은 퍼즐을 풀 때도 사용된다 |
▲ 적들은 장치를 움직일 때도 구경만 하고 있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적절하게 조정된 게임 밸런스
코난에는 처음부터 3가지의 난이도가 준비되어 있어 액션 초보자라도 안심하고 시작할 수 있다. 특히 게임 전체의 난이도 설정이 잘 돼 있는 편이다. 게임의 첫 부분에는 적들이 거의 답답할 정도로 못 싸우지만 게임에 익숙해지는 중반부터는 방어에도 능숙해지고 공격도 격해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난이도의 상승곡선이 플레이어의 실력 상승에 따라 꽤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느낌이다. 적들의 AI는 1대 다수의 전투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코난을 포위하는 진형을 짜려 하며, 지나치게 민감해서 짜증을 불러일으킬 정도가 아니라 적당한 수준에서 공격의 돌파구를 마련해주는 등 쾌적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 적들의 AI는 제법 자연스러운 전투를 연출한다 |
▲ 난이도 조절은 잘 돼 있는 편 |
화끈하고 통쾌한 성인 엔터테인먼트의 진수
어떤 게임보다도 ‘완전 성인용’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코난은 나름대로 거친 게임들을 많이 접해보았다 생각하는 필자의 눈에도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과격한 장면들을 연속해서 보여주었다. 이런 야만적이고도 거침없는 표현으로 인해 일본이나 유럽의 몇몇 국가들에서는 신체 절단이나 출혈, 내장 묘사 등이 삭제된 체 발매될 예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앞에서 얘기한대로 일체의 삭제 없이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발매될 것이라고 한다. 10월 PS3, Xbox 360용으로 각각 발매 예정으로 아직 발매되기에는 시간이 남아 있지만 FPS에 질린 액션게임 팬들은 반드시 즐겨봐야 할 작품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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