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레이맨 엽기토끼2’를 처음 플레이해보고 느낀 점은 ‘이거 물건이다.’라는 점이었다. 또한 게임큐브로 즐기던 ‘마리오파티’ 시리즈를 능가할 만한 접대용 게임이 나왔다는 것을 느꼈다. 닌텐도 Wii만이 가능한 다채로운 조작법을 응용해서 펼치는 50여 가지의 다채롭고 흥미로운 미니게임들은 필자를 즐겁게 했다. 깔끔한 한글화는 게임 시작전에 플레이어가 어떤 종류의 조작과 플레이를 해야하는지 확실히 인지시켜주었다.
필자는 원래 리뷰에서 이런 말 잘 하지 않지만 Wii를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혹 구입할 예정이 있으신 분이라면 반드시 구입하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인지도는 ‘위 스포츠’에 밀리는 듯 싶으나 그 접대성이나 폭발적인 팔운동은 ‘레이맨 엽기토끼2’가 한수 위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만큼 필자가 확실히 인정하고 추천할만한 완소 타이틀이다.
재미난 내용의 오프닝 화면(실사에 합성이 어우러져 있다)이 지나면 메인메뉴가 나온다. ‘여행설정’과 ‘여행하기’, ‘광장’, ‘프리플레이 모드’가 있으며 ‘여행하기’로 들어가면 혼자 플레이 할 수도 있고 최대 4인까지 함께할 수도 있다. 프리플레이 모드는 한번 이상 한 미니게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모드이다. 광장 모드로 빠져나가면 스탭롤을 볼 수 있는 ‘제작진’ 메뉴와 게임플레이에 따라 획득한 노래를 다시 들어볼 수 있는 ‘음악실’ 메뉴, 자신의 캐릭터를 변신시킬 수 있는 ‘캐릭터 변신’ 모드, 건슈팅게임 5개를 지원하는 ‘슈팅게임’ 모드가 있다.
▲ 처음 할 때 오프닝 화면을 넘기지 말고 끝까지 한번 보자.
▲ 이제 시작이다.
▲ 음악실 메뉴를 선택하면 귀여운 캐릭터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걸 볼 수 있다.
▲ 특정한 게임을 클리어하면 캐릭터의 의상이 언락되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여행하기’ 메뉴를 선택해서 들어가면 이제 본격적인 미니게임의 향연이 플레이어를 기다리고 있다. 처음에는 미국, 남미, 아시아, 유럽 을 여행할 수 있고 4군데를 모두 돌아오면 트로피컬 지역을 여행할 수 있다. 각 여행지마다 마음에 드는 미니게임을 골라서 자신의 입맛대로 편집하여 이름을 붙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지역과 난이도(이지, 노멀)마다 다양한 미니게임들이 준비되어 있다. 눈처크가 필요한 게임도 있고 필요하지 않은 게임도 있으나 다인 플레이를 할 것이라면 사람 수만큼 눈처크를 구비할 것을 추천한다. 여럿이 했을 때 각별히 재밌는 게임은 팔이 떨어져나갈듯이 양손을 흔들어 대는 게임위주이기에 눈처크 추가구입은 필수라고 보면 된다.
▲ 어디를 가던지 다 재밌다
미니게임들은 대체적으로 위 리모컨의 기능을 십분 발휘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휘두르고 돌리고 하기 때문에 주위 사물이나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면서 플레이 하자. 필자도 ‘인디애나 래빗(무조건 달리기)’ 게임하다가 리모컨으로 다리를 강하게 내리친 적이 있다. 미니게임들은 또 강력한 개그 센스로 무장하고 있다. 영화를 패러디 한다던지(스파이더맨, 인디애나 존스, 황야의 무법자 등) 우스꽝스러운 캐릭터와 행동으로 게임에서 진다고해도 화가 날 것 같지는 않다. 또한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방식으로 플레이 하면 되는지를 친절히 알려주므로 아무 걱정할 것이 없다.
빨래하기, 로데오, 카트타고 다운힐, 변기 뚫기, 통닭 구이, 영화관에서 전화받기, 상사 몰래 농땡이 피우기, 황야의 라빗, 락밴드 공연 등 포복절도 할 내용의 게임들이 가득하다. 혼자서 해도 재밌지만 여럿이 하면 정말 재미있다.
재미있는 미니게임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영화관에서 전화받기’, ‘상사 몰래 농땡이 피우기’ ‘락밴드 공연’ 등이 있다. 여기에 소개 안된 게임도 엄청나게 많지만 절대 그 게임들이 재미가 없어서 소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영화관에서 전화받기’는 영화관에 불이 꺼지면 위 리모컨을 위로 세운다. 그러면 조작하는 캐릭터가 열심히 전화를 받으며 떠든다. 위 리모컨에 달린 스피커에서도 계속해서 전화 소리(?) 비슷한 사운드가 흘러나온다. 계속 떠들다보면 극장직원이 와서 벌컥 문을 열고 불을 켜는데 발각되기 전에 얼른 위 리모컨을 눕혀야 한다. 눕히지 않으면 공중에서 무거운 쇳덩이가 떨어져 포인트를 깎아먹게 된다. 글로만 보면 별 거 아닌 것 처럼 여겨질 수 있으나 은근 그 긴장감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조작도 어렵지 않고 빨리 리모컨을 눕히고 세우기만 하면 되니까 여러 명이 함께 플레이하기에도 좋다.
▲ 필자는 메탈기어솔리드의 긴장감을 여기서 느꼈다.
상사 몰래 농땡이 피우기는 상사가 나가면 위 리모컨을 흔들어 농땡이를 친다. 의자위에 서기도 하고 방방 뛰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면서 장난을 치게 되는데 상사가 등장하기 전엔 얼른 업무복귀를 해야한다. 상사가 등장하기 전에는 문이 부들부들 떨린다던지 창가에 창문닦이 기구가 보인다던지 자판기 뚜껑이 열리려 한다던지 하는 신호가 오므로 재빨리 위 리모컨을 정지해야한다. 마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기분으로 상사가 나가면 다시 재빨리 위 리모컨을 흔들어서 놀면 된다. 농땡이를 피울때 방청객의 웃음소리(코미디, 시트콤에서 많이 듣는 소리)가 들리면서 효과를 더욱 북돋아준다.
▲ 상사 몰래 재미있게 놀기
락밴드 공연은 드럼, 기타, 베이스, 신디사이저, 보컬 등 밴드의 여러 파트 중 원하는 파트를 선택해 비트매니아처럼 신호가 끝에 도달 했을 때 위 리모컨과 눈차크를 흔들어주는 게임이다. 곡에 따라 악기의 난이도가 다르며 Deep Purple의 ‘Smoke On The Water’같이 유명한 곡들이 흘러 나와서 매우 신난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 미니게임이다. 각 여행지의 마지막 게임은 꼭 락밴드 공연으로 끝나며 리모컨과 눈차크를 신나게 흔들며 박자를 맞추다 보면 스트레스가 저 멀리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다지 어렵지 않으니 전연령이 재밌게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 ‘락밴드’ 왕년에 악기 좀 만진 분들이라면 더욱 즐거울 것이다
이외에도 미식축구나 약물주입, 수술실 마취, 황야의 라빗, 인디아나 라빗 같이 유쾌한 게임들이 매우 많다. 광장 메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슈팅게임은 마치 버추어캅이나 타임크라이시스를 위 리모컨으로 즐기는 느낌이다. 다만 적들이 엽기토끼이고 총알이 ‘뚫어뻥’(?)이란 점이 다르다. 실사인 배경에 엽기토끼들이 적으로 등장한다. 스테이지 길이도 상당하니 꽤나 할만 했다.
‘레이맨 엽기토끼2’를 리뷰하면서 느낀 점은 게임 본연의 덕목인 즐거움을 제대로 살렸다는 느낌이었다. 필자가 게임을 좋아하고 글 쓰는 것도 좋아하지만 리뷰를 위해 게임을 하려면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가 작용하기 때문에 게임 본연의 재미를 다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적어도 이 게임만큼은 조금도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신나게 팔을 흔들며 플레이하는 즐거움은 매우 컸다. 닌텐도 위를 구매하실 분들은 반드시 함께 구입하시라. 조금의 후회도 없을 것이다.
▲ ‘코믹’ 숨 쉴틈 없는 개그의 향연이 당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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