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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을 돌려줘!` 온라인 폐인 양성에 나섰다!!

‘이혼 제조기’, ‘최고의 중독성’, ‘폐인 양성 게임’… 도대체 어떤 게임이길래 전 세계 게이머들로부터 위와 같은 타이틀을 선사 받은 것일까? 본인은 워낙 스포츠 게임에 흥미가 없는 지라 특별한 경우(점심 내기 위닝 등) 외에는 스포츠 패키지 자체를 건드려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늘 치고 박는 것이 주였던 게임들에 서서히 질려가고 있던 지라 본인은 주위 기자들에게 폭력성이 없으면서도 찐한 중독성을 가진 게임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 때 옆자리에 앉아있던 한 기자가 PSP용 ‘풋볼매니저 08’을 추천했다. 마침 그 기자는 자신의 PSP를 사촌 동생에게 물려줬고, 직접 이베이(ebay)를 통해 구매한 ‘풋볼매니저 08’ UMD를 갖고 있다고 했다. 사촌 동생에게도 물려주기 뭐했던 UMD였기 때문에 집에 고이 보관하고 있는 상태라 먼지만 쌓여있다고 하더라.

다음 날 본인에게 ‘풋볼매니저 08’ UMD를 건네주며 잘 사용하라던 그 기자의 모습은 마치 잘 키운 딸을 시집 보내는 아버지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얻은 PSP용 ‘풋볼매니저 08’. 게임을 시작한 순간 난 이미 폐인이 돼 있었다. 그런데 ‘중독성’이라는 엄청난 마력을 가진 이 게임이 온라인으로 출시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니, 얼마나 더 많은 게이머를 폐인으로 만들기 위해 온라인으로까지 나온다는 것인가?!

▲ 아무생각 없이 받은 PSP용 '풋볼매니저 08'
폐인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서론이 길었다. 혹시라도 게임을 전혀 접해보지 않은 게이머들을 위해 본인이 ‘풋볼매니저’에 빠져든 배경 설명을 곁들였다. 그만큼 ‘풋볼매니저’는 알려진 바대로 심각할 정도의 중독성이 갖고 있다.

이러한 게임이 ‘풋볼매니저 라이브’라는 타이틀을 달고 온라인 시장으로 진출한다. 즉, 전 세계 온라인 게이머들을 폐인으로 몰고 가겠다는 개발사의 심산이 아닐까? 얼마나 악독한(?) 개발사인지 ‘풋볼매니저 라이브’의 내용을 미리 살펴봤다.

전 세계가 인정한 폐인 양성 게임, 온라인으로 진출!

‘풋볼매니저’ 시리즈의 매력은 게이머 마음대로 구단 멤버를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풋볼매니저 라이브’에도 당연히 적용된다. 그렇다면 한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풋볼매니저’에서는 실제 선수들의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팀을 꾸리게 된다. 이는 온라인 버전 게임에서도 계승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 선수가 서로 다른 게이머들에 의해 중복 채용될 수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해 A라는 게이머가 오웬 선수를 자신의 구단에 영입하기 원하고, B라는 게이머도 오웬 영입을 원할 수 있다. 그렇다고 오웬이 복제인간도 아닐뿐더러, 만약 중복 채용이 가능해 지면 경기 해설자가 “오웬 선수가 오웬 선수를 맹렬히 쫓아갑니다!”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 세계 유명 축구선수들을 내 구단으로 끌어들인다?
아무리 생각해도 매력적이다 ㅠ_ㅠ

‘풋볼매니저 라이브’는 이러한 문제점을 선수 선점 시스템과 경매 시스템으로 해결했다. 먼저 게이머가 자신의 구단을 창립하면 전 세계의 리그에 속해있는 수 천명의 실제 선수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하는 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다. 이 때 다른 게이머의 구단에 이미 소속돼 있는 선수들은 자동으로 선택 명단에서 삭제된다.

따라서 선수 채용이 중복되는 일은 전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유명 선수를 선점하는 게이머가 무조건 좋은 것 만은 아니다. 후에라도 게이머는 타 구단 유명 선수들에게 이적을 제안하거나 경매를 통해서 스카우트할 수 있다.

▲ 베컴 같은 유명 선수는 레어 아이템이 되는 것인가...!!

온라인에 최적화된 게임플레이, 경쟁심 유발도 최적화

‘풋볼매니저 라이브’는 기존 시리즈와 겉모습이 같지만 그 속은 다르다. 게임플레이가 다르다는 뜻이 아니라 게임 내 시스템이 온라인에 맞게 개선됐다는 거다.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약 1,000명의 인원으로 한정된 게임 서버가 존재하는 것이다.

‘풋볼매니저 라이브’의 선수들은 실존하는 선수들을 바탕으로 준비돼 있다. 그만큼 게이머가 선택할 수 있는 선수들의 수가 제한돼 있고, 능력치도 판이하게 다르다. 때문에 아무리 이적 시스템이나 경매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해도 오래된 게이머일수록 더 좋은 선수를 독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개발사는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각 서버당 제한 인원을 둬 최대한 많은 게이머들이 최대한 다양한 선수들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 내 구단의 유니폼 색부터 패턴까지 정할 수 있다

참고로 개발사인 세가는 시간의 흐름이 다른 서버들도 구비해 놓고 있다. ‘풋볼매니저 라이브’ 내 1시즌은 현실의 1달과 같다. 하지만 서로 다른 게이머들의 취향에 최대한 맞추기 위해 시간이 다른 서버도 마련한 것이다.

‘풋볼매니저 라이브’가 전작과 또 다른 점은 바로 게이머가 직접 대회의 성격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이머는 자신이 리그나 컵 등의 매치를 개최할 수 있는데, 이 때 해당 리그에 다른 게이머가 참여하려면 일정의 참가비를 내야 한다. 이때 모인 참가비는 후에 경기 최종 승리자의 보상을 위해 펀드로 적립되고, 최종 순위 5위에게 까지 보상금이 주어진다.

이러한 리그전들은 각 서버 랭킹에 영향을 주는데, 이 때 자신의 홈구장에서 승리하느냐 패하느냐의 여부도 순위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 랭킹에는 글로벌 랭킹도 존재한다. 이 글로벌 랭킹에 들기 위해서 게이머는 자신이 보유한 선수 중 21세 이하의 선수들로만 경기에 참여해야 한다.

▲ 메일로 전달되는 소식은 게이머의 발목을 붙잡게 만든다

‘풋볼매니저 라이브’는 게이머들이 설정할 수 있는 다양한 매치와 랭킹 시스템을 온라인에 접목시켜 서로간의 경쟁심을 부추기고 있다. 그것도 눈에 불을 키게 하는 승부가 아니라, 경기에 우승을 하면 그에 알맞은 보상을 해 게이머가 자발적으로 경기에 전념하게끔 만드는 묘한 마력을 뿜어내는 경쟁심이다. 이 때문인지 ‘풋볼매니저 라이브’는 전작보다 더욱 강력해진 중독성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게이머가 리그에 참여하면 정해진 시간 내에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제약이 붙는데, 이 때 현실 생활의 일에 사로잡혀 경기 시간을 어기게 되면 페널티를 받는다. 이처럼 ‘풋볼매니저 라이브’는 게이머가 게임에 집중하도록 주변 환경을 조성한다.

그 외 게임 진행 방식은 전작들과 비슷하다. 경기 내 하이라이트를 보여주고, 게이머는 상대 게이머와 채팅도 할 수 있다. 전술 변경 역시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 다양한 게임 매치

온라인이라는 빛을 보는 패키지 게임

서문에 잠깐 언급했지만 본인은 처음 ‘풋볼매니저 08’을 접해봤음에도 불구하고(그것도 PSP로!) 게임이 지닌 마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고 시즌에 따른 선수 및 경기 관리 등은 본인에게 ‘나의 작은 실수로 나의 선수를 놓치고 싶지 않아!’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게 만들었다. 실제로 ‘풋볼매니저’의 해외 광팬들은 ‘풋볼매니저’의 데이터를 뽑아 실존하는 구단에 보내 자신을 감독으로 채용해 달라며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풋볼매니저’로 인한 이혼 사례는 워낙 많은지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리라 믿는다.

이처럼 ‘풋볼매니저’ 시리즈는 화려한 그래픽도, 그렇다고 다이나믹한 액션도 연출하지 않고 단지 몇 줄의 텍스트만으로 게이머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무서운 게임이다. 이러한 게임이 온라인이라는 신천지를 만났으니, 이 둘이 만나 발생하는 파급력은 어마어마해 질 것이라 예상된다. 과연 ‘풋볼매니저’ 시리즈가 오프라인에서 그리했던 것처럼 앞으로 전 세계의 수많은 게이머를 온라인 폐인으로 양성해 낼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경기 방식은 전작과 같다

▲ 다른 게이머와 채팅도 가능하다

▲ 랭킹 시스템. 이 시스템이 또 얼마나 많은 폐인들을 양성할 것인지 생각해보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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