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를 새로 장만하는 일이 편해졌다. 요즘은 대부분의 PC 쇼핑몰에서 자체 조립 및 A/S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많고, 발품을 팔지 않아도 적절한 가격에 새 PC를 주문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조립을 할 줄 안다면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쇼핑몰에서 각 부품들을 주문해 직접 조립하는 재미를 더할 수도 있다. 그 뿐인가? 가성비가 뛰어난 부품들이 많이 등장해서 예전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충분히 좋은 PC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인텔 펜티엄 G4560 프로세서가 ‘잘 나왔다’는 칭찬을 듣고 있다. 얼마 전부터 저전력 세컨드 PC 본체를 맞추려고 고민 중이던 기자는, G4560의 성능을 확인한 뒤 곧장 신용카드를 꺼냈다. 다른 하드웨어가 모두 준비돼 있었던 것도 한 몫 했다. 적게는 30만 원대, 많아도 50만 원대 정도의 예산이면 G4560 기반의 PC를 새로 조립할 수 있다. 40만원~50만원 선에서 고사양 게임도 제법 잘 돌아가는 게이밍 PC를 구매할 수 있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듀얼코어 4스레드, 강력한 펜티엄
▶ 혜자왕 : 인텔 펜티엄 G4560 (카비레이크)
G4560은 아무리 생각해도 인텔의 실수를 빙자한 실력 같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어? 가성비 제품도 어마어마한데 어?" 이런 각오로 대차게 실력 발휘한 제품이랄까. 14nm 공정으로 만들어진 G4560은 듀얼코어 4스레드 구성에 3.5GHz 속도로 동작한다. 3차 캐시메모리는 3MB로 비교적 작고, 내장된 그래픽 HD 610은 온전한 게임을 즐기기엔 약간 부족하다. 하지만 인텔 7세대 카비레이크 시리즈에 적용된 스피드 시프트, 레디 모드, 스마트 캐시 등의 기능이 모두 적용돼 있다.
인텔 카비레이크 펜티엄 G4560 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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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공정 |
14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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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켓 |
인텔 1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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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
듀얼코어 4스레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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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속도 |
3.5GH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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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폭 |
DMI 8G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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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메모리 |
L3 3M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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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
HD 610 (1050MH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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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전력 |
54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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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
배송비 포함 7만 원대 |
▲ 혜자왕 G4560의 상세한 정보는 이 기사를 참고하면 된다
게다가 DDR4 PC4-19200, 2400MHz의 성능을 내 주는 RAM도 정식 지원하고, 소비전력마저 54W로 무척 낮다. 결정적으로, 2월 말 현재 가격이 배송비 포함 평균 7만 원대로 무척 저렴하다. 현재 다나와에서 i7-7700과 i7-7500을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만약 20주년 모델 G3258처럼 G4560이 오버클럭까지 지원했다면, 세계사에 길이 남을 CPU가 됐을지도 모른다. 이런 은혜로운 제품을 두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내친김에 가성비 본체 견적까지 한번 짜보자.
30만 원대 G4560 본체 견적
구분 |
상세 부품 |
가격 |
프로세서 |
인텔 펜티엄 G4560 카비레이크 |
75,980 원 |
메인보드 |
ASRock H110M-HDV 에즈윈 |
74,550 원 |
메모리 |
삼성전자 DDR4 4GB PC4-17000 |
39,320 원 |
SSD |
WD Green 120GB |
63,420 원 |
파워서플라이 |
잘만 ZM400-LEII |
34,000 원 |
케이스 |
마이크로닉스 프론티어 H300 블랙 |
25,000 원 |
총 가격 |
312,270 원 |
|
다나와 온라인 견적 |
▲ 다나와 온라인 견적서 기준이며, 각 부품별 최저가로 조합하면 더 낮아진다
뭐든지 필요에 의해서만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PC를 구입할 때도 자기 사용 용도에 PC 사양을 딱 맞춰 비용을 최소화한다. '혜자왕' G4560 기반의 기본형 본체는 이런 사람들에게 딱이다. 저전력 기반의 사무용, 인터넷 서핑용도로 쓰기에도 적당하고, 메모리와 SSD용량을 다이어트 할 경우 가격대비 성능이 획기적인 수준이다. 나중에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추가해 얼마든지 사양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도 충분하다. (이를 위해 가격을 조금 높이더라도 각 부품들을 최저가 제품으로 하지 않고 가성비 위주의 무난한 제품으로 선택했다) 그야말로 기본에 충실한 베이스인 셈이다. 안타깝게도 최근 RAM과 SSD의 가격이 상승세여서 처음 예상했던 가격대에서 금액이 소폭 올라갔다. 두 제품군의 가격대가 얼른 제자리를 되찾길 바란다. RAM과 SSD가 연초 가격이라고 상상해보자. 즉, 연초에 G4560을 이용한 본체를 주문했다면 당신은 진정한 승리자. 20만원대도 가능했을 것이다.
▶ 메인보드: ASRock H110M-HDV 에즈윈
G4560은 오버클럭을 지원하지 않으니 Z 시리즈 메인보드는 필요 없다. 카비레이크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 때, 100 시리즈 메인보드는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해야 프로세서를 인식할 수 있어 약간의 혼동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100 시리즈 메인보드에 업데이트가 적용돼 있다. ASRock의 H110 칩셋 메인보드 ‘H110M-HDV’는 micro-ATX 크기로 2개의 메모리 슬롯과 1개의 PCIe 3.0 x16 슬롯을 지원한다. 메모리는 PC4-17000 기본 속도는 물론, 카비레이크 CPU 장착 시에는 최대 PC4-19200, 32GB를 지원한다. 후면 USB 2.0 슬롯 4개와 3.0 슬롯 2개로 총 6개의 USB 슬롯을 사용할 수 있고, DVI, D-SUV, HDMI까지 필요한 것들을 다 갖추고 있다.
▶ 메모리: 삼성전자 DDR4 4GB PC4-17000
메모리는 역시나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DDR4 4GB 제품이 가장 보편적인 추천이다. 2월 말 현재 SSD와 더불어 가격이 제법 올랐는데, RAM과 SSD의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면 본 추천PC들의 구매 가격이 몇만 원정도는 더 낮아질 수 있었다. 그러니 PC 교체가 급하지 않은 사용자들은 가격 하락을 조금 기다려봐도 되겠다. 만약 추후 그래픽카드만 업그레이드 해서 간단하게 게이밍 PC로 바꾸고 싶다면 8GB 제품을 선택해도 좋다.
▶ SSD: WD Green 120GB (사진은 240GB 제품)
HDD 제작에 주력하던 웨스턴디지털이 SSD에도 눈을 돌렸다. 지난해 11월 Green과 Blue 제품의 출시를 발표했고, 현재 그린 120/240GB, 블루 250/500/1TB 용량 제품이 출시돼 있다. 블루 250GB 제품의 읽기/쓰기 속도가 그린 240GB보다 약 15% 정도 더 빠르고, 가격은 1만 원정도의 차이다. 보다 좋은 성능을 원한다면 블루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지만, 실사용에서 체감 차이는 없다. 한편, 게임의 용량이 점차 수십GB 수준으로 늘ㅌ고 있기 때문에, 게이밍 PC 용도로는 240GB 이상의 제품을 추천한다.
▶ 파워서플라이: 잘만 ZM400-LEII
30만원대 견적에서 주로 전력을 소비하는 것은 G4560 뿐이다. TDP가 60W도 안 되니 사실 300W 이하의 미니 파워로도 충분하다. 다만 400W로 약간의 여지를 준 것은, 이후 이어질 40~50만원대 견적을 비롯한 '나중을 위한 준비'라고 보면 된다. 스테디셀러인 잘만의 ZM400-LEII는 요즘 유행인 모듈러 타입은 아니지만, 2개의 6핀 PCIe 전원과 4개의 SATA 전원 등 필요한 커넥터는 모두 갖추고 있는 보급형 파워서플라이다. 대기전력도 1W 미만으로 최소한의 전력으로 PC를 이용할 수 있다. 고성능 코어와 스위칭 트랜스, 커패시터를 사용해 과전압, 과전류, 과전력, 저전압, 단락으로부터 안전하다.
▶ 케이스: 마이크로닉스 프론티어 H300 블랙
사실 케이스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취향대로 골라야 후회가 없기 때문에 추천이 늘 조심스럽다. 내부 하드웨어는 20만 원대인데 케이스를 20만 원짜리로 고를 수도 있다.(흔한 일은 아니다) 다만 많은 사용자들이 선택하는 제품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면 고민을 조금 줄일 수는 있다. 마이크로닉스의 ‘프론티어 H300 블랙’은 전면이 깔끔하고 무난한 타입의 미들타워 케이스다. 왼쪽 측면이 투명 아크릴 재질로 마감돼 내부를 볼 수 있고, 전원 버튼과 각종 입출력 포트는 상단에 모여 있다. 저장장치는 2.5인치 2개, 3.5인치 3개를 동시에 장착할 수 있다.
40만 원대 G4560 본체 견적 : 멀티플레이어
구분 |
상세 부품 |
가격 |
프로세서 |
인텔 펜티엄 G4560 카비레이크 |
75,980 원 |
메인보드 |
ASRock H110M-HDV 에즈윈 |
74,550 원 |
메모리 |
삼성전자 DDR4 8GB PC4-17000 |
69,690 원 |
그래픽카드 |
사파이어 라데온 RX460 OC D5 2GB |
133,880 원 |
SSD |
WD Green 120GB |
63,420 원 |
파워서플라이 |
잘만 ZM400-LEII |
34,000 원 |
케이스 |
마이크로닉스 프론티어 H300 블랙 |
25,000 원 |
총 가격 |
476,520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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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와 온라인 견적 |
▲ 다나와 온라인 견적서 기준이며, 각 부품별 최저가로 조합하면 더 낮아진다
위의 30만 원대 기본 본체를 기반으로 메모리 용량을 8GB로 늘리고, 신제품 보급형 그래픽카드를 더한 구성이다. 메모리와 SSD의 가격이 올라 타격이 있지만, 그래도 배송비를 포함해 40만 원대에 구성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고, 약간의 타협으로 스팀 게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플루이드 모션을 활용한 영상 감상까지 염두에 둔 본체다. 최저가 부품으로 각각 구매할 경우 SSD를 240GB로 업그레이드 해도 40만원대에 세이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그래픽카드: 사파이어 라데온 RX460 OC D5 2GB
인텔 CPU의 내장그래픽 성능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 외장 그래픽카드를 따라오기에는 한참 멀었다. (아마 앞으로도 한참 동안은 그럴 것이다) 이번 세대에는 10만 원대의 그래픽카드의 선택권이 의외로 좁은 편인데, AMD 라데온 RX460이 10만 원대 초반의 가격으로 가성비가 꽤 괜찮다. 사파이어의 ‘라데온 RX460 OC D5 2GB’는 7000MHz 클럭의 메모리와, 기본 1090MHz, 부스트 1210MHz 속도로 동작하는 GPU를 품고 있다. DVI, HDMI, DP 포트를 각 하나씩 가지고 있어 최대 3대의 모니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고, 보조전원 커넥터 없이 최대 소비전력이 75W 정도로 400W 파워서플라이로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 무엇보다 플루이드 모션을 활용해서 각종 영상을 부드러운 60프레임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멀티미디어 본체에 적당한 제품이다.
50만 원대 G4560 본체 견적 : 게이밍 PC
구분 |
상세 부품 |
가격 |
프로세서 |
인텔 펜티엄 G4560 카비레이크 |
75,980 원 |
메인보드 |
ASRock H110M-HDV 에즈윈 |
74,550 원 |
메모리 |
삼성전자 DDR4 8GB PC4-17000 |
69,690 원 |
그래픽카드 |
조텍 지포스 GTX1060 MINI D5 3GB |
255,250 원 |
SSD |
WD Green 120GB |
63,420 원 |
파워서플라이 |
잘만 ZM400-LEII |
34,000 원 |
케이스 |
마이크로닉스 프론티어 H300 블랙 |
25,000 원 |
총 가격 |
597,890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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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와 온라인 견적 |
▲ 다나와 온라인 견적서 기준이며, 각 부품별 최저가로 조합하면 더 낮아진다
구기고 구겨서 겨우 50만원 대에 맞췄다. 이 기사를 처음 기획할 당시에는 SSD를 240GB 제품을 써도 50만원대였는데, 메모리와 SSD 가격이 상승세인 것이 사뭇 안타깝다. 다만 최저가 부품으로 각각 구매하면 SSD를 240GB로 맞춰도 50만원대에 세이프할 수 있다. 어쨋든 이정도 사양이면 오버워치는 물론, 스팀의 패키지 게임도 FHD 해상도에서 높은 옵션으로 구동할 수 있다. 게다가 얼마 후면 우리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일루젼의 ‘VR 그녀(VR카노조)’가 출시된다. 50만 원대의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PC를 맞춰도, 우리는 ‘VR 그녀’에서 그녀의 그... 음... 그렇다. 그런 것이다.
▶ 그래픽카드: 조텍 지포스 GTX1060 MINI D5 3GB
조텍의 GTX1060 MINI D5 3GB는 GTX1060 3GB 제품들 중에서도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고 평가 받는 그래픽카드다. 파스칼 아키텍처가 적용된 GPU는 기본 1506MHz, 부스트 1708MHz의 속도로 동작하고, DirectX12를 지원한다. 전력소모도 최대 120W 정도로, 400W급 파워서플라이로도 아무 문제 없이 구동할 수 있다. 다나와의 자매 사이트인 VR다나와의 하드웨어 뷰를 보면 GTX1000 시리즈의 VR 테스트 결과가 자세히 나와 있다. GTX1060 3GB 제품의 경우 전세대 상급 모델인 GTX970과 거의 비슷한 정도지만, 훨씬 더 작고, 전력소모도 훨씬 적다.
참고기사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로 VR정복 가능할까? GTX1000 시리즈 벤치마크
GTX1060 3GB는 스팀VR 퍼포먼스 점수도 7.9점으로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등의 PC VR 기기를 꽤나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은 물론 스팀 게임 구동 역시 문제없다. ‘라이즈 오브 툼 레이더’의 경우 그래픽 옵션 ‘높음’으로 FHD에선 70FPS 이상, WQHD 해상도에서도 평균 54FPS의 성능을 내 준다. 가성비 본체에는 역시 가성비 좋은 FHD 모니터가 제격이니 최신 게임을 구동하기에도 아무 문제 없는 성능이다. 한편, 'VR그녀'를 출시하는 일루젼의 그래픽 최적화 기술은 정말 못 봐줄 수준이지만, 적어도 GTX1060 3GB 정도면 그... 음... 즐기기엔 충분할 것이다.
최소 비용, 최대 만족 : G4560 본체
▲ 'G4560 가성비가 이렇게 좋다니, 퍽 난감하군'
보통 PC 조립 견적을 구성할 때 부품들의 밸런스(다른 말로는 '급')를 맞춘다고들 하는데, 때문에 그래픽카드를 좋은 것을 쓰면 CPU도 최소 인텔 코어 i5 이상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본체의 가격은 최소 70만원 대가 넘어간다. 하지만, G4560을 이용하면 CPU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한정된 예산 안에서 다른 부품들을 상대적으로 고급 사양으로 맞출 수 있고 비슷한 성능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낼 수 있다.
물론 G4560의 성능은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느 수준 이상으로는 성능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특수한 용도(고해상도 게이밍, 무거운 작업)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작업, 인터넷, 게이밍 정도로는 G4560을 이용한 본체가 가장 가성비가 좋다. 만약 중저가형 가성비 본체를 계획하고 있다면, G4560을 고려해보자. 추후 고사양이 필요하다면 CPU만 더 고급의 제품으로 바꾸면 되므로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선택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황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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