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PC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키워드는 ‘게이밍’이다. 본연의 기본기는 더욱 강화하고 사양을 높여 게이머의 눈높이를 맞춘 제품이 큰 축을 이룬다. 노트북도 마찬가지. 고사양 CPU에 외장형 GPU를 넣고 갖가지 부가기능을 추가한 게이밍 노트북이 줄지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노트북으로 게임을 돌리는 것에 의문을 품는 소비자도 있다. 노트북은 성능보다 휴대성에 치중하고 있어 아무래도 석연치 않다는 것. 일반 소비자는 고가의 노트북을 직접 테스트할 기회가 많지 않으니 이런 불신은 쉽게 떨칠 수도 없다. 그래서 전문가를 찾아 검증을 받기로 했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게임만 하는 프로게이머 말이다.
세계 무대를 꿈꾸다, LW
게이밍 노트북의 검증을 위해 LW를 찾았다. 오버워치 베타 버전이 나왔던 지난해 3월 창단한 e스포츠 선수단이다. 이름은 당시 유행하던 ‘고급시계’에서 착안해 ‘럭셔리워치(Luxury Watch)’의 준말인 LW로 지었다.
실력도 수준급이다. 오버워치 파워리그, IEM 시즌 11 등 큼직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LW를 이끌고 있는 지영훈 감독은 “어느 대회에 나가도 진다는 생각은 안 한다”라며 “세계 최강의 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 감독은 스타크래프트1 시절 스타CUE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던 e스포츠 선수 출신으로 전략과 전술이 뛰어난 팀을 지향하고 있다.
LW는 블루와 레드 팀으로 나뉘며 LW블루는 메코(Meko, 김태홍), 힐러 루나(Luna, 장경호), 플라워(FlOw3R, 황연오), 겜블러(Gambler, 허진우), 야누스(Janus, 송준화), 새별비(Saebyeolbe, 박종렬) 선수가 팀을 이룬다. 이들에 대한 소식은 페이스북 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노트북을 뛰어넘다, 레노버 리전 Y720
LW에게 검증을 의뢰한 게이밍 노트북은 레노버 리전(Legion) Y720-15 32KR(이하 Y720)이다. 리전은 레노버가 전 세계 게이머의 목소리를 반영해 자신 있게 선보이는 게이밍 노트북 브랜드다. 이 제품은 플라워 선수가 사용해 봤다.
그는 사실 노트북에 관심이 없다. 고사양 게임을 높은 프레임을 유지하면서 수월하게 구동하기 위해선 데스크톱PC가 필수라는 생각이다. 물론 이번에도 오버워치를 제대로 구동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돌려보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프레임도 잘 나오고 끊김이 없어 오버워치 같은 FPS 게임도 부드럽게 구동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데스크톱PC 못지않다”고 평했다.
플라워 선수는 사양에도 감탄했다. 지금 사용하는 PC에 인텔 코어i7-6700 CPU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1070 그래픽카드가 들어 있는데 Y720은 노트북임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더 높은 사양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내부에는 인텔 7세대 코어i7-7700HQ CPU를 넣었다. 이전 세대보다 최대 19%의 성능 향상을 이룬 것. GPU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1060 GDDR5 6GB, 메모리는 DDR4 8GB, 저장장치는 1TB HDD가 들어간다. 여기에 NVMe PCIe SSD를 위한 별도의 슬롯을 추가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고사양 게이밍 노트북이라면 발열도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Y720은 효율적인 발열 해소를 위해 CPU와 GPU 근처에 듀얼 쿨링 솔루션과 널찍한 통풍구를 달았다. 물론 게임을 돌리는 중간에 냉각팬이 빠르게 돌기도 하지만 그만큼 발열을 빠르게 해소한다. 덕분에 플라워 선수는 게임을 돌리는 도중에 키보드에 올린 손에서는 발열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레노버는 너브 센터(Nerve Center)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냉각팬 속도와 온도를 빠르고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담은 것. 소리나 온도에 민감한 게이머라면 언제든지 원하는 수준으로 세팅할 수 있다.
물론 디스플레이의 주사율 측면에서는 큰 차이를 느꼈다. 그는 현재 144Hz 주사율의 게이밍 모니터를 사용하는데 Y720은 60Hz만 지원한다. 가뜩이나 민감한 프로게이머이기 때문에 그 차이를 더 크게 느끼는 것. 단 “60Hz 모니터에 익숙한 일반인이라면 오버워치 같은 FPS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별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행히도 화면 크기는 크게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Y720은 15.6인치 디스플레이로 플라워 선수가 기존에 사용하는 24인치 모니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다. 하지만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는 것. 광시야각을 지원하고 눈부심 방지 처리한 IPS 패널 덕이다. 참고로 Y720의 최대 해상도는 풀HD다.
키보드에 대해서는 호평했다. 노트북을 처음 사용해서 색다른 느낌이지만 지금 사용하고 있는 기계식키보드보다 부드럽고 편하다는 평이다. 다소 묵직해서 누르는 재미가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스피커에 대해서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운드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음질이 좋다는 건 확실히 느낄 수 있다고. 여러 가지 사운드 효과가 한결 실감 난다는 설명이다. 실제 Y720은 게임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2W 출력의 JBL 스피커 두 개와 3W 서브우퍼를 달았다. 위에서도 사운드를 내는 돌비 애트모스도 지원한다. 덕분에 주변을 가득 채우는 서라운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다만 헤드셋을 사용할 때와 달리 좌우 분간이 힘들다는 건 단점으로 지적했다. 오버워치나 FPS 게임의 경우 사운드로 좌우를 구분하는 경우가 있는데 스피커로 들으면 그게 쉽지 않았다.
외관은 메탈을 사용해 블랙으로 디자인했다. 상판에는 고급스러운 헤어라인 패턴도 적용했다. 플라워 선수는 심플해서 좋다는 반응이다.
이외에도 DP포트와 HDMI, USB 3.1 타입C, 3.0, 썬더볼트 등의 단자를 지원한다. 4k 영상도 출력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원 무선 리시버를 담았다. 컨트롤러가 있다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운영체제 미포함에 다나와 최저가 기준으로 149만 7,000원이다. 플라워 선수는 “가격만 놓고 보면 비싼 감이 없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실제 써보니 비싼 만큼 사양이 좋고 그만큼 고성능 게임도 거뜬하기 때문에 이 정도라면 충분히 추천할 만하다”고 결론지었다.
한만혁 기자 mha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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