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기기이자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마음만 먹으면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해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그만큼 부품 선택의 폭도 넓은데다가 자기만족 요소도 충실하다. 최근에는 ITX 폼팩터를 활용한 초소형•고성능 PC를 시작으로 화려한 LED를 앞세워 성능과 기능을 확보한 튜닝 PC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 PC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열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유지하는가 여부다
그러나 이런 조립 PC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발열이다. 연산 처리를 통해 게이밍이나 영상, 문서 및 그래픽 작업을 제공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작동하면서 생기는 발열을 어떻게 억제하는가에 따라 전체적인 시스템 안정성에 영향을 준다. 무엇보다 성능에 영향을 주는 작동속도와 아키텍처, 공정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발열이 달라지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기계 및 전자장비에서 발열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당한 발열은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도록 돕지만 과한 발열은 시스템 안정성 저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PC도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대부분 조립 PC는 한정된 공간에서 흡기와 배기에 의존해 냉각하고 있어 이를 어떻게 구성하는지 중요하다.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에 아무리 좋은 성능의 쿨러를 탑재하고 있어도 시스템 내부 온도가 오르면 쿨러의 성능도 현저히 저하되어서다.
▲ 발열을 억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최적의 쿨러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더 좋은 쿨러를 선택하고 심지어 수랭식 쿨러를 구성하기도 한다. 일체형 수랭식 쿨러도 대안이며, 흡기와 배기 등 공기의 흐름이 좋은 PC 케이스를 선택하거나 냉각팬을 추가 구성해 장착하기도 한다. 1도라도 낮추기 위한 노력은 안정성은 물론이고 오버클럭을 즐기는 사용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요소다. 특히 PC방처럼 장시간 PC 사용이 이뤄지는 상업 환경에서 온도는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분이다.
온도를 낮추는 방법은 이렇게 물리적인 냉각장치의 성능을 높이는 것이 우선시된다. 실질적인 효과가 눈으로 보여지기에 투자 효과가 높다. 그 다음으로 행해질 것은 바로 발열과 전력소모가 낮은 부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저발열 또는 그에 대비된 기술이 탑재된 제품이라면 고성능 쿨러를 채택했을 때의 효과는 더욱 극대화된다. 그렇다면 발열을 억제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발열을 줄이려는 프로세서의 노력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처음부터 발열이 낮은 부품을 선택한다면 기본적으로 써도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더욱 성능이 뛰어난 쿨러를 조합했을 때의 효과가 극대화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는 프로세서와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등이 포함된다. 모두 기본적으로 엄청난 발열을 내포하고 있는 부품들이다. 저장장치와 다른 부품들도 있지만 이들은 PC 케이스 내에서 독립된 공간에 배치되어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준다. 프로세서와 메인보드 그래픽카드는 한 공간에서 각자 최고의 성능을 구현하는 부품들로 발열 집중도 역시 상당하다.
▲ 코어 i7 7700 프로세서 같은 경우 65W의 TDP를 제공하지만 성능은 이전 세대 제품을 상회한다
가장 먼저 눈 여겨 봐야 할 부품은 프로세서다. 과거 프로세서들은 높은 열설계전력(TDP)을 가져 작동속도에 따라 엄청난 발열을 동반했다. 지금은 비교적 낮은 TDP 설계를 통해 최대한 안정적인 작동이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흔히 고성능 프로세서라고 하면 130~140W 수준의 TDP가 기본이었다. 일반적인 프로세서들은 60W 전후의 TDP를 제시한다. 여기서 말하는 열설계전력은 전력소모가 아니라 부품의 열을 해소하는데 필요한 냉각 시스템의 최대 전력을 의미한다. 이는 제조사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니 TDP가 전력소모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무튼 본론으로 다시 들어와 고성능 프로세서는 성능만큼이나 발열이 높아 그에 맞는 쿨러를 달아줘야 했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프로세서에 제공되는 기본 쿨러로도 충분하다. 오버클럭이나 다른 시도로 작동 속도나 다른 성능을 끌어냈을 때 공랭식 대형 쿨러 또는 수랭식을 선택하게 된다.
프로세서의 성능은 꾸준히 상승했지만 TDP는 그대로였다. 현재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은 7세대 인텔 코어 i7 7700 프로세서만 하더라도 65W의 TDP를 제시하고 있다. 2세대 코어 i7 2600이 95W, 3세대 코어 i7 3770이 77W, 4세대 코어 i7 4770은 84W의 TDP를 제공했지만 이후 꾸준히 줄어 K나 T, U 등 특수한 목적을 가진 프로세서가 아니라면 65W 전후를 유지해 왔다.
▲ 코어 i7 7700과 3세대 이전 코어 i7 4770과의 사양 비교표. 공정에 따라 많은 부분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성능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발열을 잡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단순해 보여도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인텔만 하더라도 성능과 전력소모 그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를 위해 14nm 미세공정을 더욱 다듬고 아키텍처의 효율에도 많은 고민을 기울인다. 7세대 코어 프로세서도 5세대부터 이어지는 미세공정과 아키텍처의 개선이 정점을 기록하며 나타난 결과물 중 하나다.
저항과 열전도 개선을 위한 메인보드 제조사의 노력
프로세서 제조사 못지 않게 발열에 민감한 분야는 바로 메인보드다. 프로세서는 작동속도를 높이고자 무리하게 잠재력을 끌어내는 오버클럭 과정에서 파손/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예로 필요 이상으로 전압을 인가한다거나 기기 개조를 실시하는 경우다. 코어 i7 7700K와 같은 오버클럭 지원 프로세서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코어 i7 7700과 같은 오버클럭 미지원 프로세서에서도 강제 속도 상승 과정에서 무리한 설정으로 인해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기본 환경에서의 작동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장시간 작동 시에 노출되는 열은 부품에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메인보드만 하더라도 프로세서 주변에 배치되는 전원부와 관련 부품들이 내뿜는 열이 상당하다. 계속 전류가 흐르며 프로세서에 전원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 메인보드도 부품이나 기판 설계 등으로 발열을 낮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메인보드 제조사의 노력은 끊임 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최근 구매 가능한 일부 중고급 라인업에서는 전원부에 힘을 실어준 제품들이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공통적으로는 전원부 부품, 초크와 모스펫(MOSFET), 캐패시터를 보강해 저항을 낮추고 그에 따른 발열을 억제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전원부를 중심으로 구리 기판층을 배치한다거나 방열판을 탄탄히 배치해 열에 의한 부품 노화를 최대한 막고 있다. 온도를 낮추는 근본적인 노력도 있지만 고온이 지속되는 환경 내에서의 지구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 저발열 설계와 발열 내성 부품의 채택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안정성 확보에는 필수적이다
이런 부품의 보강은 결과적으로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때문엔 제조사의 기술이 온전히 녹아 있는 메인보드는 중고급형을 중심으로 볼 수 있다. 중저가 라인업에서는 일부 기술이 녹아 있는 형태로 출시되는데, 이 정도만 해도 안정적인 PC 시스템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공기 흐름 고려한 PC 케이스의 선택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PC 케이스 내부의 원활한 공기순환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할 수 있는 부분 중 하나일 수 있다. 단순히 냉각 성능을 고려한다면 부품을 공기에 완전 노출하는 개방형 시스템을 꾸미면 되겠지만 많은 PC 사용자들은 전용 케이스 안에 부품을 조립해 넣기 때문에 그 안에서 형성될 공기 흐름을 확인하고 그에 대응하는 구성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발열 해소를 위해서는 그에 따른 내부 공기 흐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시장에는 다양한 폼팩터에 맞는 케이스들이 있다. 초소형 베어본을 시작으로 미니타워, 슬림, 미들 또는 빅타워 등이 있다. 물론 각 케이스 형태에 맞춰 최적의 공기 흐름이나 발열을 고려해 구성하겠지만 발열이 내부에서 정체될 때를 고려하지 않으면 장시간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
일반적인 케이스는 기본적으로 몇 개의 냉각팬이 탑재되어 출고된다. 이들은 흡기와 배기로 구성되어 배치, 내부 공기 흐름을 관장한다. 이 정도만 되어도 충분하지만 균형을 맞춰 냉각 구조를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그래픽카드를 장착한다거나 M.2 저장장치 등을 추가할 때에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구성(저발열 부품)까지 더해진다면 최적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PC의 안정성, 발열 억제에서부터...
PC의 안정성을 해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부품 자체의 안정성 저하로 인한 문제도 있겠지만 이 부분은 대체로 상향평준화 되면서 큰 걱정하지 않을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어떤 부품을 쓰던 발열은 항상 뒤따르게 마련이고 이것은 장기적인 부품 수명 저하를 야기하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것은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큼직한 쿨러를 달거나 수랭식 쿨러를 쓰기도 하고 여러 냉각팬을 주렁주렁 장착하는 것도 결국 이런 문제를 최대한 막기 위함 아니겠는가.
▲ PC가 행복해야 사용자도 행복하다
발열은 조금만 잘 대처하면 어느 정도 억제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저전력(저발열)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를 구매하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확실한 쿨링 솔루션을 채택해 이를 상쇄하는 것이다. 최근 프로세서나 그래픽카드는 과거와 달리 뛰어난 성능과 함께 전력소모는 낮아 발열 억제가 어느 정도 이뤄지는 추세다. 메인보드 또한 부품의 질적 개선으로 점차 효율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파워서플라이, PC 케이스도 마찬가지다. 분리된 공간 구성은 물론이고 적재적소에 냉각팬을 활용해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구현했다. 튜닝 PC 시장이 두드러지면서 수랭식 쿨링 솔루션과 호흡을 맞추는 제품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PC는 결국 장기적 안목으로 선택하게 된다. 1~2개월, 1~2년 정도 쓰고 버릴 물건은 아니지 않은가? 결국 적게는 3~5년, 많게는 그 이상을 사용하게 된다. 그렇다면 작은 것이라도 꼼꼼히 준비해 보자. 그렇게 확보한 안정성은 분명 PC를 즐겁게 사용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기획 / 다나와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사진 / 강형석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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