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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로 인한 불편 7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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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1972년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Edward Lorenz)가 “브라질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가 일어난다”고 말한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지금 PC 시장에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가상화폐가 떠오르니 그래픽카드가 동이 났다.

 

 

가상화폐 이슈에 그래픽카드가 품절?

 

가상화폐가 이슈다. 상상을 초월하는 높은 수익률이 투자처를 찾아 헤매는 대중을 유혹하고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 2010년 1BTC 당 1달러도 안 됐지만 지금은 수천 달러를 넘나든다. 이더리움, 리플 같은 가상화폐도 비슷한 상황이다. 물론 안정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가상화폐를 채굴하기 위해선 복잡한 암호 수식을 풀어야 한다. 그러니까 암호를 풀어내는 연산 능력이 중요하다. 보통 PC에서 연산 능력이라고 하면 CPU를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단순 연산 작업만 하는 가상화폐 채굴에는 CPU보다 연산 작업에 최적화된 GPU가 더 효율적이다. CPU는 연산 작업뿐 아니라 사용자가 요청한 작업을 각 부품에 분배하고 적당한 임무를 부여하는 역할도 한다. GPU는 CPU보다 많은 스트림 프로세서를 보유하고 있어 연산 능력이 높은데다 병렬연결 즉 여러 장의 그래픽카드를 꽂아 연산 능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

 

보통 채굴용 PC에는 그래픽카드를 6개 이상 꽂는다. 그리고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가상화폐 채굴 업체는 이런 PC를 수백 대 이상 돌린다. 채굴 공장 하나에 그래픽카드 수천 장 이상이 들어가는 것. 덕분에(?) 지금 PC 시장에서 그래픽카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심지어 수입사 창고도 텅 빈 상태다. 제품이 새로 들어와도 창고에 들일 새 없이 바로 나갈 정도라고.

 

 

조만간 GPU 제조사가 가상화폐 채굴 전용 그래픽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불필요한 부품을 제거하고 보증기간을 줄여 B2B 채널로만 공급할 계획이다. 수입사도 머리를 싸매고 방안을 짜내고 있다. 하지만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은 어느 정도 지속되리라고 보는 이들이 꽤 된다. 그만큼 가상화폐 채굴 PC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말이다.

 

 

가상화폐 탓에 생긴 불편함 7가지

 

사실 가상화폐 가치 상승이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으로 이어질 것을 예측한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로 인해 우리가 겪고 있는 혹은 겪게 될 불편도. 가만히 짚어 봤더니 한두 개가 아니다.

 

1. 구할 수가 없어 불편하다

집에 있는 PC에 그래픽카드가 나갔는데 바꿀 수가 없다. 단지 문서 작업 좀 하고 게임 좀 돌리고 동영상 좀 볼 뿐인데도. 가상화폐? BTC라고는 몇 년 전에 내다 버린 BTC 모니터밖에 모른다.

앞서도 말했듯이 가상화폐 채굴 PC 탓에 우리가 겪고 있는 대표적인 불편함이다. 제품을 구할 수가 없으니 단순 고장도 대처할 수가 없다. 그저 이 파동이 끝나길 기다릴 뿐. 그나마 CPU가 AMD 라이젠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별 뜻은 없다. 내장 GPU라도 있으면 다행이라고.

 

 

2.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가격 탓에 불편하다

요즘 새로운 게임에 빠져 그래픽카드를 바꾸고 싶었는데 이내 포기했다.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힘들게 찾아봤자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다. 지금 쓰는 것과 비슷한 그래픽카드를 내 PC 본체 값보다 더 비싸게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그것도 중고를.

어쩔 수 없다.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많으면 값은 오르기 마련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여야 말이지. 해도 너무 한다. 일부 커뮤니티에선 중고 제품이 처음 출시했을 때의 신제품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일도 있었다. 이렇게 가격이 치솟는 게 아무리 봐도 정상은 아니다.

 

3. 치솟은 가격이 안 내려올까 봐 불편하다

주유소에 갈 때마다 의아하다. 국제 유가가 오를 때는 바로 반영되더니 내려갈 때는 모르쇠다. 기름값만이 아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올라갔다 내려오지 않는 게 어디 한두 갠가? 오히려 더 올랐으면 올랐지. 그런데 그래픽카드는?

사실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 물론 이런저런 합당한 이유가 있다. 그리고 한 번 올라간 가격은 웬만해선 내려오질 않는다. 그렇다면 이번에 치솟은 그래픽카드 가격은 과연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최근 한 그래픽카드 제조사가 일부 제품을 한정 수량으로 내놓으면서 처음 출시했을 때보다 약간 비싼 가격으로 책정한 후 ‘정상 판매가’라고 발표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번 품귀 사태를 빌미로 가격이 다소 오르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함이 괜히 생기는 게 아니다.

 

 

4. 유통사에 실망해서 불편하다

“이번 사태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건 그래픽카드 제조사와 채굴 PC 판매 업체다. 그리고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우리 같은 소비자다. 하루 빨리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 DPG 유저

그래픽카드 제조사와 유통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몇몇 커뮤니티만 봐도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주로 이익은 자기들이 보고 그로 인한 피해는 우리가 본다는 불만이다. 물론 사업하는 입장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건 당연하다. 비수기로 꼽히는 이 시기에 대량 주문이 들어오는데 그 누가 마다하랴. 하지만 자사 이익만 추구하느라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다는 부분이 소비자에게 실망감을 주고 있다.

 

물론 개중에는 소비자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는 곳도 있다. 하지만 이미 틀어진 소비자는 고깝지 않은 시선만 보낼 뿐. 앞서 말한 그래픽카드 제조사처럼 말이다. 이런 신뢰도 하락은 소비자에게도 불편함이다. 적지 않은 비용을 내고 구입해야 할 물건인데 그것을 파는 이를 믿지 못한다면 마음 놓고 살 수 있겠는가.

 

 

5. A/S가 불안해서 불편하다

“A/S가 바로 안 된다고? 며칠? 몇 주일? 그렇게 밀렸다고?”

여기서부터는 가까운 미래에 대한 불편함이다. 열린 마음으로 약간의 상상력을 가미할 필요가 있다. 가상화폐 채굴 PC에 있는 그래픽카드는 모든 자원을 집중해 쉬지 않고 돌아간다. 그래픽카드의 수명이 짧아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 그런데 지금 시중에 나와 있는 수천수만 개의 채굴용 그래픽카드가 A/S를 받는다고 생각해 보자. 과연 지금의 수입사와 유통사는 그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을까? 혹시 그 물량 때문에 내 그래픽카드의 A/S 일정이 미뤄지지는 않을까? A/S의 질은 변함없을까? 기우(杞憂)이길 바랄 뿐이다.

 

6. 중고 거래 마음 놓고 못 해 불편하다

중고거래로 그래픽카드를 샀다. 생각지도 못한 착한 가격에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며칠 만에 뻗더라. A/S를 받아보니 채굴 작업장 출신이라더라. 판매자에게 연락했더니 그런 일 없다며 발뺌한다. 돈만 날리게 생겼다.

정말 기우이길 바란다. 채굴용 그래픽카드가 일반 그래픽카드로 탈바꿈해 중고시장에 나오는 일만큼은. 하지만 벌써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고거래 주의보가 돌고 있다. 사용 기간이 짧아도 채굴 작업에 투입된 그래픽카드는 불안 요소가 많다. 그리고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아야 한다. 이중 삼중의 피해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일. 중고 거래도 마음 놓고 할 수 없다니. 불안하다. 

 

<출처: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 게시글> 

 

7. 조립PC에 들어갈지도 모르니 불편하다

원하던 사양의 조립PC가 나왔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싸다. 기회다 싶어 냅다 질렀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그래픽카드가 이상하다. 따로 떼어내 A/S를 보냈더니 채굴 작업장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다행히 교체를 받긴 했지만 이번엔 믿을만한 건지 불안하다. PC도 못 쓰고 맘 졸인 건 누가 보상해줄까?

어쩌면 채굴용 그래픽카드가 일반 제품으로 둔갑해 조립PC나 브랜드PC에 들어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실 조립PC나 브랜드PC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PC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지만 이를 노리고 끼워 파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PC에 대해 잘 몰라서 전문가가 세팅해 놓은 조립PC나 브랜드PC를 사는 건데 이렇게 뒤통수를 맞을까 불안하다는 현실이 아주 불편하다.

 

물론 이런 불편을 해소하는 방법은 의뢰로 간단하다. 샵다나와처럼 오랜 기간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은 곳을 찾으면 될 일이다.

한만혁 기자 mha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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