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가 이슈로 떠오르는 건 높은 수익률 때문이다. 최초의 가상화폐로 꼽히는 비트코인의 경우 2010년에는 1BTC 당 1달러도 안 되던 것이 지금은 2,300달러를 넘어섰다. 내년에는 5,000달러까지 오르고 10년 뒤에는 2만 5,000~5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더리움이나 라이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도 마찬가지다.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채굴로 이어진다. 가상화폐 채굴을 위해서는 여기에 특화된 PC가 필요하다. 무턱대고 사양만 높인다고 되는 게 아니다. 부품 값에 전기요금, 냉방 비용까지 감안하면 수익은커녕 오히려 손해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가상화폐 채굴용 PC는 어떻게 세팅해야 할까? 물론 딱히 정해진 사양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몇 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드디어 채굴 전용 그래픽카드가 나온다
채굴용 PC는 암호를 풀어내는 연산 능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서 CPU보다 GPU에 초점을 맞추는 게 더 효율적이다. 단순 연산 처리 능력이 더 좋은데다 여러 장의 그래픽카드를 꽂아 병렬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 GPU 중에선 엔비디아 지포스보다 AMD 라데온 시리즈가 더 효율적이다. 동작 클록은 낮지만 더 많은 스트림 프로세서를 지니고 있어 연산 능력이 좋다는 것이 이유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한 편.
최근 가상화폐 채굴용 PC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가격도 비정상적으로 뛰고 있는 상황. 이에 GPU 제조사는 채굴 전용 그래픽카드를 공개했다. AMD 라데온 RX400 시리즈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1060을 기반으로 그래픽 출력 같은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고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채굴용 PC를 꾸민다면 이들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현재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채굴 전용 그래픽카드는 기가바이트 P106 D5 6GB가 대표적이다. 엔비디아 파스칼 아키텍처를 적용한 것으로 자사 지포스 GTX1060 6GB 윈드포스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안정적인 전원부와 적층 구리 레이어, 냉각 성능을 강화한 히트파이프와 냉각팬 등 채굴에 필요한 기능만 강조했다. 가격도 기존 게이밍 그래픽카드 대비 20% 낮췄다. 해외에서는 AMD 라데온 RX470과 RX560 기반의 사파이어 채굴 전용 그래픽카드가 예약 판매 중이다.
메인보드, 안정성과 VGA 슬롯 체크
앞서 설명한 대로 가상화폐 채굴용 PC에서 CPU는 그리 중요치 않다. 따라서 메인보드는 선호하는 CPU를 선택한 후 그에 맞는 것으로 준비하면 된다. 이때 감안할 것은 오랜 시간 구동해도 견딜 수 있는 안정성과 그래픽카드 슬롯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그래픽카드 슬롯은 개수만 따지면 된다.
최근에는 메인보드도 채굴 전용 제품이 나오는 추세다. 기가바이트 GA-H110-D3A와 애즈락 H110 프로 BTC+가 대표적. 모두 안정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기가바이트 GA-H110-D3A는 인텔 H110 칩셋 기반으로 6~7세대 코어 CPU를 지원한다. 총 6개의 그래픽카드 슬롯을 담았으며 울트라 듀러블 기술과 12V 보조 전원 커넥터 등으로 안정성을 더했다.
애즈락 H110 프로 BTC+는 자그마치 13개의 그래픽카드를 달 수 있다. 편의성을 위해 온보드 파워와 리셋 버튼을 달았으며 8개의 전원 페이즈, 보조 4핀 전원 커넥터, 2온스 구리기판으로 안정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참고로 이 제품은 유통사인 디앤디컴 홈페이지(www.dndcom.co.kr/bitcoin)에서 비트코인으로 구입할 수 있다.
안정성 확보를 위한 PCIe 라이저 카드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를 연결하는 PCIe 라이저 카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래픽카드 여러 장을 연결하면 맞닿거나 발열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라이저 카드는 이를 방지해 안정성을 높인다.
전원공급장치, DCtoDC•80플러스 따질 것
가상화폐 채굴용 PC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전원공급장치다. 여러 장의 그래픽카드를 풀로드 상태로 오랜 시간 구동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출력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시스템이 재부팅되거나 보호회로가 작동해 전원을 차단하기도 한다.
DCtoDC 회로는 전압이 불안정하게 들어와도 이를 균일하게 조정해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가격이 다소 올라가지만 안정성을 위해 반드시 체크해야 할 항목이다. 전력 효율도 따져야 한다. 전기요금을 감안했을 때 80플러스 브론즈 이상의 등급을 지닌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당연한 얘기지만 여러 장의 그래픽카드를 소화할 수 있는 PCIe 커넥터 개수도 체크해야 한다. 참고로 채굴용 PC에 많이 사용하는 건 700W 이상의 고출력 제품이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 중에는 파워렉스 렉스III DS나 레전드 80플러스 브론즈 같은 제품이 여기에 속한다. 최근에는 한미마이크로닉스가 가상화폐 채굴 전용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마이크로닉스 카스론(Caslon) BTC 700W는 +12V 출력 라인에 금도금 커넥터를 입히고 6개의 PCIe 단자를 제공한다. 105도 캐패시터와 냉각 성능을 강화한 냉각팬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모니터, PIP 기능 추천
채굴용 PC에서 모니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소 낮은 편이다. 화면을 계속 볼 필요도 없다. 다만 채굴이 잘 되는지 확인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니까 PC마다 모니터를 연결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여러 대의 채굴용 PC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PIP(Picture in Picture) 기능을 지원하는 모니터를 추천한다.
PIP는 두 대 이상의 입력 소스에서 들어오는 화면을 디스플레이 하나에 동시에 띄우는 기능이다. 그러니까 모니터 하나에 두 대 이상의 채굴용 PC를 연결하고 같이 보면 된다. LG전자나 경성GK, 와사비망고 등 다양한 제조사가 PIP 기능을 지원하는 모니터를 선보이고 있다.
한만혁 기자 mha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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