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가 지닌 의미는 각별하다. 90년 말 대대적인 흥행으로 PC방 부흥을 이끌었고, 나아가 남녀노소 함께 즐기는 국민게임의 지위를 획득했다. 또한 ‘스타 프로리그’를 통해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여러 프로게이머와 명승부를 배출한 e스포츠의 요람이기도 하다. 비록 이제는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등 신흥 종목에 자리를 내주고 소규모 대회 정도만 간간히 개최되지만, 여전히 뭇 게이머의 가슴 한 켠엔 ‘스타 프로리그’ 추억이 남아있다.
20년 세월을 넘어 이제 2주 후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출시된다. 게임 자체에 대한 기대감도 물론 크지만, 이를 통해 ‘스타 프로리그’가 부활하길 바라는 목소리야말로 여러 커뮤니티를 가득 채우고 있다. 과연 ‘스타크래프트’는 e스포츠 주축으로 다시금 우뚝 설 수 있을까? ‘GG 투게더’ 행사가 열리는 부산 광안리에서 전설적인 프로게이머 임요환, 박정석, 이윤열 이영호, 이제동, 김택용, 국기봉, 그리고 해설가 김정민, 캐스터 전용준, 엄재경을 만났다.
▲ '스타크래프트' 전설의 프로게이머 김택용, 임요환, 박정석, 이윤열, 국기봉, 이영호, 이제동,
해설가 김정민, 캐스터 전용준, 엄재경 (사진출처: 게임메카)
‘스타: 리마스터’ 출시와 함께 단축키 변경이 가능해져 화제를 모았다. 선수들의 입장이 궁금하다
임요환: 어차피 ‘스타 2’로 전환한 후로 ‘스타’에서 손을 땐지 오래라 단축키가 기억나지 않는다. ‘스타 2’ 때도 입맛에 맞게 키를 전부 바꿔 썼기에 이번에도 잘 활용할 것 같다.
박정석: 난 잘 활용할 자신이 없다. ‘스타 2’도 처음 나왔을 때 적응을 잘 못했는데.
이윤열: 아마도 유저 분들이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지 않겠나. 분명 키 변경이 실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 같은 올드 게이머에게는 귀찮기도 하다.
이영호: 고집이 강한 편이라 ‘스타 2’ 때도 아무것도 안 바꾸고 기본 키로 플레이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
다들 ‘스타: 리마스터’ 해봤을 텐데, 감상이 어땠나
임요환: 따로 게임을 제공받은 것은 아니고 홍보영상 찍을 때 잠깐 맛봤다. ‘스타’가 1.16패치 이후로 관리를 받지 못하고 그래픽도 이제와 보면 플래시게임 같은데, 블리자드가 새 시대에 어울리는 멋진 옷을 입혀줬다. 이번 리마스터를 계기로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아 하나의 문화로서 오랫동안 사랑 받길 바란다.
박정석: 블리자드코리아에 초청받아 한 판 정도 해봤다. F5 버튼 하나로 간단하게 기존 그래픽과 교체가 가능하다는 점이 놀라웠다. 마치 내가 하고 있는 게임이 ‘스타’가 아닌 것 같았다. 특히 유닛이 파괴될 때 연출이 아주 인상 깊다.
이윤열: BJ이기에 여전히 ‘스타’를 즐기는 일반 유저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있다. 일례로 ‘캔낫(맵에 존재할 수 있는 유닛 수가 최대 1,700개로 고정되어 이를 초과하면 강제 취소되는 현상)’을 고쳐달라고 정식으로 건의하기도 했다.
이영호: 나 또한 BJ 활동을 하며 옵저버(관전자) 역할을 많이 맡는데, 사실 ‘스타’는 옵저버를 위한 기능이 별로 없다. 이런 부분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동: 영상만 봤을 때는 기존 게임과 이질감이 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직접 해보니 ‘스타’ 게임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e스포츠 등으로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
▲ '스타: 리마스터'는 기존 게임성을 최대한 그대로 보존한 것이 특징 (영상출처: 블리자드)
‘스타’가 출시된 지 어느덧 20년이 지났다. 각자에게 ‘스타’는 어떤 의미인가
김택용: 인생 그 자체다. 12~13년 정도 즐겼고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 어린 시절에도 공부보다 더 많이 했으니. 그만큼 가장 소중하게 느끼는 게임이다.
임요환: ‘스타’ 프로게이머를 10대 후반에 시작해 30 초반에 마무리했다. 그만큼 꽃다운 청춘을 다 받쳤고, 이제는 내 자식처럼 잘되기만을 바라는 입장이다.
박정석: 내 인생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긴 게임이다 다른 게임은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다. 아케이드게임이나 ‘리그 오브 레전드’ 정도? 힘들거나 슬플 때, 연인과 이별했을 때도 ‘스타’를 하면 모든 것을 잊고 몰입하게 된다. 그렇기에 늦은 나이지만 다시 한번 도전하고픈 각오다. ‘스타: 리마스터’가 도화선이 되어 리그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 은퇴한 후배들도 처음부터 원해서 BJ가 된 것은 아니다. 리그가 사라지고 새로운 일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된 것.
이윤열: 98년부터 ‘스타’를 직업으로 삼았으니 어느덧 19년 경력이다. 인생 전체에서 ‘스타’ 프로게이머였던 기간이 나머지보다 더 많고, 아예 ‘공허의 유산’ 출시 행사장에서 결혼까지 했다. 이제는 ‘스타가’ 가족이나 다름없다.
이제동: 어려서부터 한빛소프트배, 코카콜라배 리그를 보며 프로게이머를 꿈꿨고, ‘스타’를 통해 마침내 꿈을 이뤘다. 선수 생활을 하며 많은 것을 포기하고 또 얻기도 했다. ‘스타’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가 하면 너무나 큰 행복을 느꼈다. 애증 관계랄까, 고맙기도 밉기도 한 복잡한 감정이다.
김정민: 선수들과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블리자드가 ‘불후의 게임플레이’라는 약속처럼 향후 지속적인 관리로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혹시 아는가, 이번 블리즈컨에서 ‘스타: 리마’ 신규 유닛이라도 공개할지.
전용준: ‘스타’는 나에게 축복이다. 본래 야구 중계가 하고 싶어 캐스터가 됐는데, 99년 처음 게임을 접하고 ‘아 난 게임을 전문으로 해야겠다’ 다짐하고 사직서를 썼다. 이제는 온갖 게임 행사 사회를 보고 많은 분들이 날 알아본다. 내가 이렇게 유명해질 줄은 부모님도 몰랐을 것. ‘스타’는 나 스스로를 재평가하고 재발견하게 해줬다.
엄재경: 99년 ‘스타크래프트’ 첫 e스포츠 경기를 내가 중계했다. 그 다음해 ‘스타 프로리그’ 정식 발족과 함께 아이가 태어났는데, 리그와 아이 모두 무럭무럭 자라더라. 대회가 사라지며 마치 아이를 잃어버린 듯한 상실감이 들었는데, ‘스타: 리마’를 보니 집 나간 자식이 장성해서 돌아온 그런 들뜬 기분이다.
▲ 모든 선수가 '스타'를 가족이나 친구처럼 소중한 존재라고 얘기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오늘 이벤트 매치에는 어떤 각오로 임할 생각인가?
김택용: 보여주고 싶은 유닛이 많은데 열심히 하다 보면 또 다양하게 선보이기 어려워 고민이 됐다. 그래도 역시 열심히 하기로.
임요환: 마지막 ‘임진록(홍진호와의 라이벌 매치)’을 패배했던 것을 기억하는데 마침 만회할 좋은 기회다. ‘스타’를 접은 나와 달리 진호는 평소에도 두어 판씩 즐겨 한다고 들었다. 벼락치기한 토끼가 꾸준한 거북이를 이기는 통괘한 장면을 연출하겠다.
박정석: 이벤트전이니만큼 초반에 빨리 끝내버릴지 여러 유닛을 운영할지 고민 중이다.
이영호: 최대한 재미있고 멋진 게임을 하고자 한다.
이제동: 나도 마찬가지다. 이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스타: 리마스터’가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멋진 경기를 선보이겠다.
해설진은 ‘스타: 리마스터’ 중계를 위해 어떤 준비를 갖췄나
김정민: 해설진도 설레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 최초로 ‘스타: 리마스터’ 경기 중계를 한다는 감격과 그만큼 제대로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오늘 경기를 통해 ‘스타’에 새롭게 입문하는 세대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모두가 이해하기 쉬운 중계를 하겠다.
전용준: 그간 여러 ‘스타’ 대회에서 중계 제의가 왔지만 모두 고사해왔다. 그럼에도 ‘스타: 리마스터’ 출시라는 중요한 대목에서 불러주어서 고맙다. 아직 현역으로 뛰는 선수도 경기에 참여하는 만큼 제대로 된 중계를 하고자 공부를 많이 했다. 오늘 즐거운 추억을 남기리라 100% 확신한다.
엄재경: 오늘 행사장에 와서 여러 선수들을 보니 제대한 군대 시절 전우들을 다시 만난 기분이다. 중계는 즐겁고 재미있게 진행할 생각이며 경기 양상에 따라 더욱 흥분할 수도 있겠다.
▲ 해설진 역시 리마스터를 도화선 삼아 프로리그가 부활하길 기대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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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1998. 11. 30
- 플랫폼
- PC
- 장르
- 전략시뮬
- 제작사
- 블리자드
- 게임소개
-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확장팩이다. '스타크래프트'의 엔딩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에는 테란과 저그는 2가지, 프로토스는 3가지 유닛... 자세히
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orks@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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