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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의 미래, HDR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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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디스플레이 업계의 화두는 화질이다. 제조사들은 보다 나은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 기술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HDR(High Dynamic Range) 역시 화질을 강화하기 위해 탄생한 기술이다. 초기에는 TV에 국한되었던 HDR 기술이 이제는 PC 모니터까지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밝은 건 밝게, 어두운 건 어둡게

 

결론부터 말하자면 HDR는 명암과 색상의 표현 범위를 넓혀 사람이 눈으로 보는 것 같은 화질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출처: 벤큐>

 

보통 사람의 눈은 암흑인 0니트에서 4만니트의 밝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디스플레이는 기술적 제약 탓에 100니트까지만 표현한다. 이를 보완한 것이 바로 HDR 기술이다. HDR은 1,000니트 이상의 밝기를 표현하고 10억개 이상의 색을 표현한다. 덕분에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밝은 부분은 더 밝게 보여 준다.

 

예를 들어 메탈에 반사된 빛이나 밤하늘에 빛나는 별, 저녁 노을, 빛과 그림자가 대비되는 풍경을 실제 눈으로 보는 것처럼 보여준다. 세밀한 부분도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심지어 3D 영상도 아닌데 입체감까지 살아난다.

 

물론 UHD도 좋은 화질을 구현한다. 하지만 이는 한 화면에 많은 화소를 넣어 선명도를 높이는 것. HDR과는 차이가 있다.

 

 

HDR에 열을 올리는 건 돌비다. 자사 HDR 기술인 돌비 비전을 통해 실제 창 밖을 보는 것 같은 생생한 영상을 구현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내 평생 기다리던 것”이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 돌비는 현재 영화사와 스튜디오에 이 기술을 배급하고 있다. 덕분에 돌비 비전을 적용한 TV와 영화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아마존 비디오 등 스트리밍 서비스도 HDR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지원하는 기기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TV를 시작으로 콘솔 게임기인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원S와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가 HDR을 지원한다. 엔비디아 쉴드, LG전자 G6,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 엑스페리아 XZ 등 태블릿과 스마트폰도 HDR을 담고 있다.

 

 

PC 모니터까지 확장

 

최근에는 PC 시장까지 HDR 기술이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엔비디아 지포스 GTX10 시리즈와 AMD 라데온 RX400 시리즈 그래픽카드가 HDR 기능을 지원한다. AMD의 경우 HDR 기술을 적용한 프리싱크2(FreeSync2)를 발표하기도 했다. 자사 GPU를 이용해 응답속도, 명도, 블랙 컬러 레벨을 강화해 색재현율을 높인 것. 쉐도우 워리어2와 스타워즈 배트프론트, 니드포스피드 등 HDR을 지원하는 PC 게임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AMD는 HDR 기술을 적용한 프리싱크2를 발표했다

 

지난해부터는 HDR을 지원하는 모니터도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명암비와 밝기가 강화된다. 일반 모니터의 경우 보통 1,000:1의 명암비를 지니지만 HDR 모니터는 그 이상으로 올라간다. 밝기 역시 250cd/㎡에서 350cd/㎡ 이상으로 높아진다.

 

단 아직 활발한 건 아니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 기준으로 10종이 채 안 된다. 중소 기업의 진입 장벽이 높은 탓이다. 문제는 기술력. 모니터의 핵심 부품인 AD보드에 HDR 기술을 지원하는 칩셋을 넣어야 하는데 호환성이나 버그를 해결하는 게 중소기업에게는 버거운 일이다.

 

판매량도 아직은 미비한 수준이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모니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2% 수준이다. 그나마 6월 들어 겨우 1.2%를 넘었을 정도. 주로 콘솔과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이 찾는다. 또한 나중을 위해 미리 준비하는 소비자도 있다.

 

 

그 중 잘 나가는 건 삼성전자 C32HG70다. 지난 6월 출시한 모델로 올해 상반기 판매된 HDR 모니터 중 약 41.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460*1,440 해상도를 지원하며 1,800R 곡률을 적용한 32인치 커브드 모니터로 350cd/㎡ 밝기와 3,000:1 명암비를 지원한다. 색 표현 영역도 높다. 미국 헐리우드 영화 제작 스튜디오에서 기준으로 사용하는 DCI-P3(디지털 시네마 색 표준)은 95%, sRGB 125%를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게이밍 모니터로 접근하고 있다. 1ms의 빠른 응답속도와 144Hz 주사율, AMD 프리싱크2를 더해 기존 모니터보다 디테일하고 세밀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HDR을 지원하는 32인치 모니터 32UD99를 선보였다. UHD(3,840*2,160) 해상도에 HDR 기술을 더한 것. 최대 밝기가 일반 모니터보다 2배 이상 높고 약 10억 개 색상을 표현한다. 색상 표현도 정확하다. 이 제품에 적용된 IPS 패널은 DCI-P3를 95% 충족한다.

 

베젤 두께를 최소화한 것도 특징이다. 회로와 부품이 들어 있는 하단 베젤을 9.7mm로 줄여 고급스러움과 몰입감을 강화했다. UHD 해상도를 위해 HDMI, DP포트, USB 타입-C 등 단자도 넣었다.

 

 

외산 모니터 제조사 중에서는 벤큐 SW320 아이케어 무결점이 대표적이다. 사진작가와 전문가를 주요 타깃으로 잡고 있는 것이 특징. UHD와 HDR 기술을 적용했으며 어도비 RGB 99%와 sRGB 100%, PCI-P3, HDTV 표준색 큐격인 Rec. 709를 지원한다. 10억개 이상의 색상을 표현하는 건 기본. 기존 모니터처럼 차광후드를 제공해 편의성을 높였다.

 

 

중소기업 중에서는 와사비망고가 유일하다. UHD320/UHD430 리얼4K HDMI 2.0 재은이 HDR, 340UC 리얼 HDMI 2.0 커브드 재은이 HDR 등 3가지 모델을 선보이는 중. 모니터용 AD보드를 직접 생산하고 있었기에 HDR 기술을 빠르게 적용했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이다.

 

UHD320과 UHD430은 HDMI2.0, 디스플레이포트1.2를 통해 60Hz의 UHD(3,840*2,160) 해상도를 지원한다. UHD320의 경우 밝기는 350cd/㎡, 명암비는 1,000:1이다. UHD430은 400cd/㎡, 밝기와 1,200:1 명암비를 지원한다. 덕분에 넓은 색 영역과 높은 색 대비로 세밀하고 생생하게 표현한다. 340UC는 2,000R 곡률을 지닌 34인치 모니터다. 3,440*1,440 해상도를 지원하며 350cd/㎡ 밝기와 3,000:1 명암비를 지닌다.

 

와사비망고는 중소 기업답게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고 있다. 기존 동급 모니터에 비해 약 3만 원 정도만 더 내면 HDR 기술이 들어간 제품을 구할 수 있다. 타사보다 빠르게 기술을 적용한 만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참고로 와사비망고는 추후 출시하는 UHD 모니터에는 모두 HDR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HDR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표준으로 거론되는 기술이다. 물론 모니터 시장도 피해갈 수는 없다. 특히 UHD를 지원하는 대형 모니터는 필수 항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그 시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를 수도 있다. 올해 하반기가 되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올 정도. 중국에서 HDR 기술을 지원하는 AD 보드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중소기업들이 적극 뛰어 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물론 그 전에 가격과 콘텐츠의 보급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한만혁 기자 mha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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