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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밍 성능 향상의 아이템, 인텔 옵테인 메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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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옵테인(Optane) 기술은 공개하자마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3D X포인트(XPoint) 기술로 개발한 이 메모리는, 휘발성 메모리(전원이 차단되면 데이터 소멸)의 빠른 속도와 비휘발성 메모리(전원이 차단되어도 데이터 유지)의 저장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

 

▲ 새로운 개념의 메모리 모듈로 주목받은 인텔 옵테인 기술

 

현재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인텔 옵테인 메모리’는 16GB와 32GB 용량의 제품이다. 주로 HDD의 느린 속도를 보조하는 캐싱 메모리의 역할을 한다. 여러 리뷰 및 벤치마크에서 공통적으로 HDD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결과를 보여주면서 PC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았다. 다만 이미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된 SSD의 장벽을 뛰어넘기에는 임팩트가 부족했다. 

 

하지만, 당신이 게이머라면 옵테인 메모리에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HDD의 성능을 높이는 건 기본이고, 시스템 메모리(이하 램, RAM)를 대체·보완하는 역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DRAM 가격이 폭등해 DDR4 8G 램 단품이 거의 10만 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는 옵테인 메모리의 가치가 더 커진다. 아래의 글을 통해 더 자세히 살펴보자.

 

 

 

램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 메모리 모듈을 쓴 모든 제품의 가격이 높아지고 있다

 

옵테인 메모리에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 바로 램 가격의 폭등이다. DDR4 출시 초반 3만 원 전후의 가격을 보이던 8GB 램이 지금은 10만 원을 넘어서기 일보 직전이다(2017년 9월 28일, 다나와 최저가 기준, 삼성전자 DDR4 8G PC4-17000 제품, 99,000원)

 

DRAM의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면서 이를 쓰는 모든 제품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당연하게도 이는 곧 PC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특히 높은 사양이 필요한 게이밍 PC라면 말할 것도 없다. 게이머가 신경써야할 부분은 메모리와 저장장치뿐만 아니라 그래픽카드(그래픽카드 역시 DRAM을 사용한다)부터 케이스, 각종 게이밍기어까지 다양하기에 지금 PC 구입이나 업그레이드 계획을 세운 이들이라면 부쩍 올라간 견적 금액에 두통을 겪을지도 모른다.

 


옵테인 메모리가 램을 대체할 수 있다?

 


▲ 인텔 옵테인 메모리

 

인텔 옵테인 메모리는 HDD의 자주 쓰는 데이터를 학습하고 저장해 종래에는 저장장치의 성능을 높여주는 캐싱 기능에 주력하고 있다. 확실히 옵테인 메모리를 쓰면 HDD를 SSD에 근접한 속도의 저장장치로 탈바꿈시켜 준다. (단 인텔 7세대 i코어 프로세서(i3/i5/i7)와 인텔 200 시리즈 칩셋을 쓴 메인보드에서만 가능하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소식이 들어왔다. 인텔 옵테인 메모리를 쓴 PC에서 ‘램 증설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즉 옵테인 메모리를 쓴 시스템에서는 램 용량이 부족해도 게임에서 성능 향상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게임에서도 옵테인 메모리를 통한 성능 향상이 포착됐다. 배틀그라운드는 넓은 맵과 100명 동시 접속이라는 점, 평균 이상의 그래픽으로 시스템 자원을 많이 요구하는 게임 중 하나다.

 


옵테인 메모리의 램 대체 효과, 정말 있는 걸까?

▲ 배틀그라운드에서 인텔 옵테인 메모리의 효과를 테스트 했다.

 

인텔 옵테인 메모리를 사용한 시스템과 그렇지 않은 비옵테인 시스템을 통해 옵테인 메모리 성능 향상이 있는지 실제로 테스트 해봤다.

 

 

 

▲ 1,920x1,080 해상도와 울트라 옵션에서 진행했으며 모두 지도의 해당 지역 인근에서 테스트했다

 

 


▲ 4GB 램으로는 위와 같은 강제종료 메시지를 자주 볼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램 4GB 이하이면 쾌적한 게임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하다. 개발사가 공개한 권장 최소사양도 6GB 이상의 램을 요구한다. 실제 게임을 실행해 봐도 4GB 단일 램에서는 게임에서 튕기는 증상이 잦아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렵다.

 

  


▲ 4GB 단일 램 + 옵테인/비옵테인 시스템 측정결과. 같은 사양이라도 옵테인의 유무에 따라 차이가 크다

 

그런데 실제로 옵테인 메모리를 장착한 후 배틀그라운드를 실행해 본 결과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원래는 프레임이 형편 없고, 종종 강제종료되어서 게임이 거의 불가능한 DDR4 4GB 단일 램 시스템에서도 옵테인 메모리를 사용했더니 배틀그라운드의 원활한 실행이 가능했다. 이는 옵테인 메모리가 시스템 메모리 캐싱과 유사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시스템 메모리 용량을 8GB로 바꿔도 상당한 향상이 있다

 

램 용량 4GB에 이어 8GB에서도 배틀그라운드 테스트를 진행해봤다. 그 결과, HDD만 장착한 시스템은 램 용량을 8GB로 늘려도 게임이 불가능할 정도로 프레임이 낮다. 배틀그라운드는 8GB 이상의 램 용량을 점유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 느린 HDD에 캐싱 용도의 페이지파일을 만들다 보니 HDD가 감당을 못하고 프레임이 곤두박질 친 것이다. 

 

HDD+옵테인 메모리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HDD+SSD를 사용한 것과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비단 배틀그라운드에서만이 아닌 대부분의 게임에서 같은 결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속도가 빠른 옵테인 메모리가 마치 램처럼 게임의 정보를 머금고 있기 때문에, 느린 HDD를 여러번 거치지 않아서 쾌적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옵테인 메모리로 램 대체하기. 득일까, 실일까?


▲ 옵테인 메모리 시스템은 성능과 경제적인 면에서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다 

 

 

위에서 배틀그라운드를 통해 인텔 옵테인 메모리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을 간단히 알아봤다. 분명 옵테인 메모리가 게임 성능 향상에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비슷한 성능의 '비옵테인 시스템'과 '옵테인 메모리 장착 시스템'의 가격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비슷한 용량과 성능을 갖춘 두 시스템을 비교해보면 옵테인이 적용된 시스템이 훨씬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나와 온라인 견적가(2017년 9월 28일 가격)를 기준으로 비교해 봤다. 옵테인 메모리를 사양하면 전체 견적 금액이 약 20만 원 가까이 저렴해진다. 때문에 옵테인 시스템의 이런 가격적 우위는 적어도 DRAM 가격이 고공행진을 벌이는 동안에는 게이밍 PC, 또는 사무용 PC의 업그레이드를 고려하려는 이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옵션으로 다가올 것이다.

 


게이머라면 주목해야 할 아이템, 인텔 옵테인 메모리

 

 

캐싱 메모리만으로도 HDD를 SSD에 근접할 정도로 성능을 강화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단 인텔 옵테인 메모리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호환성이 좋지 않다는 것. 주 저장장치(C 드라이브)만 연동해야 한다는 점, 인텔 7세대 코어 i 프로세서와 200 시리즈 칩셋의 메인보드에서만 작동한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후자의 경우 CPU의 세대교체가 계속해 이뤄진다면 자연스레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지만, 주 저장장치에만 옵테인 메모리가 적용되는 점은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요즘 대부분의 유저들이 C 드라이브를 HDD가 아닌 SSD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옵테인 메모리가 램 역할까지 맡을 수 있다는 것은 꽤 고무적인 일이다. 옵테인 메모리의 새로운 구매 포인트가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램 용량이 약간 부족한데, 램 가격이 너무 비싸 업그레이드를 못하는 사용자라면 옵테인 메모리 16GB 제품(2017년 9월 29일 기준, 다나와 최저가 56,000원)을 고려해볼만 하다. C드라이브로 HDD를 쓰고 있다면 성능향상 + 램 증설(캐싱) 효과를 꾀할 수 있겠다.

 


▲ 아직 호환성은 부족하지만 성능 향상 효과는 분명한 옵테인 메모리

  

DRAM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요즘, 당분간 떨어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게이밍 PC를 구입하려는 많은 이들이 예전에 비해 더 많은 예산을 잡아야 하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이럴 때 옵테인 메모리는 게이밍 PC를 구입하려는 이들에게 가뭄에 단비같은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인텔 옵테인 메모리 시스템은 PC 구입 예정인 이들이라면 고려해 볼 만한 옵션이 될 것이다.

 

 

기획, 편집 / 송기윤 iamsong@danawa.com
글, 사진 / 박선중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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