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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한 번쯤은 눈에 들어온 문장이 있을 것이다. 어떤 회사, 어느 직군을 선택하더라도 필요하다고 하는 '원만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도대체 '원만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일까? 구직자가 모두 국민 MC 유재석 급의 달변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일까?
이처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궁금증을 품고 있는 구직자를 위해 넥슨 레드 황의권 기술관리총괄이 나섰다. 자신이 입사할 때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린 그가, 취업을 앞둔 지망생에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팁을 전했다.
▲ 강연을 맡은 넥슨 레드 황의권 기술개발총괄 (사진: 게임메카 촬영)
좋은 메시지 쓰려면, 제목과 첫 문장에 핵심을 담아라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황의권 총괄은 커뮤니케이션을 "인간이 사회 생활을 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은 조직의 효율성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사람들이 누군가를 평가할 때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기준이 된다. 아무리 개인 역량이 뛰어나다 할지라도, 커뮤니케이션을 못하면 평가가 떨어진다. 최근에는 역량만 뛰어난 소위 '까칠한 괴짜'를 기피할 정도다.
특히 게임사에서는 기획이나 프로그래밍, 아트, 사운드, 사업부 등이 함께 협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게임업계 지망생이 반드시 지녀야 할 덕목이다.
▲ 거의 모든 직군이 원만한 커뮤니케이션을 요구한다 (자료출처: 넥슨 채용 사이트)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까? 황의권 총괄은 모든 커뮤니케이션에 송신자와 수신자가 있음을 명심하라고 조언했다. 이메일을 보내건 회의를 하건, 말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말을 하는 송신자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좋은 메시지를 작성해야 한다.
좋은 메시지는 읽고 듣기 편해야 한다. 황의권 총괄은 "심리학 교과서 첫 줄에는 사람이 인지적 구두쇠라고 나온다. 모든 내용에 일일이 머리를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마찬가지다. 메시지 핵심을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업무 메일은 반드시 두괄식으로 구성해야 한다. 수신자가 제목과 첫 문장을 봤을 때 핵심 용건을 파악할 수 있어야 좋은 메시지인 것이다. 만약 두괄식 메시지 작성이 어렵다면 메일 제목에 용건을 쓰고, 본문에서 인사말 직후 메일 제목을 한 번 더 쓰는 기계적인 방식이라도 사용하라고 추천했다.
▲ 두고라식으로 작성해야 핵심을 파악하기 쉽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또한, 군더더기를 최대한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만약 특정 상대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상황이라면 인사말은 가볍게 던지며 용건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 호칭도 최대한 정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게임사에는 팀장급이었지만, 개발에 전념하겠다며 다시 팀원으로 내려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렇다 보니 호칭을 정리하기가 복잡해 '~님'으로 통일시키면 좋다고 한다.
메일 외에 발표 자료를 만들 때도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슬라이드를 만들 때, 한 화면에 너무 많은 글을 넣으면 보는 사람들이 발표자의 말과 제스쳐에 집중하지 못하고 쉽게 지친다. 영어권에서는 아예 슬라이드에는 글을 7줄만 넣고, 각 줄에는 7단어를 넘지 않게 하라는 '7x7 룰'이 있을 정도다. 따라서 최대한 간결하게 슬라이드를 작성하는 것이 발표 완성도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이 밖에도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 시청각 자료를 적당히 사용해 청중의 호응을 끌어내는 것도 좋은 발표를 만든다.
반대로 수신자는 불명확한 점이 있다면 즉시 피드백을 해야 한다. 메시지에서 빠진 맥락이나 내용이 있다면 반드시 되물어서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 특히 황의권 총괄은 면접에서도 되묻기가 좋은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면접관이 두리뭉실한 질문을 했을 때는 면접자가 상호 피드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체크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황의권 총괄은 "되묻는 것은 절대 마이너스 요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신자와 송신자 양쪽이 적극적으로 소통할 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다.
▲ 되묻는 것이 절대 마이너스가 아니라는 황의권 총괄 (사진: 게임메카 촬영)
효율 만으로는 부족하다, 커뮤니케이션에 기름칠을
물론 효율성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 특히 메일과 같은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의 경우, 비언어적으로 소통하는 몸짓이나 자세, 표정, 억양 등이 배제되고 딱딱한 활자만 보기 때문에, 수신자가 메시지를 공격적으로 해석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황의권 총괄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약간의 '기름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기름칠'이 필요한 걸까? 가장 먼저 상대방을 존중하는 느낌을 줘야 한다. 실제로는 별로 미안한 일이 아니지만,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때 '바쁘신데 죄송하지만' 과 같은 추임새를 넣으면 좀더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미안하다는 말은 너무 많이 반복하면 비굴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비슷한 표현을 찾아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같은 말이라도 공격적인 표현을 줄이면 훨씬 좋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상대방이 말을 잘 못 알아들었을 때, "혹시 제 말을 못 알아들으셨나요?"라고 묻는 것 보다는 "제 말이 좀 빨랐나요?"라며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만든다고 한다. 이처럼 효율성과 함께 상대방을 배려하는 언행이 원만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황 총괄은 기업들이 요구하는 '원만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란, "당신이 입사해서 회사가 커뮤니케이션으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길 바란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깥에서는 격식을 중요시하는 회사가 많지만, 게임업계는 그렇지 않다. 넥슨은 게임 업계에서도 효율성을 중시한다"고 덧붙였다.
▲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연봉을 높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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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에버퀘스트 기행기를 읽던 제가 게임메카의 식구가 되었습니다. 언제까지나 두근거림을 잊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hunsang1230@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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