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에 역전, T1 혈전 끝에 담원 잡고 LCK 첫 승 신고

T1이 혈전 끝에 담원게이밍을 잡아내며 2020년 LCK 정규 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T1은 5일, LoL 파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19 LCK 스프링 정규 시즌 개막전에서 담원게이밍을 2 대 1로 잡았다. 세트 스코어는 물론 경기 내적으로도 두 팀이 주고 받는 주도권 싸움이 강한 인상을 남긴 명경기였다.

1세트부터 두 팀은 개막전에 걸맞는 재밌는 경기를 선보였다. 궁극기를 중심으로 한타 조합을 설계한 T1과 궁극기보다 각 챔피언 시너지 효과에 무게를 둔 담원게이밍은 경기 내내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많은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특히, 담원게이밍 탑 라이너 '너구리' 장하권의 모데카이저와 T1 봇 라이너 '테디' 박진성의 미스 포츈이 번갈아 솔로킬을 만들어내며 경기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게 했다.

기점은 27분 경에 진행된 바론 앞 한타였다. 담원이 '캐니언' 김건부가 없는 상태에서 적 미스 포츈과 레오나를 잡아내고 2 대 1 교환을 이뤄낸 것이다. 이후 바론을 공격하며 T1을 끌어들인 담원은 이어지는 한타에서도 대승을 거두며 적진으로 진격했다. 쌍둥이 타워 하나를 남겨놓은 상태에서 테디가 개인 기량으로 적의 전진을 한 차례 막아내며, T1은 바론과 용을 모두 획득하는데 성공했으나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마지막 한타에서 담원이 승리하며 1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는 T1이 '페이커' 이상혁 활약에 힘입어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세트에 담원은 장기전으로 갈수록 T1이 부담을 느낄 만한 스노우볼 굴리기에 적합한 조합을 골랐다. 하지만, 페이커의 르블랑이 위기의 순간마다 적의 압박을 피해 딜을 넣으며 기세를 높였다. 반대로 담원은 연이은 실수로 경기 주도권을 갖고 있었음에도 계속 한타를 패배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2세트 중반 장로 드래곤과 바론이 맵에 동시에 등장했을 시점에 보여준 T1 판단력은 왜 이 팀이 2019년 최고의 LCK 팀인지 알려주는 듯 했다. 한타가 벌어진 직후 서로 기술을 소모한 담원게이밍과 T1은 각각 장로 드래곤과 바론으로 향했다. 장로 드래곤 처형 효과가 더 좋다는 해설진 예측과 달리 T1이 바론 효과에 힘입어 적의 진격을 막아내는데 성공하고, 결국 최후의 한타에서 승리하면서 47분에 달하는 긴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3세트도 역전에 역전이 계속된 경기였다. 신규 영웅 세트에 트리스타나, 블리츠크랭크 등으로 한타 열기에 좋고, 화력도 준수한 조합을 구성한 T1과 달리 담원은 케일, 오리아나, 아펠리오스 등 후반을 바라보는 조합을 택했다. T1은 중반까지 한타를 비롯해 여러 전투에서 승리하며 주도권을 가져갔다. 

하지만 '에포트' 이상호가 블리츠크랭크 그랩 실수로 바론 앞에서 끊기면서 담원이 바론을 가져갔고, 기세를 이어 적 미드 포탑 등을 밀어내며 힘을 비축했다. 이어지는 한타에서도 이겨 한 차례 더 바론을 가져갔고 글로벌 골드량도 역전했다.

그러나 극적인 순간에 T1의 전투력이 빛났다. '로치' 김강희의 세트가 한타에서 적 3명을 상대로 오래 버텨내며 담원 진형이 무너졌고, 이에 힘입어 T1이 한타에서 대승하며리 장로 드래곤과 바론을 모두 가져갔다. 이후 담원 본진에서 오래 대치 구도가 이어졌으나 바론과 장로 버프를 바탕으로 적 타워와 넥서스를 공략한 T1이 승리를 차지했다.

3세트에 걸친 혈전이었고, 모든 경기가 45분이 넘어가는 장기전이었다. 두 팀 모두 뛰어난 경기력을 바탕으로 높은 집중력을 보여줬지만 결국 디펜딩 챔피언 T1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뛰어난 판단력을 보이며 짜릿한 개막전 승리를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