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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되네? 명일방주 세계관에 숨겨져 있는 세계사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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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제국이 모티브인 우르수스 제국 청소년들의 뒷이야기를 담은 '우르수스의 아이들' (사진제공: 요스타)

명일방주의 공간적 배경은 현실세계와 유사한 자연환경을 지닌 가상의 행성 ‘테라’다. ‘재앙’이라는 정체 모를 대규모 자연재해가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이동도시’라는 독특한 거주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 현실과 다르다. 또한 행성 거주민들이 인간과 동물의 모습이 섞인 ‘수인(獸人)’이라는 것도 독특하다. 이 외에도 미지의 광석 오리지늄, 이를 활용한 아츠(마법) 등 명일방주는 현실에선 볼 수 없는 판타지-SF 요소가 가득하다. 

그런데 게임을 하다 보면 캐릭터와 세력 이름, 각종 사건 등에서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이는 현실에서 얻은 다양한 모티브가 게임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등장세력들은 역사상 실존했던, 또는 지금까지 존재하는 국가 또는 세력에서 영감을 얻었고, 여러 수인 종족 역시 세계사 속 종족집단에서 착안했다. 인명이나 지명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명일방주 세계관을 깊게 파고들다 보면, 세계사나 세계지리 지식이 자연스레 쌓이는 기분이 들 정도다. 게다가 이 같은 현실세계와의 연관성을 알고 난 후 게임을 즐기면 세계관이 더 흥미롭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명일방주 세계관에서 찾을 수 있는 현실 모티브를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 곰들이 여럿 등장하는 명일방주 우르수스의 아이들 소개 영상 (영상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채널)

위험한 책을 읽고 있는 여고생이 있다?

명일방주에 등장하는 주요 세력 중에는 ‘우르수스 학생 자치단’이란 곳이 존재한다. 굼, 지마, 이스티나 등 멤버 전원이 한 눈에 봐도 앳된 외모를 지녔는데, 세계관 속 강대국 중 하나인 우르수스 제국 ‘고등학생’들이 결성한 단체다. 청소년들이 전장 한가운데 뛰어들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지난 29일부터 열린 이벤트 스테이지 ‘우르수스의 아이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르수스 학생 자치단 멤버들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따라 전쟁에 뛰어들게 된 청소년이지만,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명일방주 세계관에서 우르수스인은 우월한 신체 능력을 자랑하는 종족으로, 어린아이가 타 종족 성인 수준의 힘을 자랑한다고 한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우르수스 학생 자치단 멤버 중 가장 나이가 어린 ‘굼’이 두께 50m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철제 금고문을 한 손으로 들고 다닌다. 

▲ 저 무거운걸 가볍다고 들고 다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같은 ‘우르수스 제국’의 모티브는 러시아 제국 또는 소비에트 연방(이하 구 소련)이다. 이는 이름과 외모만 봐도 단번에 알 수 있다. 이름이 러시아 공용문자인 키릴 문자로 표기되며, 외형은 러시아를 상징하는 동물 곰이다. 우르수스(Ursus)라는 명칭 역시 라틴어로 ‘곰’을 의미해 짙은 러시아 색채가 느껴진다.

역사상 러시아 제국과 구 소련은 강압적 통치와 반인륜적 행위로 유명했던 바, 명일방주 속 우르수스 제국도 마찬가지다. 스토리를 감상하다 보면 우르수스 제국이 얼마나 부패했는지 자연스레 알게 될 만큼 자주 언급된다. 감염자에게는 강제노역을 시키거나 격리 수용하는 등 다른 나라보다 더 가혹한 처우를 내리는 곳이기도 하다. 

▲ 시베리아 유형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한 가지 더 언급하면 러시아 제국처럼 귀족과 평민의 신분제가 팽배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를 뒤집어 엎기 위한 사상운동도 펼쳐지고 있는 듯 하다. 실제로 우르수스 학생 자치단 멤버 중 한명인 ‘이스티나’ 손에 들린 책 이름이 ‘마르크스-레닌주의’,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가 ‘변증법적 유물론’이다. 학생 자치단 리더 지마가 2차 정예화 일러스트에서 붉은 깃발을 그냥 휘날리는 것이 아니다.

▲ 유독 눈길을 끄는 '변증법적 유물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붉은 깃발을 괜히 휘날리는게 아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식사 중인 지마(?) 지마와 가장 닮은 곰은 불곰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번에 나오는 신규 캐릭터 로사는 (사진출처: 게임 공식 카페)

▲ '콜라곰'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북극곰이 모티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로도스 아일랜드·용문·사미, 현실에서 찾아보면 다 있다

플레이어인 박사가 소속돼 있으며 주인공 아미야가 리더로 있는 단체 로도스 아일랜드는 표면적으로는 광석병을 연구하고, 감염자를 치료하는 연구기관이지만, 상당한 군사력을 갖춘 무력집단이기도 하다. 구호활동과 전투를 병행한다는 점에서 구호기사단이란 이름으로 잘 알려진 요한기사단을 떠올리게 한다. 11세기에 설립된 요한기사단은 16세기 몰타로 이전하기 전까지 로도스 섬을 근거지로 삼았는데, 명일방주 속 로도스 아일랜드는 여기서 착안한 것이다.

다음으로 1티어 가드 첸의 고향인 용문을 살펴보자. 한자식 도시명과 중국식 캐릭터명, 번화한 도시, 그리고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둔다는 설정에서 홍콩이 떠오른다. 여기에 한가지 더 부연하면, 메인 스토리 6장에서 종주세력으로 보이는 ‘염국’에서 파견한 감찰사로부터 여러 간섭을 받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염국과 용문의 관계는 현대 중국과 홍콩을 떠올리게 한다.

▲ 용문으로 파견된 염국 감찰사. 스크린샷 속 인물은 최근 신규 오퍼레이터로 추가된 레이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스토리상 비중은 적지만 여러모로 준수한 성능을 자랑하는 오퍼레이터 파이어워치와 기타노의 고향도 현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두 캐릭터의 고향은 ‘사미’인데, 현실에서는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러시아 북서부에 걸쳐 거주하는 원주민을 이르는 말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수하면서 국적에 관계없이 ‘사미 의회’를 통해 자치권을 누리고 있다. 사미인과 가장 밀접한 동물은 순록 또는 엘크 같은 사슴과 동물인데, 그래서인지 명일방주 캐릭터 파이어워치와 기타노는 사슴뿔을 지닌 수인이다.

▲ 사슴이 모티브인 캐릭터 기타노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현실에서도 사미인들은 사슴류 동물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진 속 동물은 사슴류 중 하나인 엘크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외에도 바티칸시국에서 착안한 라테라노, 영국과 닮은 빅토리아, 미국처럼 보이는 컬럼비아 등 현실에서 차용한 요소들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명일방주가 매 스테이지마다 지능지수 테스트를 하는 듯한 머리 아픈(?) 게임이지만, 매력적인 세계관과 개성 있는 캐릭터도 갖춘 만큼 이 같은 설정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일 것이다.


▲ 마지막은 보너스. 주인공 아미야와 모티브가 된 동물인 토끼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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