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0일 발매된 기대작 사이버펑크 2077은 최적화 문제와 많은 버그로 비난을 받았다. 콘솔 버전 환불을 시작으로 게임에 대한 혹평이 거세지는 중, 일부 매체들은 사이버펑크 2077 스팀판 유저가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며 PC 버전도 게이머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작성했다.
게임 분석사이트 githyp은 4일, 사이버펑크 2077 스팀 플레이어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githyp는 출시 초기 동시접속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한 사이버펑크 2077이 3주가 조금 넘은 시점에서 동시접속자 22만 2,000명으로 고점 대비 79% 하락했으며, 이는 CD 프로젝트 레드 전작인 위쳐 3에 비해 3배 가량 빠른 하락 속도라고 설명했다. 이 자료를 기반으로 국내/해외 매체 다수가 사이버펑크 2077의 스팀 유저수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인용 보도를 했다.
출시 3주가 약간 넘은 시점에 동시접속자 수가 79% 줄었다는 말은 얼핏 엄청난 추락처럼 들린다. 그러나 실체는 약간 다르다. 멀티플레이 게임에서 이러한 사태가 벌어졌다면 운영이나 콘텐츠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의미하지만, 사이버펑크 2077은 멀티플레이 모드가 없는 순수 싱글플레이 게임이다. 멀티 엔딩을 채택하고 있긴 하지만 2차 창작마당인 유저 MOD가 활성화 되지도 않았고, 오랜 시간 즐기는 샌드박스 꾸미기 요소도 없다시피 하다.
일반적으로 기대작이라 불리는 싱글플레이 위주 게임들은 출시 초기에 예약구매자 등이 한 번에 몰리며 최고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하고, 1달에 걸쳐 빠르게 빠져나가는 그래프를 그린다. githyp 자료에 따르면, 사이버펑크 2077의 경우 출시 첫 날인 2019년 12월 10일 최대 동시접속자 105만 4,380여 명을 기록했으며, 출시 22일차인 2020년 1월 1일 기준 22만 5,960여 명으로 78.56% 감소했다.
과연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빠르게 감소했다'는 표현이 어울릴까? 사이버펑크 2077처럼 스팀 기대작으로 불린 작품 중, 싱글플레이에 집중한 게임들의 동기간 최대 동시접속자 수 변화를 비교해 보면 답이 나온다. 2019년 1월 25일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RE:2는 출시 초기 7만 4,227명의 최대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한 후 22일 만에 9,094명으로 87.74% 감소했다. 2020년 3월 출시된 둠 이터널 역시 10만 111명에서 1만 2,324명으로 87.68% 줄었다.
이외에도 보더랜드 3는 9만 3,820명에서 2만 7,942명으로 70.23%, 크루세이더 킹즈 3는 9만 8,872명에서 3만 8,587명으로 60.97% 감소했다. 앞서 해보기이긴 하지만 기대작으로 칭송받은 발더스 게이트 3의 경우 7만 3,980명에서 1만 2,208명으로 82.71% 감소했다. githyp 기사에서 예로 든 CD 프로젝트 레드 전작인 더 위쳐 3의 경우 동기간 감소폭을 보면 9만 2,266명에서 4만 3,099명으로 53.28% 줄었는데, 이는 싱글플레이 위주 RPG 치고 상당히 선방한 수치다.
전체적으로 보면, 싱글플레이 게임에 있어 3주라는 시간은 최고 동시접속자 수가 반토막을 넘어 2/3 이상 줄어들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입소문을 타고 출시 초기보다 더 많은 유저들이 밀려들거나, 드라마나 영화 제작 등 게임 외적 마케팅 이슈가 발생하거나, 대형 DLC나 확장팩을 출시하거나, 멀티플레이 모드의 힘을 빌리는 방법 등을 동원해야 한다. 다만, 사이버펑크 2077처럼 출시 초기에 엄청난 기대를 불러일으킨 게임의 경우 이러한 반등이 쉽지만은 않다.
사이버펑크 2077은 분명 부족한 완성도와 넘치는 버그, 최악의 최적화로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콘솔 버전에 이어 스팀 유저 수까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방향의 보도는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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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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