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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의원, 자율규제 기대 못 미쳐 확률공개 법제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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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률 공개 등을 포함한 게임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한 이상헌 의원 (사진제공: 이상헌 의원실)

확률 공개 등이 담긴 게임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한 이상헌 의원이 최근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발표한 게임법 반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는 게이머가 원하는 최소한의 알 권리이며, 확률 공개를 메인으로 한 자율규제를 잘 지키고 있다면 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일도 없을테니 이를 법으로 만드는 것을 업계가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의견이다.

이상헌 의원은 18일 최근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의무화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15일,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이상헌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게임법 전부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개정안 내용이 진흥보다 규제에 쏠렸고, 확률 정보 공개에 대해서도 이를 법으로 의무화하는 부분에도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이상헌 의원은 "법안 심사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기에 그 시간 동안 이용자‧업계‧학계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려고 하였으나, 협회의 공식 입장을 보고 의원실의 입장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상헌 의원은 협회가 전부개정안에 크게 반발하는 이유가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에 원인이 있다고 짚었다. 확률형 아이템은 국내 게임사 대다수의 핵심 BM(비지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어 이 의원은 그간 협회와 업계에 수차례 자정 기회가 주어졌으나 이용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나라 확률형 아이템 모델의 사행성이 지나치게 높고 획득 확률이 낮은 데 반해, 그 정보 공개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것이 원인이라고 꼽았다.

현재 게임업계는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 획득 확률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 이용자들은 자율규제가 구색맞추기 식에 불과하다며 지속적으로 법제화를 요구해왔다. 

이상헌 의원은 일본, 미국, 유럽연합, 영국, 중국 등 해외 사례를 들며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전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게임 이용자들이 트럭 시위, 청와대 및 국회 청원, 의견서 전달 등 과거에 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드러내고 집단화되어 행동하고 있는데 협회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협회 주장대로 자율규제 준수율이 80~90%에 달한다면 법으로 만드는 것을 반대할 이유가 없고, 강원랜드 슬롯머신조차 당첨 확률과 환급율을 공개하고 있는데 협회가 왜 확률 공개 의무화를 반대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아이템 획득 확률 공개는 이용자들이 원하는 최소한의 알 권리이며, 법안 심사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으니 협회가 전향적인 자세로 논의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이상헌 의원의 입장 전문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확률형 아이템 법률 규제가 두려운가

게임법 전부개정안에 대한 협회의 공식 입장문에 회답한다-

본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이 다음 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정을 앞두고 있다. 상정된 법안은 심사에 이르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 동안 물 밑에서 이용자‧업계‧학계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려 하였다. 그러나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발표한 공식 입장문을 보니 그냥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이 글을 통해 본 의원과 의원실의 입장을 전하고자 한다.

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전부개정안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 개정안을 만든 문화체육관광부와 본 의원실이 마치 게임산업 적폐와도 같다. 헌법을 위배하고, 게임사의 재산권을 침해하며, 게임 산업을 발전을 가로막는 존재로 표현하고 있다.

협회는 다양한 이유를 들고 있으나, 결국 개정안에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내용이 담긴 탓이 크다. 심정적으로는 일면 이해도 간다. 확률형 아이템은 국내 게임사 대다수의 핵심 BM(비지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법을 통한 규제는 최후의 수단이다. 가급적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그러나 게임 산업계는 여러 차례 주어진 자정 기회를 외면했다. 자율규제는 구색용 얼굴마담으로 전락하였다. 이러는 동안 게임 이용자의 신뢰는 사라졌고, 반대로 불만은 계속 커져 왔다. 결국, 평소 게임 규제를 반대해 온 유저들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만큼은 반드시 규제해 달라는 상황에 이르렀다. 대체 왜인가.

현재 한국식 확률형 아이템(이하 K-BM) 모델은 소비자가 원하는 게임재화를 얻기 위해서 온전히 운에 기대야 한다. 지출해야 하는 금액이 얼마일지 알 수 없고, 상한선도 없다.

문제는, 다수의 게임이 매출을 높이기 위해 K-BM을 활용해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K-BM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매우 크다. 게임 진행 속도, 유저 간 경쟁, 캐릭터 강함의 척도에 이르기까지 중대한 영향을 주도록 게임을 설계한다.

당연히 이 같은 유형의 아이템 획득 확률은 매우 낮다. 물론, 운이 좋다면 소액으로도 낮은 확률을 뚫고 희귀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혹시 이번엔’, ‘이번엔 제발’, K-BM은 이런 방식으로 그 아이템을 뽑을 때까지 계속해서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하도록 사행심을 조장하고, 지출을 유도한다.

한편, 여태까지 게임산업협회는 해외의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의 규제가 심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이번 확률형 아이템 규제 논란에 대해서도 해외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 모델은 있지만 우리나라의 모델과 큰 차이점이 있다. 이용자가 원하는 아이템을 획득하기까지의 기대 금액의 상한선을 정해둔 것이다. 일본은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기댓값의 상한선 5만 엔 이하’, ‘확률형 아이템 결제 1회 금액의 100배까지’ 등 구체적인 방식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이를 초과할 경우 그 금액이나 확률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위 ‘컴플리트 가챠’는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사행성이 너무나도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내에서는 다양한 주장과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다. 그러나 2017년 미네소타주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법안이 제출되었고, 2019년 한 상원의원이 비슷한 성격의 금지 법안을 제출하는 등, 규제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EU의 ‘내수시장 소비자보호위원회’라는 의회 산하 기구는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낸 적이 있다. 일부 확률형 아이템이 소비자에게 도박 중독이나 통제 불가능한 지출과 같은 심리적‧재정적 방식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영국은 정부 차원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도박적 성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조사 결과, 확률형 아이템의 중독성이 강하고 도박성이 높아 이를 도박법에 포함해야 한다는 권고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나왔다. 이에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분류하였으며, 미성년자에게 확률형 아이템 판매를 금지할 것을 유럽 게임심의위원회(PEGI)에 권고하였다.

왕립공중보건학회도 ‘미성년자의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소비 실태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학회는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간주하고 18세 미만 게임에서 삭제하는 등의 보호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네델란드는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과 유사하다고 지적하였으며, 벨기에는 게임 내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였다. 독일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노선을 정하였다고 알려졌다.

중국은 말할 것도 없다. 이미 2017년부터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한 발 더 나가 최근 들어서는 획득 기대 횟수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보다시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는 전 세계적인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사행성을 조장하고 도박성이 강하다는 이유가 대부분이다. 국내 게임 이용자가 우리 게임업계에 비판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2019년과 2020년 한창 이슈가 되었던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논란 당시, 게임산업협회는 ‘게임은 문화다’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등재 반대 운동을 펼친 바 있다. 묘한 점은, 국내 게임 이용자들은 질병코드 등재에 적극  반대하면서도 협회의 캠페인에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냈다는 점이다. K-BM의 높은 사행성과 ‘게임은 문화다’ 캠페인의 취지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부터 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냉소적이기만 했던 게임 이용자들이 최근 들어 ‘트럭 시위’, 청와대 및 국회 청원, 의견서 전달 등 보다 적극적이고 집단화되어 행동하고 있다. 그 움직임이 들불과도 같이 번지고 있다. 게임업계는 언제까지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것인가. 협회는 언제까지 자율규제라는 위선에 기대어 여론을 마주하지 않을 것인가.

본 의원은 엽기적인 내용을 전부개정안에 담은 것이 아니다. 자율규제하던 방식을 법제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처벌하자는 것이다. 협회의 주장대로 자율규제 준수율이 80~90%에 달하고 있다면 전부개정안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지금처럼 확률 공개를 이행하면 법제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처벌받을 일이 없는 것이다.

이미 자율규제로 공개하고 있는 아이템 획득 확률을 법에 명문화하자는 것뿐이다. 하물며 확률 공개는 이용자들이 원하는 최소한의 알 권리이다. 하다못해 강원랜드 슬롯머신도 당첨 확률과 환급율을 공개하고 있다. 이런 판에 협회와 업계가 이마저도 끝끝내 거부하고 다른 수단을 통해 법제화를 막는다면, 우리 게임 산업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또한, 국산 게임에 대한 인식이 나아질 기회는 다시 없을 것이다. 이것이 이번 제21대 국회에서 반드시 법제화가 되어야 할 이유다.

법안 심사까지는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다. 협회는 부디 전향적인 자세로 논의에 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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