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메타버스’가 여러 분야에서 뜨고 있다. 그러나 넥슨 김대훤 개발 총괄 부사장은 취임 후 진행한 첫 인터뷰에서 메타버스는 그간 게임에서 해오던 것을 한 단어로 지칭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메타버스는 한 마디로 게임적 요소가 현실에 침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9일 막을 올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21(이하 NDC)의 기조강연에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게임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김 부사장과 넥슨의 고민이 담겼다. 김 부사장은 게임 간 경쟁이 아닌, 다양한 엔터테인먼트가 맞붙게 될 미래에 게임이 갈고 닦아야 하는 것은 다른 콘텐츠와 차별점이자 근본 속성이라 할 수 있는 ‘상호작용’이라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온라인으로 열리는) NDC 외에도 실생활 속 여러 부분이 디지털화 되어 언택트 생활권으로 넘어오고 있다"며 "이렇게 점점 더 빠르게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게임의 정의가 어떻게 달라지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게임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정의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 디지털 운동기기와 소프트웨어, 코로나19 이후 유행 중인 화상채팅을 이용한 놀이문화, 틱톡을 대표 사례로 볼 수 있는 영상 SNS 등은 기시감이 들 정도로 게임적 요소를 담고 있다. 이를 토대로 게임과 그 외 취미생활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해졌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모든 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이 펼쳐질 것이기에 게임만의 무기를 갈고 닦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부사장은 "모든 것의 경계가 없어지는 시점에 우리에게 닥친 또 다른 숙제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며, "대중의 여가시간을 놓고 다른 모든 여가생활과 경쟁해야 하므로 닌텐도 Wii가 처음 나왔을 때 이상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왜 게임을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게임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자 강점은 '상호작용'에 있다고 했다. 사람은 스스로의 행동과 생각을 평가받고 싶어 하는 기본적인 욕구를 지니는데, 게임은 각종 상호작용을 통해 이를 충족시켜준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이러한 상호작용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방법도 제시했다. 먼저 AR/VR 기술은 플레이어의 현실 속 행동을 게임 내에 반영해 상호작용이 가능케 하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줬다. 이 외에도 클라우드 기반 스트리밍, AI 딥러닝, 화상인식 등 여러 기술 발전은 기존 영화나 소설에서 상상으로만 등장하던 상호작용을 현실화하며, 이를 통한 강렬한 몰입과 체험은 게임을 한층 더 매력적으로 만들 무기가 될 것이라 말했다. 넥슨 내부적으로 이러한 상호작용에 대한 고민을 담은 페이스 플레이, MOD(엠오디) 등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김 부사장은 디지털화에 따른 기존 산업 경계의 무너짐이 현실로 다가왔다며, "게임을 대체할 단어가 나와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놀이 서비스를 지칭하는 새로운 단어를 우리 모두가 만들어 봤으면 한다. 본 강연이 이에 대해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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