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과 ‘페이커’ 이상혁이 지난 5년간의 설움을 떨쳐내고 다시 한번 국제 대회 결승 무대를 밟는다. 2019년부터 자신들을 괴롭혔던 G2에게 3 대 0 복수를 선사하며 2022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결승에 진출했다.
1세트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상대방의 갈리오를 견제하기 위해 ‘페이커’ 이상혁이 오랜만에 미드 트리스타나를 골랐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 G2는 서폿 파이크와 정글 자르반, 미드 갈리오 조합을 꺼내 들었다. 시작부터 난전이 이어지며 6분 만에 T1과 G2가 무려 4 대 2라는 킬 스코어를 기록한 가운데, 9분경에 전령을 얻은 T1이 미드를 2차까지 밀어내면서 골드 차이를 3,400까지 벌렸다. G2도 이에 바텀 다이브로 대응해 더블킬을 올리며 조금이나마 쫓아갔다.
이후엔 T1이 골드 차이를 바탕으로 여유롭게 운영을 이어갔다. 두 번째 전령을 쓰지 않은 상태에서 거의 전 라인 포탑을 밀어냈으며, 착실한 날개 운영으로 게속해서 골드 차이를 벌려나갔다. 이후 18분경에 G2가 레드 진영 정글에서 자야를 상대로 교전을 걸었으나, 이를 T1이 멋지게 맞받아치면서 한타에서도 T1이 승리했다.
이후 21분에 바론 둥지에서 농성하며 한타를 이긴 T1이 바론을 먹은 뒤 그대로 밀고 나가면서 게임을 마무리 지었다. ‘페이커’ 이상혁의 트리스타나가 픽부터 경기까지 종횡무진 활약한 경기였다.
2세트는 전초전이 끝난 직후인 만큼 치열한 밴픽이 이뤄졌다. 블루 진영을 픽한 G2는 아리를 취한 뒤 탑 사이온으로 탱킹과 이니시에이팅을 모두 챙겼으며, T1은 여기에 르블랑과 노틸러스로 받아치면서, 탑 요네라는 깜짝 픽을 선보였다.
라인전이 시작되기 직전, T1이 아리를 상대로 이니시에이팅을 걸었고 다이브에 성공하면서 큰 이득을 봤다. 그 과정에서 노틸러스가 잡히긴 했지만, 상대 미드와 정글이 점멸을 사용했기 때문에 분명 작지 않은 성과였다. T1은 이를 바탕으로 보다 편하게 돌아다니며, 라인전 주도권을 취하기 위해 움직였다. 이를 바탕으로 T1은 11분경에 바텀에서 지속적으로 교전을 열었고, 이를 통해 자야가 아펠리오스를 상대로 바텀 포탑을 먼저 밀어내면서 골드 차이를 12분에 3,000까지 벌렸다.
G2도 얻어맞고만 있지 않았다. T1이 운영으로 큰 이득을 계속 보는 와중에도 빈틈을 놓치지 않고 적을 끊어내는 데 성공하면서 조금씩 킬 스코어와 골드를 따라갔다. 특히, 상대 르블랑의 플레이를 예측하는 움직임은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G2가 킬스코어를 앞서가던 순간 바론 앞에서 벌어진 첫 한타에서 T1이 기민한 움직임 및 팀원들의 개인기로 에이스를 띄우며 순식간에 골드를 7,000까지 벌리는 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29분에 ‘페이커’ 이상혁의 르블랑이 신들린 움직임으로 상대 아리를 끌어들이면서 한타를 이겼다. 결국 T1이 성장차를 바탕으로 본진을 밀고 들어가면서 2세트도 승리를 취했다.
3세트에서 G2는 ‘제우스’ 최우제를 막기 위해 탑 4밴을 시전했고, 녹턴과 오른을 가져왔다. T1은 그 상황에서 자야와 리신, 레나타 선픽 이후 티어는 낮지만 생존과 한타에서 고루 활약할 수 있는 탑 나르를 고르며 조합을 완성했다. 경기는 초반 7분 이후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급해진 G2의 감정적인 플레이에 T1이 잘 대응하는 그림이 계속됐다. 특히, 바텀 라인전이 무너진 G2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녹턴의 궁극기를 무리해서 사용하는 장면이 반복됐고, 그때마다 T1이 멋들어지게 받아치면서 킬 스코어를 벌렸다.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었고, 여기에 T1의 운영까지 얹혀지면서 게임은 뒤집기 힘든 수준으로 굴러갔다. 게임이 시작된 지 16분 밖에 안됐는데, 킬 스코어가 15 대 2, 골드 차이는 1만 3,000에 육박할 정도였다. 이 와중에도 ‘제우스’ 최우제가 적 4명의 협공을 뚫고 레나타의 긴급구제를 활용해 부활하거나, 5명을 상대로 2킬을 내는 슈퍼 플레이를 선보였다. 탑 4밴에도 건재한 자신의 폼을 자랑하듯 날뛰었다. 결국 20분경에 T1이 바텀에서 교전을 연 뒤 한타에 승리하면서 그대로 게임을 끝마쳤다.
G2는 럼블스테이지에서 무너졌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정교함이 부족했다. 1세트는 아무 대처도 못 하고 시종일관 당했으며, 3세트는 자신들의 감정적인 플레이에 발목이 잡혔다. 그나마 긴장감을 조성했던 2세트에선 놀라운 집중력과 자신들의 장기라 할 수 있는 한타에서는 강점을 보여줬지만, T1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 눌리고 말았다. G2 입장에선 억울할 정도로 상대가 강했다.
반대로 T1은 상대 밴픽과 플레이를 모두 파훼하며, 어제 RNG보다 더욱 압도적인 승리를 쟁취했다. 운영 면에선 언제나 그렇듯이 치밀했으며, 약점으로 지목됐던 오브젝트 앞 한타에선 밴픽의 보완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럼블 스테이지에서 잠시 흔들렸던 ‘구마유시’ 이민형은 자야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고, ‘케리아’ 류민석은 허를 찌르는 이니시에이팅을 계속해서 선보였다.
경기의 수훈갑은 ‘페이커’ 이상혁과 ‘제우스’ 최우제였다. ‘페이커’ 이상혁은 1세트에선 트리스타나로 적 자르반 갈리오를 찍어 눌렀고, 2세트에선 르블랑으로 현 MSI 최고 티어의 픽인 아리를 잡아냈으며, 3세트에선 아칼리로 게임을 터뜨렸다.
‘페이커’ 이상혁은 승리 소감에 대해 “3 대 0으로 크게 승리해서 좋고, 복수했다는 사실 보다는 승리 자체가 기쁘다”고 답했다.
‘제우스’ 최우제는 팀의 상수로서 라인전에서 항상 승리를 쟁취했다. 심지어 2세트에선 대회에서 처음 선보인 픽인 요네로 게임을 집도했으며, 자신에게 4밴이 향한 3세트에선 나르로 신들린 플레이를 선보였다. 도저히 신인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자신감 넘치는 모습과 경기력이 인상적이었다.
‘제우스’ 최우제는 승리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편한 마음으로 게임을 했는데 승리해 있었다”며 “팀원들의 기량 덕분에 승리했다”며 겸손하게 자신을 낮췄다.
결승행을 확정지은 T1은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RNG와 맞붙게 된다. 결승 대진표가 완성됨에 따라 둘 중 한 팀은 MSI 최초 3회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 내일 경기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구마유시’ 이민형은 “아주 쉽게 이길 것 같다”고 말했으며, ‘폴트’ 최성원 감독은 “그룹스테이지부터 RNG전을 준비했기 때문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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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에서 모바일게임과 e스포츠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밤새도록 게임만 하는 동생에게 잔소리하던 제가 정신 차려보니 게임기자가 돼 있습니다. 한없이 유쾌한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담백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남기고 싶습니다.bigpie1919@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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