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 칼부림 테러 예고에, 전국 오락실 '영업중단' 해프닝

지난 7월 21일 신림역 칼부림 사건에 이어 3일 서현역 AK플라자 등 전국 각지에서 잇따라 흉기를 이용한 강력범죄가 일어나 국민적 불안 정서가 극에 달한 가운데, 한 네티즌이 전국 오락실을 대상으로 칼부림 테러를 예고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후 해당 유저가 진짜 범행을 저지를 의도가 없었다는 글을 남겼으나, 이미 경찰 출동과 영업중단 등 직접적 피해가 발생한 뒤였다.

4일 오후 4시경, 디시인사이드 사운드 볼텍스 갤러리에 '엥X' 닉네임을 사용하는 한 유저가 리듬게임 위주로 영업하는 유명 아케이드 게임장 다수를 직접 언급하며, 이곳들을 순회공연하며 칼부림 테러를 하겠다는 범행 예고글을 게시했다. 용의자는 이전부터 해당 갤러리와 트위터(X) 등에서 활동해 오던 이른바 고정 닉네임 유저로, 최근 연이어 일어나는 강력범죄와 미수 사건 다수가 이번 글처럼 디시인사이드 갤러리를 통해 예고되었다는 감안하면 해당 글 역시 섣불리 장난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해당 글에 매장명이 직접 언급된 게임센터들은 비상이 걸렸다. 실제로 일부 업소들은 4일 영업을 종료하고 상황을 SNS를 통해 공지했다. 일부 매장은 경찰관이 방문해 상황을 청취하고 안전 문제로 영업 중단을 지시하기도 했다.

영업정지 글을 올린 한 게임장 업주는 게임메카와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밖에 있었는데 단골 고객 한 분이 테러 예고글이 올라왔다고 알려주셨고, 이후 경찰이 매장에 방문해 테러 위험으로 선제 영업중단을 권고해 바로 영업을 중지했다. 가능하면 내일(5일)도 사태를 신중히 지켜볼 것을 권고받았다"라고 밝혔다. 

사태가 커지자 해당 글을 올린 유저는 글을 삭제하고 "악질 어그로 죄송합니다"라며 장난이었다는 식의 후속글을 올렸으나, 이미 경찰 출동과 함께 수많은 아케이드 게임장이 황금 주말 영업을 망친 후였다. 위에서 게임메카와 통화한 게임센터 업주는 해당 글이 장난이었다고 밝혀질 경우엔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우리 업소를 콕 짚어서 테러를 하겠다고 공개된 장소에 글을 올렸고, 실제로 영업중단이 발생했다. 앞으로 오락실 입구에서 소지품 검사라도 해야 하나 불안감이 극에 달한 상태다. 다른 업주들과 상의해 손해배상 등에 대해 강경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테러 예고글을 공개된 장소에 게재한 경우 실제 시행 의도가 없었더라도 업무방해죄와 협박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또한 해당 글로 영업중단 등 피해를 입혔을 경우 민사소송 대상이 된다. 업무방해죄는 1,500만 원 이하 벌금형 또는 5년 이하 징역에 처해지며, 협박죄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