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게이머들에게 아틀러스의 이름을 알게 된 계기를 묻는다면 단연 ‘페르소나’ 시리즈가 1순위이지 않을까 한다. 그 중 시리즈의 초석을 닦은 페르소나3(이하 P3)의 경우 ‘근본’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이식이나 신기종 이식이 없어 이름은 유명하지만 직접 플레이 하기엔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다 지난 1월 19일 타 플랫폼을 통해 리마스터판이 출시되며 유입 유저들이 크게 늘어났고, 함께 리메이크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무엇보다 첫 작품인 P3의 출시가 어느덧 18년 차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게이머들의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페르소나3의 리메이크판이 출시된다. 비록 P3 포터블에 등장했던 여주인공이 없다는 등 여러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일신한 비주얼과 시대에 맞는 편의성으로 돌아온 페르소나3 리로드(이하 P3R)을 함께 살펴보자.
시리즈 전통의 원색으로 꾸며진 푸른 빛 세상
페르소나 시리즈 아이덴티티 중 하나로는 역시 맑고 선명한 색감이라 할 수 있다. 이 중 P3R은 P3부터 이어온 키 컬러인 ‘푸른색’을 적극 활용했다. 모든 UI는 푸른색과 흰색을 기반으로 구성했으며, 여기에 각 캐릭터에 맞춘 단색 색상을 적극 활용해 각 캐릭터들의 특성을 적극 어필한다.
여기에 주 무대 중 하나가 되는 이상한 장소 ‘타르타로스’와 하루와 하루 사이 숨겨진 시간인 ‘섀도 타임’은 녹색과 검은색을 중심에 둔 색 배치로 평소 주인공이 생활하던 일상과 완벽히 다른 분위기를 전할 수 있도록 힘썼다. UI 또한 푸른색 색상에 채도차와 명도차를 뚜렷하게 해 가시성을 확보하였으며, 월광관 고등학교가 바다와 가깝다는 것을 보여주듯 특징에 맞춰 수면 위 그림자를 연상시키는 효과도 확인된다.
비주얼 강화와 함께 신규 전투곡 추가 등, 리메이크판임에도 몰입감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연출을 추가한 것도 집중할만하다.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았던 컷신 중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도 매우 높아졌다.
시끌벅적 학교 생활과 커뮤니티는 건재하다
플레이어는 월광관 고등학교의 ‘주인공’으로서 낮에는 학교생활을, 밤에는 ‘섀도 타임’에 맞춘 비밀 동아리 생활에 힘써야 한다. 학교 생활에서는 일반적인 교우관계를 다루고 학교 수업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주인공 개인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다. 이렇게 교우관계를 다듬어나가다 보면 페르소나 시리즈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인 ‘아르카나’ 시스템에 큰 영향을 주는 커뮤니티 레벨도 올릴 수 있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각 아르카나에 걸맞는 캐릭터들을 만나고 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시간을 보내며 더욱 깊은 유대감을 쌓아나갈 수 있다. 이 유대감을 쌓는 방법은 주로 대화다. 나누다 발생하는 특정 이벤트에서 조건을 충족하면 아르카나의 레벨이 함께 상승한다. 각 아르카나는 주인공이 다루는 페르소나의 속성을 가진 페르소나를 합성할 때 추가 경험치도 받을 수 있다.
이런 동아리 활동 외에도 평범한 이야기들이 함께하고 있는 만큼 낮 시간에 다양한 커뮤니티를 즐겨보는 것이 좋다. 이렇게 올린 스탯은 스토리 진행 등에도 도움을 주고, 시리즈 전통에 따라 아르카나 별 커뮤니티 레벨을 잘 채워두면 특별한 컷신도 만나볼 수 있는 만큼 낮 시간의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편해진 타르타로스'를 진짜 만나볼 수 있다고?
게임의 시스템은 페르소나 시리즈의 도식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기존의 전투 방식은 동일하다. 적과 조우 시 선 공격에 성공하면 턴을 가져오고, 먼저 피격될 경우 턴을 빼앗긴다. 이 기본 골자에 더해 약점 공격과 총 공격, 적절한 아이템 사용 등으로 최대한 속도와 턴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나 중요한 요소는 적의 약점을 공략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상황에 따라 이 약점 공략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는데, P5R에서는 적의 타입에 맞춰 동료를 바꿀 수 있어 속성에 맞춰 이들을 하나하나 다운시킬 수 있다. 아울러 약점을 맞아 적이 행동 불능이 될 때마다 추가 공격 기회인 원 모어 찬스를 얻을 수 있기에 일반 전투에는 최대한 체력을 아낄 수 있다.
이 약점은 적군뿐 아니라 아군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를 잘 방어하는 것도 공격만큼이나 중요하다. 약점은 속성과 물리 공격 타입을 포함한 총 9개로, 초기에는 이를 알 수 없지만 꾸준히 적을 만나 ‘애널라이즈’를 통해 적의 약점과 강점을 파악하다 보면 도감을 채우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전략을 통해 모든 적이 다운되면 플레이어는 총공격을 통해 높은 대미지를 입힐 수 있게 된다. 이 총공격은 파티원들이 함께 집단 난투를 벌이는 듯한 연출을 보여주는데, 전투 이후 등장하는 짧은 컷신을 통해 각 캐릭터들의 개성을 보여준다는 점도 그 나름의 재미를 더한다.
P3R만의 포인트도 있다. 특정 공격을 성공할 경우 각 캐릭터는 ‘테우르기아’라는 일종의 궁극기를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적의 속성을 무시하는 전체 공격이나, 아군 전체의 공격력과 방어력 등을 상승시켜 전황을 유리하게 이끄는 것에 큰 도움을 준다.
전투가 끝난 경우 때때로 여러 보상과 함께 파티 성장에 도움을 주는 요소인 ‘페르소나’를 받을 수 있다. 이 페르소나는 특정 도식에 따라 다양한 조합, 변환, 강화가 가능해 조합을 통해 새 도식을 찾고 더욱 강해지는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다.
P3R은 달력에 맞춰 하루하루를 생활하는 학생으로서의 모습과 밤이 되면 찾아오는 섀도 타임에 따라 세상을 위험에서 구하려는 특별과외활동부 학생들의 이야기를 시대에 맞게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훨씬 더 세련되고, 또 친절해진 근본 P3R은 오는 2월 2일 Xbox 시리즈 X/S, PS4/5, PC로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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