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도심형 메타버스’를 내세웠지만 실효성 여부로 논란이 많았던 메타버스 서울이 오는 10월 16일 폐쇄됩니다. 오픈 1년 9개월 만으로, 그동안 약 5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죠. 당초 서울시가 투입하려던 예산은 총 400억 원이었지만, 이용자 수 부족으로 지난 4월 사업 계획이 보류된 후 폐쇄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이번 소식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선 8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됐습니다. 오 시장은 현장에서 “당시 메타버스가 전 세계를 현재 AI처럼 휩쓸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다는 게 세계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정책 방향을 바꾸는 건 과감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며 정책 실패를 자인했죠. 이런 메타버스 서울의 폐쇄는 메타버스 사업이 만연했던 게임업계에서 이전부터 우려됐던 요소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이는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었습니다. 팬데믹 당시 메타버스 사업 관련 기사에는 네이버 요한 님의 “메타버스 메타버스 거리는데 정작 지금 나온건 기존에 메타버스 개념이 없을 때랑 하나도 차이 안남.. 그냥 돈벌이용 네이밍일 뿐임”, 게임메카 meath 님의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는 맞다고 생각하는데 페이스북의 사업적인 변화에 맞춘것이 호조가 될지는 모르겠네요. 메타버스의 시대가 온다고는 하지만 꼭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할 수만은 없고 아직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된 환경도 아닌데 성급한 감도 느껴집니다”와 같은 말을 곧잘 만나볼 수 있었죠. 이후 메타버스 관련주 및 관련 사업의 실패를 인정하는 예시가 곳곳에서 나오며, 메타버스 사업의 허상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져 갔고요.
정부 사업이 키워드에 의존할 때 벌어지는 문제가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드러났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검토가 부족한 사업은 여전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지난 6월 공개된 ‘AI 기반 자동검증과 휴먼팩터 등을 고려한 초몰입 제너레이티브 게임’ 사업도 그 예시라 할 수 있겠네요. 신중한 검증과 충분한 검토 없이 신사업과 최초라는 이름만으로 손쉽게 국고를 소모하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단순한 키워드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해당 사업이 국민에게 어떻게 유효하게 적용될지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 무엇일지 고민해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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