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잇 노동균
기자] SSD가 대중화를 맞기 전, HDD가 PC 저장장치의 주류로 사용되고 있을 당시에는
SATA2에서 SATA3 인터페이스로의 진화가 그리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 HDD의 데이터
읽기, 쓰기 속도는 SATA3의 6Gbps의 절반인 SATA2의 3Gbps 대역폭으로도 충분히 제
성능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SSD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최근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소비자용 SSD는 SATA3의 대역폭을 거의 모두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훌쩍 뛰어넘는 성능을 갖춘 제품들도 많다. 오히려 SATA 인터페이스가 SSD의 발목을 잡게 된 셈이다.
이에 등장한 것이 차세대폼팩터(NGFF, Next Generation Form Factor) 규격인 m.2다. m.2는 SATA의 호스트 컨트롤러 방식에서 벗어나 PCIe(PCI 익스프레스)를 통해 연결하는 방식으로 대역폭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2배속의 PCIe 2.0을 기반으로 8Gbps의 대역폭을 지원하며, PCIe 배속에 따라 대역폭도 비례해서 증가한다.
▲마이크론 크루셜 M550 NGFF(m.2) SSD(사진= 마이크론)
차세대폼팩터라고 해서 m.2 SSD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m.2 SSD는 기존 mSATA SSD보다 폭이 좁아지고 길이는 길어진 모양새를 띠고 있다. 길이는 용도에 따라 42mm, 60mm, 80mm 등 다양한 모습을 갖출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크기가 작은 만큼 울트라 슬림 노트북은 물론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하기 적합하다.
때문에 m.2 SSD는 단품으로 출시되기보다 노트북에 먼저 적용되기 시작했다. 소니의 바이오 시리즈와 애플의 맥북 에어는 비교적 m.2 SSD를 신속하게 채택한 제품들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노트북 제조사 대부분이 자사의 중고급형 노트북에 mSATA SSD 대신 m.2 SSD를 채택한다. 특히 m.2 SSD는 상대적으로 확장이 용이하지 않은 노트북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는 점에서, 노트북 업그레이드 수요를 이끌어낼 것으로도 기대된다.
데스크톱 PC에서 m.2 규격은 최근 인텔의 신형 프로세서 하스웰 리프레시에 대응해 메인보드 제조사가 선보인 9 시리즈 메인보드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됐다. 현재 출시돼 있는 9 시리즈 메인보드의 m.2 슬롯은 10Gbps의 대역폭을 지원한다. 아직은 PCIe를 활용한 이론적인 속도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m.2 인터페이스의 보급에 따라 성능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많다.
▲9시리즈 메인보드에 새로이 도입된 m.2 인터페이스(자료= 기가바이트)
다만, 아직까지는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m.2 SSD가 한정적이다. 현재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SSD 카테고리 내 NGFF(m.2) 분류상에는 마이크론, 이스타, 리뷰안테크, 에이데이타 4개 업체의 5개 제품만이 등록돼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너무 좁다.
반가운 소식은 국내 SSD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행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사 노트북에 공급해 온 m.2 SSD를 조만간 국내에서도 단품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업계 선두주자 삼성전자의 행보에 발맞춰 후발 업체에 의해 더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SSD의 성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컨트롤러가 m.2 인터페이스에 보다 최적화돼야 한다는 점도 SSD 대중화를 위한 숙제다. 현재 시중에 구입 가능한 제품들의 제원을 보면, SATA3 SSD와 대동소이한 속도를 제공하는 것으로 표기돼 있는데, 10Gbps의 스펙을 충족한다면 이보다 2배의 속도를 기대해볼 만하다. 초당 1GB를 전송하는 시대가 머지 않은 것이다.
노동균 기자 yesno@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