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도타` 상표권 분쟁, 도타2 출시 연기되나?

▲ 블리자드가 개발 중인 `블리자드: 도타`(상)와 밸브가 개발 중인 `도타 2`(하)

블리자드가 밸브의 ‘도타’ 상표권 권리 주장을 막기 위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에 따라 밸브가 서비스 예정인 ‘도타2’의 출시 일정이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분쟁은 지난 10년 8월 발생했다. 당시 밸브는 ‘도타(워크래프트3 모드)’의 개발자로 알려진 IceFrog를 영입하고 ‘도타2’를 개발하면서 ‘도타’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했다. 개발자가 ‘도타’란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길 원했기 때문. 이를 두고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3’에서 태생된 ‘도타’를 밸브가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며 강력하게 비난한 바 있다.

두 번째 공방전은 작년 11월 시작됐다. 참다못한 블리자드가 미국 특허청에 구체적인 자료와 함께 ‘도타’ 상표권 등록 취소 공문을 발송 했기 때문. 1차 공방전 때와 마찬가지로 블리자드는 ‘도타’의 태생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밸브의 상표권 ‘날치기’를 비난했다.

블리자드가 제출한 자료 내용에는 오리지널 ‘워크래프트3’의 모드가 어떻게 처음 나왔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게임의 에디터가 만든 모든 관련 재산은 EULA(라이센스 합의)에 근거해 모두 블리자드의 자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쉽게 말해 ‘도타’ 자체는 ‘워크래프트3’의 게임 메커니즘, UI, 디스플레이 등으로 구성돼 이루어진다는 셈이다.

블리자드 측은 “도타는 워크래프트3의 모드 중 하나이고, 이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게임을 구매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밸브의 상표권 독점 권리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밸브 측이 쉽게 물러서지 않고 있어 양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작년 12월에는 블리자드의 주장에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자료를 특허청에 제출했을 정도.

블리자드가 ‘태생’을 이야기했다면, 밸브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블리자드가 ‘도타’의 상표권과 관련하여 이러쿵저러쿵 주장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는 것. 쉽게 말해 이용자들이 ‘도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블리자드가 관여한 바가 전혀 없기 때문에 상표권 등록 자체와 관련하여 블리자드가 그 권리를 주장할 명분이 없다는 논리다. ‘도타2’ 역시 다수의 개발자들이 직접 창조한 고유의 게임물인 만큼, 가치를 인정받아야 마땅하다고.

이렇듯 양사가 대립각을 세우자, 미국 특허청은 분쟁 조정을 위해 1월 25일부터 ‘도타’ 상표권에 대한 증거 개시를 시작했다. 양 측이 서로의 주장을 이야기하기 전 소송과 관련된 사실관계나 증거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셈. 이를 기반으로 한 첫 결과는 오는 2월 24일 나오게 되며, 7월 23일까지 증거 개시를 진행하여 최종 판결에 이르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번지자 해외 게이머들도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건은 당연히 블리자드 측에서 주장해야 할 권리”라며 블리자드를 옹호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도타 팬 대다수는 아이스프로그(IceFrog)의 이름으로 나온 버전을 플레이 했는데, 그가 밸브와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밸브가 그 이름을 가지면 안 되지?”라며 밸브 측에 힘을 실어주는 의견도 있다.

만약 7월 23일까지 양사 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2013년) 2월까지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출시를 앞두고 있는 밸브의 ‘도타2’ 출시가 지연될 가능성도 높아 보이며, 최악의 경우 게임명을 변경해야 할 사태에 놓일 수도 있어 게이머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미국 특허청의 `도타` 상표권 분쟁 관련 문서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