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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아직 숨겨놓은 패 많아! 엔씨 뻥카인가 자신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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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은 게임매카 내 댓글을 바탕으로 작성됩니다.

메카만평

한동안 잠잠했던 엔씨소프트가 실적발표와 손님맞이로 지난 주 아주 바쁜 나날을 보냈다.

특히 15일에는 오전 실적 발표에 이어 새로 이사한 집(삼성동 R&D 센터) 장관이 방문을 하는 등 일정이 집중되었는데, 덩치가 큰 엔씨소프트이니 만큼 움직일 때마다 많은 이슈거리가 생산됐다. 15일 숨가빴던 엔씨소프트의 하루를 따라가보자.

오전 11시-엔씨소프트 2008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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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7월, `아이온 이후` 신작 MMORPG 4종 공개  

11시부터 시작된 엔씨소프트의 2008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에서는 몇 가지 주목 할만한 사실들이 발표됐다.

일단 첫 번째, 엔씨소프트는 오는 7월 개최될 쇼케이스에서 미공개 신작들을 발표한다. 엔씨소프트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 외부(해외) 스튜디오에서 현재 개발 중인 게임과 제작 파이프라인을 공개하는 쇼케이스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 미디어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자리가 될 것이며, 공개되는 게임들은 ‘아이온’ 이후 향후 2~3년 내에 서비스될 게임이다. 공개되는 7종의 게임 중 4가지는 MMORPG로 ‘마그나카르타’의 김형태 작가가 아트 디렉터를 맡아 화제가 되었던 무협 MMORPG ‘프로젝트M’이 포함되어 있다.

두 번째는 ‘아이온’에 대한 이야기이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의 경우 핵심 컨텐츠인 ‘어비스’가 추가된 업그레이드된 내용으로 오는 6월~7월경에 3차 테스트를 진행될 예정이며 상용화는 하반기에 실시된다고 밝혔다.

이쯤에서 한 가지 주목할만한 언급이 있었다. 엔씨소프트의 CFO 이재호 상무는 ‘아이온’이 실패 가능성을 묻는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만약에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엔씨소프트가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아이온에 ‘올인’한 상황이 아니며, 개발 중인 다른 파이프라인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09년에도 ‘길드워 2’ 등 두 개 정도의 대형 MMORPG가 공개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이온의 성공가능성을 의심해 본적은 없다.”고 말했다.

‘아이온’에 올인 한 상황이 아니라는 엔씨소프트의 발언은 그동안 ‘아이온이 제 역할을 해줘야 엔씨가 버틸 수 있다’는 세간의 시선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때문에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ID 조근조근은 “아이온 힘이 좀 떨어진다 했다. 올인이 아니었군요.”라고 이재호 상무의 발언을 비꼬았고 ID 혈왕도는 “어설픈 것 버리고 제대로 하나만 만들어라. 블리자드는 WOW 하나로 1조정도 번다고 하던데, 그만큼 게임개발에 투자기간도 길고 확실하게 서비스하게끔 만들어서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게이머들의 이런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 ‘심하다’는 의견도 눈에 많이 띄었다. ID 된똥찌개는 “국내 게임사 중 기대할만한 유일한 회사인데 엔씨가 이 정도 욕먹으면 타회사는 말할 가치 없다. 아직 오픈도 안 한 아이온 욕먹고 윤곽도 안 나온 게임들 싸그리 욕먹고 안습(안구에 습기 찬다)이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ID 된똥찌개는 “엔씨는 다른 회사보다 게임개발에 투자를 훨씬 많이 한다. 좋은 점인데 역시 회사 이미지가 문제였던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ID blueforget 역시 “게임으로 번 돈으로 더 많은 게임을 만들어서 내놓겠다는데. 허튼 곳에다 안 쓰는 것 만해도 다행. 난 저 많은 게임 중에서 제대로 된 것 하나만 걸려도 재미있게 할 텐데.”라고 말했다.

투자자를 상대로 하는 컨퍼런스 콜. ‘한 제품에 올인한 것 아니다’라는 이재호 상무 발언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또 실제로 ‘아이온’에 올인해서도 안 되는 것이, 엔씨소프트의 현재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리니지’, ‘리니지2’의 연이은 성공으로 자리를 잡은 엔씨소프트이기에 ‘리니지3’의 개발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그 대안으로 부각된 ‘아이온’에게 무거운 짐이 지워진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이온’에 올인하지 않았다는 엔씨소프트의 입장은 바람직하나 그것은 뒤에서 받쳐주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건실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물밑의 프로젝트들이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지닌 좋은 패인지는 까봐야 안다. 엔씨소프트는 뻥카를 들고 허세를 부리는 것일까? 아니면 진짜 아직 보여줄 패가 많은 것일까? 도박판에서 ‘뻥카’는 때론 승리를 거둘 수 있지만 비지니스에서 ‘뻥카’를 들고 허세를 부렸다면 ‘필패’다.

오후 1시-유인촌 장관 엔씨소프트 R&D센터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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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 게임산업 지원정책 올 연말에는 가시화

컨퍼런스콜의 광풍이 몰아친 오전이 지나가고 오후 1시 유인촌 장관이 엔씨소프트를 전격 방문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최한 이번 간담회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게임업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권준모 게임산업협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유 장관은 엔씨소프트 R&D 센터를 살펴본 이후, 게임업계 CEO들과 약 한 시간에 걸쳐 자유롭게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유 장관이 엔씨소프트의 R&D 센터를 살펴보는 동안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직접 장관을 수행하며 게임산업이 중요성에 대해 어필했다. 게임 하나로 강남에 단독 사옥을 세운 기업의 수장으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 때문이었을까? 평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김택진 대표의 이례적인 행보였다.

이날 유 장관은 게임산업과 정책에 대해 몇 가지 멘트를 남겼는데 ‘불법복제를 뿌리 뽑겠다’는 것과  ‘우수한 인재공급과 글로벌 창구 마련으로 해외진출을 돕겠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ID baldur는 “불법복제에 직접 타격 받는 패키지업체 다 죽었는데 이제야 잡겠다고 하다니 이미 때는 늦었다. 이제 잡겠다고 하면 이득 보는 건 해외업체와 수입업체 뿐. 이게 진정한 립서비스.”라고 발언의 시의성을 지적했고, ID 생마는 “역시 마스터 플랜은 없다. 지원이야 예전부터 해오던 것이고. 허브 센터나 정신 똑바로 차려서 만들어야 할 판인데. 불법복제 강력 단속 언급은 있으면서 후속적인 부양 조치(예를 들어 정품의 가격 조정이나 유통 구조 활성화)같은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치환책은 생각도 않고 삼성동에서 일단 립서비스 하는 것.”이라고 발언의 ‘실용성’을 강하게 지적했다.

한편 ID dkshield는 “nc소프트는 길드워를 통해서 300만패키지 이상의 pc게임을 팔아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패키지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불법복제 방지 정책을)지지했을 가능성이 있다. 300만 패키지당 2만원씩 치면은 600억이 나오는데, 리니지3가 나온다고 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금 준비중인 길드워2는 불법복제문제만 잘 다스린다면은 미국-유럽 등지에서 600억의 수익을 올려줄 타이틀.”이라고 발언의 배경을 해석했다.  

유 장관의 게임산업 현장 방문은 지난번 게임산업진흥원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번에는 게임사 CEO와의 만남이라는 좀 더 현장 밀착적인 행보였기 때문에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다만 현장을 방문하고 나오는 발언들이 립서비스 수준이라는 것은 정책을 주관하는 주무장관으로서 현안파악에 대해 조금 부족한 것이 아닌가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게임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고 그 중요성을 추켜세웠던 ‘실용정부’의 정부임을 상기하면 아직까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장관 한 명의 발언이나 움직임으로게임산업의 애로사항이 모두 해결될 수는 없지만 좀 더 ‘실용’적인 지원 방안에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한다.

번외- 리니지의 꿈, 엔씨만 꾸는 것은 아니다! 블루홀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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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3 개발자들이 다시 뭉쳤다! `Project S1` 스크린 샷 공개

엔씨소프트가 컨퍼런스콜과 장관방문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즈음. 전 ‘리니지3’팀이 주축이 돼 설립된 블루홀 스튜디오는 조용히 자신들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프로젝트S1’이라고 명명된 이들의 게임은 엔씨소프트 안에서 ‘리니지3’로 개발되던 게임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세계 최고의 MMORPG를 지향하고 있다는 ‘프로젝트S1’은 현실 세계와 유사하게 거리와 방향을 맞추지 않으면 제대로 공격이 들어가지 않고, 무게감에 따라서 적에게 타격을 당했을 때 캐릭터가 뒤로 밀려나기도 하는 사실적인 전투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말하자면 굉장히 사실성이 높은 게임이라는 이야기. ‘언리얼’엔진(언리얼3)으로 개발되지만 리얼한 게임이다.

‘프로젝트S1’이 공개된 후 게이머들의 반응은 ‘그래픽은 놀라울 정도이나 아직 게임성은 지켜봐야 한다’로 종합할 수 있다. ID 개념없다는 “리니지 3의 전 개발자라는 점과 언리얼엔진은 어디까지나 바탕만을 구성했으면 하고 제대로 된 게임성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고 ID 조근조근은 “스샷만으론 훌륭한 그래픽이란건 알겠는데, 겉만 화려한 국내 게임에 낚인 적이 많아서 그런지 쉬이 믿음이 가진 않는다. (하지만) 훌륭한 게임으로 만들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니지3’ 개발 취소, 관련 개발자 대부분 퇴사. 그리고 그 와중에 불거진 개발소스 유출문제 등 엔씨소프트와 결코 편한 관계를 맺지 못한 이들이 공교롭게도 엔씨소프트의 실적발표와 장관 방문이라는 바쁜 날 새롭게 개발중인 게임의 일부를 공개했다. 한때는 같은 배를 타고 같은 꿈을 꾸었던 이들이 이제는 각자의 길로 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셈이다. 블루홀 스튜디오가 위치한 곳은 역삼동. 엔씨소프트가 위치한 곳은 삼성동. 지척에서 서로 다른 ‘리니지’의 꿈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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