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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루머의 재구성, 디아블로3 넌 도대체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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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은 게임메카 내 댓글을 바탕으로 작성됩니다

메카만평

‘괴담’. 최근 참 많이 듣는 말이다. 괴담은 귀신과 같은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지칭하는 단어였으나, 요즘 들어서는 정보가 통제된 상태에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이 마치 사실인 것 마냥 퍼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미친소’에 대한 괴담만 대한민국 온라인을 떠돌아다니는 것은 아니다. 악마(디아블로)도 외계인(스타크래프트)도 지난 주 한반도 및 전세계를 배회하며 괴담을 살포했다. ‘광우병 괴담’에 비하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별로 해 될 건 없지만, 어쨌든 실체가 없지만 그럴듯하게 돌아다닌 다는 점에서 괴담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게임메카는 ‘괴담’ 살포에 적극 협력한 죄(?)로 이번 주에는 이들 악마와 외계인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난 주 불거졌던 루머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지난 주 한껏 기대에 부풀어 올랐던 가슴이 꺼질 수도 있다는 점도 미리 경고한다. 더불어 앞서 이야기했듯이 워낙 통제가 심한 곳(블리자드)에서 소스를 뽑아내려니, 조그만 것도 과장하고 별 것 아닌 것도 진지하게 다룰 수 밖에 없었던 매체 종사자들의 심정을 독자 제위들이 너그럽게 이해해주길 바라면서.   

첫 번째, PC게이머의 독점기사는 디아블로3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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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게이머들의 가슴을 부풀어 오르다 못해 뻥 터지게 만든 사건이 있었느니 바로 PC 게이머 ‘디아블로3 독점 예고 기사`였다.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게임잡지 PC게이머는 지난 주 8월호를 소개하면서 ‘8월에 우리가 엄청난 특종(exclusive, 독점)을 가지고 있다. 이걸 가지고 한 달 동안 참으려니 참 괴롭다’라는 내용의 예고 기사를 실었다. 여기까지는 팩트(사실). 그리고 블리자드 게임의 팬사이트인 블리즈 플래닛(Blizzplanet, www.blizzplanet.com)은 이것을 근거로 ‘다음달 WWI에서 디아블로3가 발표되나?’라는 게시물을 작성했다.

게이머들에게는 희소식이었다. 여태까지 ‘디아블로3’개발에 대한 루머는 많았지만 바로 다음 달에 실체가 공개된다니 그럴만했다. 게임메카도 물론 이 소식을 다뤘다. 게임메카 유저들의 반응을 살펴보자.

ID 쿨악마는 “스타2 하면서 디아블로3를 기다리겠다.”며 쿨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ID BFG는 “정말 초기대작.”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ID 가리야케는 “만약 정말 공개된다면 디아블로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겼던 유저들에겐 엄청난 희소식!”이라고 기뻐했다.

하지만 정말 이것은 믿을만한 근거를 지닌 추측이었을까? 블리즈 플래닛 측이 PC게이머의 멘트를 보고 맞춘 ‘퍼즐’을 재구성 해보자.

1. PC게이머가 5월 초 블리자드를 방문했다.

2. PC게이머는 2007년 WWI에서 블리자드가 스타2를 발표할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

3. PC게이머가 한 달 동안 보도를 못한다고 했는데, 한 달 뒤면 2008 WWI가 개최된다.

4. 역대 디아블로 시리즈의 발매일은 항상 6월 말(6월 29일)이었다.

5. 그러므로 PC게이머가 가진 특종은 ‘디아블로3’이며 ‘디아블로3’는 6월 말 개최되는 WWI에서 발표된다.

언뜻 보면 그럴듯하나 사실 처음부터 논리 전개의 고리가 빈약하다. PC게이머가 5월초 블리자드를 방문한 것은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블리자드 본사를 방문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뒤에 이어지는 ‘독점기사 예고’ 때문에 블리즈 플래닛은 ‘혹시! 디아블로3의 취재를 위해서가 아닐까?’라고 추측했던 것이다. 여기서 정황설명을 곁들이자면 블리자드는 5월에 (시간차를 두고) 전세계의 게임 관련 매체들을 얼바인의 본사로 초청한 바 있다. (게임메카도 다녀왔다) PC게이머도 이런 초청의 일환으로 블리자드를 방문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블리자드 방문 문제는 뒤에 다룰 ‘스타크래프트2 괴담’에서 다시 언급된다.) 결국 ‘PC게이머의 독점기사’와 ‘블리자드의 방문’, 이 둘을 엮을 근거는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다.

더군다나 PC게이머는 예고기사에서 블리자드와 관련된 특종을 다루겠다고 언급한 적이 없다. 그냥 8월 호에 독점기사가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이쯤 되면 ‘디아블로3 괴담’은 증명 하기 전에 사라져 버린다. 어쨌든 첫 번째 근거가 이렇게 무너지니 다른 것들은 언급할 필요도 없겠지만 한번 짚어나 보자. ‘PC게이머는 2007년 WWI에서 블리자드가 스타2를 발표할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 매체 신뢰도를 주장의 근거로 삼았는데 이건 마치 ‘내가 잘 아는 믿을 만한 사람이 말해준 것’과 같은 빈약하기 짝이 없는 근거이다. 두 번째 ‘역대 디아블로 시리즈의 발매일은 6월 말(6월 29일)이다’. 그렇다면 6월 말 열리는 WWI에서 ‘디아블로3’가 발매되어야 하는데 존재도 확인되지 않은 게임이 다음 달에 발매가 된다? 이건 블리자드 스타일에 심각하게 위배된다.

▲ 우린 디아블로3라고 말한 적 없다고!

정리하자면 블리즈 플래닛은 PC게이머의 예고 기사를 보고 ‘혹시 디아블로3?’라고 추측했는데(그 근거들도 뜯어보면 매우 빈약하기 짝이 없다), 이슈에 목 말랐던 매체들이 너도나도 받아쓰면서 ‘괴담’이 확산된 것이다. (죄송합니다)  

이쯤에서 ‘그래도 아닌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쐐기를 박아드리겠다. ‘디아블로3’에 대한 루머가 확산되자 북미매체들은 PC게이머에 직접 사실여부를 확인하기에 이른다. 여기에 대한 PC게이머 측의 답변은 명쾌하다.

“8월에 두 가지 독점 기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둘 다 블리자드와 관련이 없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우리의 독점기사)는 디아블로3를 버려도 될 정도로 충격적인 것이다.”      

‘디아블로3’를 버리다니! 정말 대단한 것을 확보했거나 아니면 ‘똥배짱’을 부리거나 둘 중에 하나다. ‘디아블로3’의 개발여부는 블리자드가 발표하기 전까지 루머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WWI에서 ‘디아블로3’가 발표 되냐구? 알게 뭐야! 이 기회에 블리자드에게 한 가지 부탁 하자, 이런 ‘괴담’이 퍼지지 않게, ‘디아블로3’에 대해 그냥 허심탄회하게 말해주면 안되겠는가? 지친다 지쳐.   

두 번째, 스타크래프트2 사양은 꽤 높다. 단 비공식 사양임을 감안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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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3 괴담’에 이어 ‘스타크래프트2 괴담’도 짚어보자. 사실 ‘디아블로3’ ‘떡밥’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워낙 ‘스타크래프트’시리즈에 관심이 많은 한국이다 보니 작은 정보 하나에도 들썩이기 마련이다.

지난 주 한 스페인 매체에서 ‘스타크래프트2’의 최소, 권장, 최적 사양을 공개했다. ‘마이크로 매니아’란 이 매체는 사양을 공개하면서도 좀 자신이 없었는지 ‘비공식적인 사양’이라고 단서를 붙였다. 공개된 사양은 예상보다 조금 높았다.

마이크로매니아가 공개한 `비공식` 스타크래프트2의 요구사양

최소사양 (Minimum Requirements)

GFX: GeForce 7/8 Series 또는 Radeon 1000/2000 (256 MB RAM)

CPU: Pentium 4

RAM: 1 GB

Internet: ADSL 1 Mbit

권장사양(Recommended Requirements)

GFX: GeForce 8000 또는 Radeon 2000 series (512 MB RAM)

CPU: Core 2 Duo 또는 Athlon X2

RAM: 2 GB

Internet: ADSL 3 Mbit

최적사양(Optimal Requirements)

GFX: Geforce 9000er 또는 Radeon 3000er Series

CPU: Core 2 Duo 3 GHz 또는 Athlon X2

RAM: 2GB (DualChannel mode)

마이크로 매니아가 공개한 사양이 알려지자 게이머들은 사양이 ‘높다’, ‘적당하다’며 왈가왈부 하기 시작했다. 게임메카도 예외는 아니었다. ID jj8888은 “(예상)출시 시기 즈음의 평균사양과는 별개로 현재 RTS랑 비교해도 그리 뛰어난 그래픽은 아니던데 사양이 꽤 높다.”고 의견을 밝혔고 ID 노씌는 “RTS는 FPS랑 전투규모가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대규모 전투를 하면 FPS보다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해야 한다.”며 옹호론을 펼쳤다. 또 maiklover는 “단순히 8,9시리즈라고 하면 8400이나 9500GS이하의 로우엔드급도 돌아가지만 8800울트라로는 못 돌린다는 말이 된다. 시리즈 별이 아니라 엔드급인지 미들인지를 밝혀야 할 듯.”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렇듯 사양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자 블리자드는 ‘마이크로 매니아가 공개한 사양은 공식적인 사양이 아니다’라고 밝히기에 이른다. ID vivasvat은 이를 두고 “블리자드 공식 입장도 아니고 일개 사이트에서 `이렇지는 않을까`는 수준에서 제시한 사양이다. 이런 기사를 작성하기 전에 블리자드 본사에 한번쯤 확인하고 기사를 써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마이크로 매니아가 밝힌 이 사양은 블리자드를 방문하고 작성된 것이다. 마이크로 매니아는 기사에서 블리자드 방문과 사양 공개가 관련이 있음을 확실히 했다. (마이크로 매니아도 5월에 블리자드의 초청을 받아 방문하지 않았을까?) 루머라고 치부하기에는 무거운,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는 사양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리고 마이크로 매니아는 자신들이 공개한 사양에 대해 미리 ‘비공식적 사양’이라고 꼬리표를 붙였다.

정리하자면 블리자드나 마이크로 매니아나 (스타크래프트2의 사양에 대해)입장은 똑같다는 것이다. 블리자드가 ‘아니다’라고 했다고 ‘거봐 이건 그냥 루머야’라고 치부 할 만큼 근거가 없는 소리는 아니란 것. ID yabzzang은 “이미 마이크로 매니아도 공식적인 사양은 아니다라고 밝힌 상태에서 기사를 쓴 마당에 블리자드가 뒤늦게 이 사양을 부인했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방문을 했다고 밝힌 것을 봐서는 i마이크로 매니아가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썼다고 생각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자, ‘괴담’이 지배했던 지난 한 주를 돌아봤다. 게임 쪽의 ‘괴담’이래 봤자 사실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부풀게 하는 정도의 선의의 루머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검증 안 된 근거들로 기사를 쓰는 것 또한 물론 경계해야 할 일이다. 게임메카는 앞으로 좀 더 신중히 정보를 다루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물론 가끔은 선의의 ‘괴담’으로 여러분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 (그렇지 않으면 쓸 거리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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