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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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게임중독’이 문제시될 때마다 게임업계에서 자주 꺼내는 카드는 ‘문화산업’입니다. 문화산업의 경쟁력은 기발한 창의력에서 비롯됩니다. 게임에서도 거대자본 없이 아이디어 하나로 성공한 작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죠. 블록 하나로 세상을 뒤흔든 ‘마인크래프트’나, 소리로 다른 사람과 교감하는 색다른 협동으로 눈길을 끈 ‘저니’ 등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겠네요.
그러나 한국에서는 ‘게임의 미덕은 창의력이다’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가 봅니다. 게임을 넘어 추리 드라마를 지향했던 ‘회색도시’의 개발사, 알테어 스튜디오가 차기작 ‘회색도시 2’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해 개발조직이 정리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회색도시’ 이전 ‘검은방’ 시절부터 모바일 어드벤처라는 마이너한 영역을 지켜온 개발사의 해체에 대한 아쉬움이 뒤따랐죠.
소식을 접한 한 네티즌은 ‘높아져가는 유저들 눈높이에 맞춰서 퀄리티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지만 그런 게 팔리지 않는 시장이니 어쩔 수 없는 수순일 듯’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다른 팬들 역시 ‘3편 스토리가 궁금했는데 아쉽다’, ‘회색도시는 부활해야 한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와 함께 이야기된 부분이 ‘회색도시 2’의 수익모델입니다. ‘회색도시 2’는 각 에피소드를 유료로 구매하는 방식이며, 에피소드를 비롯한 모든 콘텐츠가 개방되는 유료 VIP팩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둘로 나뉩니다. 우선 에피소드 식으로 나뉘는 수익모델이 어드벤처 장르인 ‘회색도시 2’에 맞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강화나 아이템, 캐릭터 뽑기 등으로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RPG가 주류를 이룬 모바일 시장에서 단발성 수익에 그친 ‘회색도시 2’가 설 자리는 없었다는 의견입니다. 한 트위터리안은 “회색도시는 RPG 같이 랜덤상자를 팔 수도 없고, 강화무기가 있는 것도 아니니 애초부터 버리는 패라고 생각한 거라 하면 진짜 열 뻗치고 그러네요’라고 밝혔습니다.
일부 유저들은 개발팀을 해체한 네시삼십삼분에 대한 원망을 토로하지만, 손익분기점도 넘기지 못한 프로젝트를 아무 조치 없이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는 것도 기업 입장에서 쉬운 일은 아닙니다. 실제로 네시삼십삼분 소태환 공동대표는 지난 10월에 열린 ‘회색도시 2’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전작 ‘회색도시’의 성과에 대해 ‘냉정히 말해 수익이 부족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한 트위터리안은 ‘회색도시’에 대해 ‘국내에선 어떻게든 팔아서 개발비를 뽑아야 할지 각이 안 나온다. 해외에서 수익을 올려보자는 이야기밖에 안 떠오름’이라고 밝혔는데요. 모바일만 따져봐도 해외에서는 터치로 길을 건너는 기록싸움에 캐릭터 수집을 넣어 인기몰이에 성공한 ‘길건너 친구들’이나 사망을 수집한다는 콘셉을 앞세운 ‘살아남아라! 개복치’처럼 기발한 작품의 성공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도 이처럼 독창성과 기발함을 앞세운 게임의 성공사례를 만들어주어야 ‘회색도시’와 같이 창의력으로 승부하는 게임도 발을 붙일 수 있는 터전이 생기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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