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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UHD, 3840X2160, Ultra High Definition? 그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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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처음 컴퓨터 모니터를 접한 것은 초등학생 시절 (당시는 초등학교였다. 진짜다.) 컴퓨터실에서 본 인텔 8088 프로세서 기반의 컴퓨터였다. 표면은 볼록했고 녹색이나 오렌지색 등 한 개 색으로만 표현됐으며, 이름을 쓸 때도 ‘정’자를 쓰려면 첫 줄에 ‘저’ 그리고 다음 줄에 받침 ‘ㅇ’을 붙여야 했다. 이후 14인치 256컬러 모니터, 고교 시절 첫 LCD 모니터 등을 거쳐 지금은 32인치 2560X1440 WQHD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드웨어의 성능이 계속 좋아지며 해상도에 대한 제한이 점점 높아져 3840X2160 4K UHD를 지원하는 모니터도 저렴한 가격대로 많이 출시되고 있다. 4K UHD 모니터의 성능과 이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한 조건에 대해 알아보자.

 

  

 

 

상도 구분은 어떻게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는 패널에 적용되는 가로세로 픽셀 숫자로 구분한다. PPI(Pixel Per Inch)로 표기하는 해상도는 가로세로 1인치의 넓이의 한 축에 픽셀이 몇 개 집적됐는지를 표기한다. 위 사진처럼 10PPI면 가로 10개, 총 68개의 픽셀이 배치된 것이고, 20PPI는 가로 20개, 총 316개의 픽셀이 배치된 것이다. 픽셀의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화질이 좋다. 1920X1080 해상도는 픽셀이 가로 1920개, 세로 1080개로 총 207만여 개의 픽셀이 적용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1920X1080 해상도는 FHD나 1080P로 부르고, 이보다 2배 높은 2560X1440 해상도는 1440P, 혹은 QHD나 WQHD, 2K로 부른다. 간혹 2560X1600으로 세로가 좀 더 긴 해상도는 WQXGA라고 부른다. 본 기사에서 다루는 UHD 해상도는 3840X2160은 2160P나 UHD, 4K로 부르거나 4K UHD라고 합쳐 쓰기도 한다.


모 브랜드에선 자사 TV나 모니터의 해상도가 UHD보다 더 나은 것처럼 ‘SUHD’라는 별도의 명칭을 사용하는데, 화질이나 밝기 등 제품의 성능은 다를지언정 해상도는 UHD와 같은 3840X2160이다. 아직 특정 해상도에 대한 명칭이 정확히 통일되지 않고, 여러 명칭이 혼용되고 있기에 틀린 표현은 아니다. 다만 통상적인 명칭은 아니고 해당 브랜드의 마케팅용 명사 정도로 알고 있으면 된다.

 

  

모 직캠 촬영자가 찍어 올린 걸그룹 걸스데이의 공연 장면이다. 해당 파일은 3840X2160 UHD 화질로 촬영됐는데, 파일 용량을 줄이기 위함인지 주사율이 24FPS로 화질은 그리 좋지 못하다. UHD 해상도가 어느 정도 크기인지를 감안하는 정도로 봐 주시기 바란다. (해당 이미지는 클릭후 브라우저 붙여넣기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UHD 모니터의 선택 기준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 했다. 대부분 ‘백전백승’이라 알고 있는데, 이 말이 유래한 손자병법에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의미로 이 문구가 쓰여 있다고 한다. 아무튼 내가 쓸 제품의 필요조건과 지갑 사정을 알고, 제품의 스펙이 뭘 의미하는지 알면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의미로 차용해 봤다.

 


2년여 전만 해도 모니터를 살 때의 가장 단순한 조건은 크기와 가격뿐이었다. 1920X1080 FHD 해상도가 대세를 넘어 기본이었고, 디스플레이에 사용한 패널도 비슷해 성능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일부 브랜드에서 게임용이나 전문가용으로 출시한 제품이 아니라면,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성능보다는 제품 디자인이나 A/S 정도였다.


하지만 FHD와 달리 UHD 모니터를 살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생각보다 많다. FHD가 아직은 시장의 대세이지만, 2560X1440 2K WQHD와 4K UHD 해상도까지 지원하는 제품들이 다양해지고 있고, 해상도와 더불어 패널, 주사율, 픽셀피치, 인터페이스, 각종 기능 등 따져볼 부분들이 많다. 몇 가지 기준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모니터를 골라보도록 하자.

 

1. 크기

UHD 모니터를 처음 사용하면 일단 바탕화면 아이콘들의 소심함에 놀라게 된다. 위 사진이 현재 기자가 사용 중인 2K 모니터의 해상도인데, 왼쪽(or 위쪽)이 1080P, 오른쪽(or 아래쪽)이 1440P 해상도의 바탕화면 모습이다. 아이콘의 크기부터 절반으로 줄어들고, 화면 아래 작업표시줄도 50% 더 많은 아이콘을 구겨 넣을 수 있다.


해상도 1K

 

2K 해상도에서도 작은 아이콘이 UHD에선 1080P 해상도의 1/4 크기가 되는데,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텍스트나 앱 항목의 크기를 125% 이상으로 키우지 않으면 사용이 어려울 만큼 작아진다. 대부분의 4K 모니터 사용자들은 125%나 150% 정도로 아이콘의 크기를 키워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해상도 2K  


이렇다보니 모니터의 절대값인 크기 자체가 작으면 UHD 해상도를 사용하는 자체가 어렵다. 사용자의 시력이 좌우 1.5라서 아무리 작아도 충분히 볼 수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마 2~3년 정도 지나면 그 사용자도 안경의 힘을 빌려야 할지도 모른다. 사람마다 사용 환경에 차이는 있겠지만, 기자의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27인치 이하 크기는 FHD, 28인치 이상 크기는 PC 스펙에 따라 WQHD나 UHD 중 선택하는 것이 적당한 기준이다.


또한, 모니터를 어디에 두고 사용하는지도 중요하다. 보통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볼 때는 눈과의 거리가 80~100cm 정도인데, 이는 TV를 볼 때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다. 적당한 거리를 둬야 하는 건 당연한 상식이지만 생각보다 지키기가 쉽지 않다. 눈과 모니터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해상도가 높은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물론 눈이 나빠지는 건 모니터의 성능보다는 사용 습관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모니터를 놓을 공간이 좁다 해서 고해상도 모니터를 28인치보다 작은 크기의 제품으로 사는 것 그리 좋지 못한 선택이다.


PC로 게임만 할 것이 아니라면(물론 게임이 80%겠지만) 적어도 28인치 이상, 32인치 정도의 크기에서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기자가 32인치 WQHD 모니터를 약 90cm 거리를 두고 사용하는 것이 PC 사용 환경인데, 이 거리도 약간 가까운 편이긴 하지만 몇 시간 동안 모니터를 바라봐도 눈이 피로하진 않다. 지금의 PC 환경을 체크해 모니터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구매 포인트란 것을 알아두자.

 

2. 주사율

기본적으로 TV나 모니터 화면은 깜박인다. 인간의 눈으로는 이 깜박임을 잡아내기 어렵다. 화면 주사율은 모니터의 화면이 1초에 몇 번이나 깜박이는지를 나타내는 기준으로, FPS와도 상통하는 명칭이다. PC 모니터 주사율은 60Hz가 가장 일반적이며, 고가의 게이밍 모니터의 경우 120Hz, 144Hz를 지원하기도 한다.


FHD 제품을 구입할 때는 주사율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모든 FHD 모니터는 60Hz의 주사율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UHD 모니터를 FHD나 WQHD 해상도에서 사용할 때는 60Hz를 지원하는데, UHD 해상도에선 30Hz까지만 지원하는 제품들이 꽤 있다. 기자도 전에 잠시 사용했던 UHD 모니터가 4K 해상도에서 60Hz를 지원하지 않아 2K 모니터처럼 사용하다가 결국 팔아치웠던 경험이 있다.

 


자신의 PC 모니터 설정에서 같은 해상도의 주사율을 30Hz로 설정하고, 10초만 사용해 봐도 이 차이가 드러난다. 드라마나 영화 같은 영상물은 대부분 24FPS나 30FPS로 제작되기 때문에 감상에는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FRAPS나 지포스 익스피리언스 등으로 게임 프레임을 30 정도로 맞추고 게임을 해 보면 당장 마우스 커서의 움직임에서부터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단순한 원리인데, 화면을 바꿔주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평소 사용하던 주사율의 절반만 활용하게 되면 마우스 커서가 느리게 보이고 화면의 이동 속도도 낮아지는데, 소위 ‘잔상’이 눈에 잡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적인 사용에서보다 게임에서 더욱 치명적인데, 게임 내 프레임 수치 기준을 60으로 정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PC를 사용하는 인간의 눈은 이미 60Hz가 익숙해져 있어, 이보다 높은 주사율에는 따라갈 수 있지만 낮아지게 되면 성능의 저하가 크게 느껴진다.


때문에 UHD 모니터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3840X2160 해상도에서 59, 60Hz를 지원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가격이나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구입했는데, 고해상도에서 30Hz밖에 사용할 수 없다면 그 제품은 2K 모니터로 전락하게 된다. PC 성능이 UHD를 지원하지 못할 정도가 아니라면, UHD 해상도 60Hz 지원 여부는 꼭 확인하자.

 

3. 인터페이스
기자가 현재 사용 중인 모니터는 빛샘 현상도 별로 없고 성능도 만족스럽다.(비교적 가운데 쪽에 불량화소가 생긴 건 불만이지만)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인풋 단자들이었는데, 디스플레이 단자가 D-Sub, DVI-D, HDMI, DP 각 하나씩밖에 지원하지 않는다. 지금은 PC-DP 포트, IPTV-HDMI 포트에 연결해 사용하고 있는데, 간혹 콘솔 게임을 하고 싶을 때는 별 수 없이 IPTV를 빼고 연결해야 해 무척 번거롭다.

 


 

이 부분은 약간은 선택적인 요소이긴 하다. 그러나 기자처럼 모니터 하나로 PC, IPTV, PS4 등을 한 번에 연결해 두고 사용하고 싶다면 모니터의 인터페이스도 신경 써서 살펴봐야 한다. 현재 인기가 높은 UHD 모니터들은 대부분 사용 빈도가 높은 HDMI 단자가 2개 이상이다. DP 포트도 일반 크기나 미니 크기 등 하나는 지원하고, 잘 사용하지 않는 D-Sub 단자도 하나씩은 지원한다. 자신의 PC 사용 환경을 잘 파악해서 원하는 단자가 부족하지 않은지 살펴보는 것도 후회를 줄이는 방법이다.

 


■ UHD 모니터, 시기상조 OR 차세대 대세


현재 UHD 모니터는 시장에 약 140여 종류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해상도가 높은 만큼 27인치 이하 크기의 제품들은 디스플레이 크기의 한계로 UHD 해상도를 사용하는 의미가 크지 않고, 28인치 이상 크기의 제품들이 인기가 많다. 28인치 제품이 30개, 32인치 제품이 20여 개, 40인치 이상이 50개 정도로 28인치 이상 제품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7인치 UHD 모니터는 현재 20여 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고, 그 이하는 24인치 전문가용 모니터를 제외하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FHD 모니터가 27인치 크기가 대세인 것처럼 유행에 따른 것이 아니다. 제조사들도 디스플레이 크기가 필요 이하로 작으면 UHD 해상도가 의미가 없다는 걸 알고 있다는 방증이다. UHD 해상도 모니터는 100PPI가 넘고, 1평방인치 당 픽셀이 수천 개가 집적된다. FHD 모니터와는 2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픽셀 피치(픽셀의 가로 길이)도 UHD 모니터가 FHD 대비 절반 이하로 작아져 화면에서의 글씨 크기가 무척 작아져, 사실상 24인치 모니터는 UHD 해상도 그대로를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다행인 점은 UHD 모니터 제품들의 크기에 따른 가격대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32인치 UHD 모니터는 중소기업 제품이 30~50만 원대에 형성돼 있어 가격 부담이 계속 적어지고 있다. 대기업 제품은 아직 27~28인치 제품도 60만 원대가 넘고, 위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는 제품은 1백만 원 이상이어서 부담이 큰 편이다.

 


■ UHD 제대로 즐기려면?


하지만 안타깝게도 UHD 해상도를 제대로 즐기려면 조건이 하나 더 있다. 게임을 기준으로 UHD 해상도에서 60FPS를 뽑으려면, PC의 성능이 평균 이상으로 좋아야 한다. 게임 플레이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그래픽카드가 관건인데, GTX1000 시리즈의 맏형 GTX1080을 사용해도 UHD 해상도에서 60FPS를 뽑기가 어렵다. 인텔 i7-6950X 익스트림 프로세서 기반의 고성능 PC에서도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UHD 최고 그래픽 옵션에서 평균 40프레임 정도가 한계였다.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터’ 역시 최고 프레임은 83 정도까지 나왔지만 평균은 45프레임 정도였다.

 


결국 UHD 해상도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 모니터를 구입한다면, 그에 따라 PC 역시 꽤 큰 돈을 들여 상당히 높은 성능을 구성해야 쾌적한 게임 환경 조성이 가능해진다. 프로세서는 인텔 i7-6700 이상이어야 하고, RAM도 최소 8GB에서 16GB 정도를 염두에 둬야 한다. 그래픽카드는 적어도 엔비디아 GTX1070, AMD RX470 정도를 하한선이라고 생각해야 하고, 상위 제품이라 해도 게임마다 옵션 조절로 필요 성능을 낮추는 작업도 필요하다.


만약 앞서 언급한 최신 그래픽카드를 최근에 구입한 사용자라면, UHD를 위해 같은 그래픽카드를 하나 더 구입해 SLI 구성하는 방법도 있다.(지갑에 실밥이 터질 만큼의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선택이다) 아직 테스트는 해보지 않았으나, GTX1070 2-way SLI 구성이라면 UHD 해상도에서도 60FPS를 뽑아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록스타 게임즈의 ‘GTA V’처럼 최적화에 자비가 없는 게임이라면 SLI 구성으로도 어려울 수도 있다.


같은 게임 화면을 FHD와 UHD로 모두 사용해 보고 그 차이를 느꼈다면, UHD 모니터에 대한 지름신이 꽤 강력하게 올 것이다. 기자 역시 UHD까지는 아니지만 현실과 타협한 WQHD 해상도 모니터를 잘 사용하고 있다. 2년 전 우연히 사용해 본 WQHD 모니터로 아제로스를 날아다니며 FHD 모니터로는 못 봤던 좌우 여백이 펼쳐졌을 때, 정신을 차리니 이미 카드 결제가 완료된 뒤였다. 만약 당시 테스트했던 모니터가 UHD 모니터였다면, 아마 지금쯤 40인치 UHD 모니터를 구입해 놓고 GTX1080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대세라 하기에 입지가 약한 UHD 모니터는, 적어도 UHD 화질로 훨씬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과 콘텐츠들이 다양해질 때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국내에도 4K 블루레이 타이틀이 조금씩 풀리고 있고, 머지않아 콘솔 게임도 UHD를 지원할 예정이다. 앞으로 경험하게 될 UHD 콘텐츠는 앞이 안 보일 만큼 쌓이게 될 것을 예상할 때, 미리 4K 해상도에 익숙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기획, 편집 / 다나와 홍석표 (hongdev@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정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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