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선보인 2세대 A시리즈 APU(코드명 트리니티)는
고성능임에도 전력 소모가 적은 프로세서다. 이 제품을 통해 AMD는 요즘 시장에서
이슈인 울트라씬 노트북 시장을 더욱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AMD의 울트라씬은
인텔 울트라북과 경쟁구도에 있는 노트북으로, 인텔 울트라북처럼 얇고 가벼우며
성능이 좋은 제품군이다. 사실 인텔과 AMD 모두 '얇고 가벼운 노트북을 추구한다'는
바람은 같다. 이에 맞춰 두 기업은 한동안 울트라씬이라는 브랜드를 암묵적으로 함께
이끌어왔다.
그러던 중 인텔은 울트라씬 보다 더 강력한 제품이라며 울트라북 브랜드를
내놨다. 울트라씬과 추구하는 방향은 같지만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해야 겠다고 판단하여
노선을 새로 만든 것이다.
이에 따라 AMD는 기존과 동일하게 울트라씬으로,
인텔은 울트라북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드와 카테고리를 구축해 가고 있다.
▲ 트리니티 APU를 넣은 HP의 노트북. HP는 AMD의 플랫폼을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두 플랫폼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울트라북은
예전 센트리노처럼 충족해야 할 플랫폼 기준이 있다. 노트북
제조사가 인텔의 울트라북이라는 브랜드 명을 넣으려면 먼저 2세대 이상의 코어 i시리즈를 넣고 18mm미만(13인치 울트라북)의 두께를 넘지
말아야 한다. 또 5시간 이상 배터리가 지속되어야 하고 부팅속도도 빨라야 한다.
이 조건을 채우면 인텔이 인증했다는 의미의 '울트라북' 스티커를 붙여준다.
반면
AMD는 프로세서 외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 관계자는 “우리는 인텔과 다르게 제조사에게 권한을 줄 것이다.
울트라북처럼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울트라북이라는 이름을 넣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제조사가 원하는 모양과 사양을 구성할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성능 좋은 가벼운 노트북인 울트라씬이 다양하면서도 저렴하게 제작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최대한
자유롭게 열어두겠다는 의미다.
이런 구도는 얼마 전 HP가 발표한 슬릭북(sleekbook) 라인업에서도 볼 수 있다. 똑같은 디자인을 한 HP의 엔비 4와 6은 인텔 플랫폼을 쓴 제품은 '울트라북'이라고 분류하지만 AMD 플랫폼에는 슬릭북으로 별도 카테고리를 만들어 분류했다.
향후 AMD는 HP 외에도 에이서, 삼성전자, 소니, 레노버, 도시바 등 노트북 제조사들과 울트라씬을 비롯한 다양한 노트북을 선보일 예정이다. AMD 울트라씬의 라인업이 울트라북만큼 늘어난다면 소비자는 성능 좋은 얇고 가벼운 노트북을 더 싼 값에 만날 수 있게 된다.
인텔 울트라북 보다는 개방된 AMD의
정책이 제조사와 소비자들에게 반가운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정 수준을
만족하지 못한 제품이 이름값을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따른다.
한편 HP는 인텔과 AMD 프로세서를
단 노트북을 100 달러의 차이를 두고 내놓을 예정이다. 인텔 아이비브릿지와 AMD
트리니티 프로세서라는 것만 다르고 그 이외의 모든 사양은 동일하다.
정소라 기자 ssora7@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