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A스포츠에서 제작, 발표된 2005 시리즈가 대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그들의 대표적인 간판급 타이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NBA LIVE 2005가 어김없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90년대 후반 피파 시리즈와 함께 EA스포츠의 파워를 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했던 NBA LIVE 시리즈. 현재 EA스포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NHL이나 NFL 시리즈와는 달리 세가의 NBA2K 시리즈와 양분화된 길을 걷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EA 특유의 호화로운 게임스타일은 항상 농구마니아들로 하여금 손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을 이 게임은 갖고 있다.
사소한 변화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가장 유쾌한 첫인상은 PC게이머들의 영원한 숙제라고도 할 수 있는 최적화다.
전작보다 훨씬 깔끔해진 그래픽과 선수들의 모션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사양에서 전작보다 부드러운 움직임을 선보이면서 스포츠게임의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끊김 현상을 대폭 개선했다. 이는 최근 들어 비디오게임에만 지나치게 편중된 경향을 보이고 있는 EA였던 점을 기억하면 꽤 놀라운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껍떼기만 바뀐 신작’이라는 오명을 탈피하려는 듯 몇 해 전부터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온 EA스포츠의 노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그 중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보다 현실적으로 변화한 게임플레이스타일에 있다.
과거 사기기술(?)에 가까웠던 스핀무브를 이용, 적을 회피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졌고 투스텝 사용을 난무할 경우 상대편에 부딪혀 넘어지거나 오펜시브 파울이 선언되는 등 노련한 조작이 수반되지 않으면 인사이드 돌파자체가 힘들어졌다는 점이 이를 증명하는 부분.
또 전작 시리즈보다 선수들의 특징이 훨씬 부각됐다는 점, 가령 속도가 빠르고 드리블이 좋은 선수의 특징이 뚜렷하게 구분되고 인사이드 돌파가 힘들어진 만큼 미들슈터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등 선수별 역할분담에 최대한 신경을 기울여야만 게임 적응이 용이하다.
이전의 시리즈까지 NBA는 덩크슛과 3점슛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비현실성으로 비난받았던 것이 사실. 물론 화려한 속공과 덩크의 묘미를 즐기던 유저에겐 아쉬운 일이겠지만 게임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이번 선택은 현명하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모습으로의 변화는 뒤바뀐 트레이드 시스템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선수의 트레이드를 위해 팀 통보 이후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한다거나 반드시 에이전트를 통해 사인을 받고 샐러리캡을 유념해야하는 등 어찌 보면 전작보다 불편하지만 현실적으로 바뀐 트레이드 시스템은 보다 리얼한 농구를 원하던 팬들에겐 희소식이 될 듯 하다.
그러나 컴퓨터의 말도 안되는 플레이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아쉽기만 하다. 농구라는 특성상 점수차이가 좁혀질수록 게이머로 하여금 큰 재미를 유발하는 것은 사실이나 어느 새 컴퓨터 상대의 포인트가드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고 던지는 중거리슛마다 백발백중이 속출하는 장면은 게이머에게 자신이 NBA LIVE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아이러니 중의 하나. 늘 변화를 추구하는 그들의 신작이 분명 이전의 시리즈보다 훌륭한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발목을 붙잡는 고질적인 단점이 눈의 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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