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미소녀 게임
‘미연시’, ‘야겜’ 등의 이름으로 알게 모르게 주로 남성 게이머들에게 알려진 미소녀게임은 대개 일본에서 제작, 발매됐기 때문에 국내에는 정식 루트로 소개된 적이 드믄 장르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미션 오브 머더(이하 MxM) 이전에도 국내에 몇몇 일본 미소녀게임이 출시된 바는 있지만 이런 게임들은 모두 심의과정에서 상당부분의 게임내용이 삭제됐기 때문에 미소녀게임 출시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가장 최근에 국내에 발매됐던 |
▲반면 MxM는 타이틀화면에서부터 강한 흡입력을 제공한다 |
하지만 MxM는 지금까지 국내에 정식 발매된 미소녀게임의 전례를 뒤엎고 가위질식 삭제가아닌 원작에 손상이 가지 않을 정도의 적절한 수정만 가해져 원작에 가까운 수준으로 발매된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 ‘적절한 수준의 수정’이란 대개 일본 미소녀게임에서 모자이크로 처리될 부분을 슬쩍 다른 신체부위로 가리거나 눈에 안 띄게 하는 수준으로 원화를 새롭게 제작(물론 원작 일러스터가 직접 작업한 것이다)해 게임에 삽입한 조치이기 때문에 실제로 게임을 즐기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다. 그렇다면 과연 MxM이란 게임은 어떤 게임이길래 이렇게 서두가 긴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차마 노골적으로 올리진 못하지만 어쨌든 가릴 부분은 적당히 가렸다
▶어둠의 도시 속을 활개 치는 악의 거두를 해치워라!
배경은 철저하게 계급이 나눠져 있는 어둠의 도시. 이런 어둠 속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거물급 악당들만을 처리하는 냉철한 암살자가 있으니 이 자가 바로 플레이어의 분신이자 이야기의 주인공인 ‘D’다. 플레이어는 D라는 인물이 되어 자신에게 주어진 암살 의뢰를 수행해 나가면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게 된다.
‘D’의 타겟은 뒷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피라미 양아치가 아닌 권력과 밀착한 전문 사기꾼에서부터 악덕 관리, 사이비 종교 교주까지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거대한 해충과도 같은 존재들이다. D는 이런 무리들을 처단하기 위해 여러 여성들과의 만남과 관계를(여러 가지 의미로) 통해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타깃의 심장을 노린다.
▲강한 자만을 사냥하는 자 ‘D’. 그 정체를 아는
자는 없다
▲사기꾼에 사이비 종교 교주까지 상대가 어둠의 존재라면 누구나 타깃 |
▶프로라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우선,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D는 돈과 권력이 지배하는 어둠의 도시, 마틴을 돌아다니며 의뢰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거나 주요 등장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이 때마다 하류층이 사는 슬럼가부터 중류층이 사는 일반 거리, 상류층만의 진입할 수 있는 고급 시가지까지 어둠의 도시 마틴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수 있는 맵 화면이 나타난다.
플레이어는 이 맵을 통해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의뢰의 실마리를 잡아야 한다. 물론 이곳에서는 정보뿐만 아니라 무기나 기타 아이템의 구입 및 판매도 가능하다. 이렇게 도시를 돌아다니다 보면 필요한 정보가 모이게 되고 그 때마다 이벤트가 발생해 게임이 진행돼 나간다.
▲지역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얻어내자 |
▶던전 모드와 전투 시스템, 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거리만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타깃의 정보를 캐내기 위해 또는 타깃을 제거하기 위해 적진에 혈혈단신 잠입해야 할 때도 있다. 이 때에는 마치 던전을 탐험하듯 적진을 누비며 가로막는 자들을 쓰러뜨려야만 한다. 이 때 전투는 자신에게 배분된 덱에서 카드를 골라 전투를 진행하는 이른바 카드 배틀 시스템으로 진행된다.
▲혼자서
적진에 잠입? 전투는 어디서든지 일어날 수 있으니 항상 주의!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자신과 적이 각각 패를 골라 그 카드의 능력대로 서로를 공격하는 것이며 난이도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때문에 MxM는 전투를 통해 느슨해질 수 있는 게임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 매번 의뢰 때마가 맵 이동과 글 읽기를 통해 일정수준이상의 흥미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너무나도 쉬운 전투난이도와 점점 길어지는 던전,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전투는 후반으로 갈수록 MxM의 단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MxM의 전투시스템. 카드배틀방식으로 진행된다
▶게임 속 번역에 대해
출시하는데 준비기간이 길었던 덕분인지 텍스트 번역자체는 일반 유저들이 플레이하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군데군데 국내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어휘들을 사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어 아쉬움을 남긴다.
‘검은 복장’, ‘법의 심판’이라는 단어가 이 범주에 들어간다.
또 성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장면에서는 의외로 다른 부분에 비해 어색한 문장이 자주 눈에 띤다. 게다가 특정 소리나 동작을 나타내는 어휘의 경우, 원어를 지나치게 의식한 탓인지 아니면 이 방면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탓인지 보고 있는 자신이 부끄러워질 정도의 텍스트가 난무할 정도로 구성의 엉성함을 보이고 있어 아직까지도 ‘게임번역이라는 작업의 틀이 잡히지 못한 것인가’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했다.
▶국내 18금 미소녀 게임의 앞날은 과연…
앞서 설명했듯이 MxM는 미소녀게임 정식발매를 위한 퍼블리서의 여러 사전 교섭과 소신이 담긴 수정작업이 이뤄낸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18금 미소녀게임에 대한 국내 시장적 가치는 아직 그리 높게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18세 이상 유저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을 구매해 줄 것인지, 또 다음에도 이런 작품이 발매될 수 있을 것인지 등등.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까지는 Mink 사가 개발한 18금 미소녀게임에 국한돼 있다는 것 정도다. 필자로서는 좀 더 다양한 게임이 발매됐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부디 18세 미만 유저들은 플레이를 자제해줬으면 한다.
▲이렇고 이런 게임들도 좀 나와줬으면…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