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를 떠들썩하게한 게임이 있다면 과연 무엇일까? 기종마다 다르겠지만 대작의 반열에 올라간 시리즈를 기다린 게이머도 있을 것이고 자신이 찾던 독특한 게임을 기다린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부류의 게이머 즉 성인이 즐길만한 게임이 없나 여기저기 찾아다닌 게이머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런 부류의 게이머들이 가장 기대한 게임이 있었으니 바로 미녀 레슬러들이 몸으로 이야기하는 ‘럼블로즈’는 E3에서 실제 플레이 화면이 공개된 이후 수많은 남성 게이머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그리고 11월 25일 럼블로즈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당당하게 18세 이용가 딱지를 붙여 나오자 판매위축은 커녕 기대심리를 더욱 키웠다. DOAU도 15세 이용가인데 럼블로즈가 18세라면 뭘 보여줄 것인지 안봐도 뻔한거 아니겠는가?
단지 노리고 만들어진 게임인가?
그동안
해외취재를 나가서 보아온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가장 쇼킹했던 게임이 바로 럼블로즈로
E3에서는 샤워신과 함께 화려하게 기자들 앞에서 선을 보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제작사 ‘유크스’, 퍼블리셔 ‘코나미’라는 이름 앞에서 ‘스맥다운 시리즈의 느낌으로 멋진 여성들이 출연하는 굉장한 게임이 등장하는구나!’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발매일 직후 게임을 플레이해봤을 때는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단 럼블로즈의 특징이라면 캐릭터당 1만 폴리곤(제작사 주장에 따르면), 치욕적인 기술을 당하면 축적되는 굴욕 포인트 시스템, 캐릭터의 리얼한 표정을 비롯해 매력적인 여성캐릭터만(?) 등장한다는 점이다.
▲같이보면 민망하고 혼자보면 즐거운... |
그리고 게임을 접하는 순간 럼블로즈는 레슬링 게임이라기 보다는 페티시를 위한 성인남성을 노리고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결국 유크스라는 제작사와 레슬링게임이라는 장르에서 스맥다운과 많은 비교를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럼블로즈는 이미 도망갈 쥐구멍을 만들어 놓고 있다. 바로 ‘눈이 즐겁지 않은가!’라는 구멍이다.
섹시함에 녹아드는 망상 ‘있는 그대로를
봐라‘
게임을 한마디로 표현한 글이 매뉴얼에 써있기에 그대로 한번
옮겨보겠다.
“음, 음, 음, 음, 음!”
이 다섯 단어는 럼블로즈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와 동작을 잘 설명하는 말이다. 관능적이고 뇌쇄적인 몸매와 동작으로 결코 18세 미만이 봐서는 안 될 움직임과 기술까지 게임의 진행사항보다 캐릭터와 그녀들이 사용하는 기술에 더 많은 눈길이 가고 만다.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다지만... |
위에서 말했듯이 럼블로즈에는 패티시라는 성적코드가 만연해 있다. 등장하는 캐릭터중 정상적인 인물이라고는 주인공격인 레이코와 딕시 정도뿐이며 나머지는 남성(극히 일부의...)들의 환상이라고 이야기하는 다양한 계열의 여성이 나온다.
간호원, 스쿨걸, 스포츠 소녀, 의문의 캣우먼, 여닌자, 여선생 등 일부 계층에서 불가침의 존재라고 까지 말하는 여성들이 남성들의 느끼한 시선을 기다리고 있으며 그녀들은 링에 올라가기도 전부터 게임은 남성 게이머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여선생 기믹의 SM에서 밤무대에서 볼 수 있는 봉춤까지 |
그리고 럼블로즈의 백미인 머드매치에 이르면 게임의 목적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레슬링 엔터테인먼트의 대명사인 WWE에서도 디바(DIVA)들의 성적코드를 이용해 란제리 매치, 나이트가운 매치, 팬티&브라 매치 등의 시합을 개최하는데 머드매치는 좀더 강화된 성인 관람모드 정도라고 하면 될까?
안그래도 민망한 여성 캐릭터들이 주요 부위만 가린 야시시한 비키니 차림으로 등장해 몸을 부대끼고 진흙탕에서 뒹구는 모습을 보면 상당히 자극적이다. 실제 게임에서도 진흙속에서 구르면 온몸에 묻어나는 진흙물에 마치 누드처럼 보이게 표현하고 있다.
▲머드매치의 기본은 조금 더 야하게, 조금 더?높이!, 조금 더... |
연출적인 면에서 보자면 시간이 지나 서서히 사라지는 몸에 묻은 흙탕물 효과나 흔들리는 가슴 등을 보자면 상당히 현실감 있지만 당당하게 온 가족 앞에서 플레이하기에는 남사스럽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심한 표현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당당히 18세 이용가를 붙이고 나온 만큼 있는 그대로를 즐기면 된다. 다시말해 럼블로즈는 성인용 게임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너무나 적은 볼륨감, 의미없는 스토리
럼블로즈의
최대 약점이 바로 볼륨감이 없다는 것이다. 게임의 볼륨을 전부 여성의 볼륨있는
몸매에 치중했기 때문일까?
있으나마나한 스토리 모드는 단지 또다른 코스츔을 모으기 위한 수단일 뿐이며 수많은 기술이 있다고는 하지만 캐릭터마다 사용하는 고유 기술은 손에 꼽을 정도며 게이머가 플레이하면서 플레이하는 경기 모드도 머드매치를 빼놓으면 별다를 게 없다.
▲캐릭터가 많아 보이지만 사실 1인 2역이다 |
스맥다운 시리즈가 다양한 경기모드와 함께 캐릭터마다의 다양한 고유기술을 비롯해 스토리를 강조한 시즌모드 등으로 레슬링게임의 최고봉에 오른 것을 생각한다면 같은 제작사인 유크스에서 제작한 럼블로즈의 빈약함은 상당히 의아스러울 정도다.
플레이 시간을 점차 늘려나가는 이유는 단지 선악으로 구분된 같은 캐릭터를 등장시키기 위함이고 또다시 구분된 캐릭터의 복장을 보기 위해 플레이의 반복이 지루할 정도로 이어진다.
▲프로레슬링 게임이라는 편견을 버리면 재미를 보장할것 같은데... |
물론 숨겨진 복장을 찾아낼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보상인 눈요기를 시켜주지만 단지 그뿐이다. 눈요기가 게임의 주된 목적이고 복잡한 게임 시스템보다는 단순한 조작으로 스트레스를 풀기위한 것이라지만 그래도 김치없이 라면을 먹는 것과 같은 밋밋함이 아쉽게 느껴진다.
▲체온계를 옷사이에 끼우는 것이 아닌 살을 뚫는 것이었다(경악!!!) |
왜 같은 제작사의 게임인 스맥다운 시리즈와 비교당하지 않고 엉뚱하고 기종마저 틀린 DOA 시리즈와 비교 당하고 있는지, ‘XBOX에 DOA가 있다면 PS2에는 럼블로즈가 있다’는 말은 왜 나왔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목적이 분명하다면 만족스럽겠지만...
게임을 구입하고 즐기기에 앞서 럼블로즈의 구매 대상은 정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늘씬한 미녀들이 등장해 다양한 눈요기를 시켜주고 덤으로 프로레슬링이라는 스포츠 게임을 즐기면서 시간을 때우기 위한 목적이라면 럼블로즈는 분명히 추천할만한 게임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이처럼 뚜렷한 목적성을 가진 게임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프로레슬링을 즐기며 눈요기하고 킬링타임을 목적으로 한다면 강추~ |
하지만 레슬링 게임의 박진감과 다양한 기술,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한 WWE급의 프로레슬링 게임을 원했다면 초반의 황홀함이 얼마 지나지 않아 지루함으로 바뀌게 될지도 모른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고 해도 매일같이 주식으로 먹다보면 질리듯 반복을 거듭하는 장면을 계속 보다보면 무의미해질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분명히 말해 럼블로즈는 그래픽과 캐릭터의 묘사는 최고점을 줘도 무방하다.
▲매일 먹기 보다는 생각날때 먹어주면 좋은 간식같은 타이틀로 남아있을 것인가? |
그 외의 점수를 매기자면 게임을 플레이한 게이머의 성향에 따라 극과 극으로 나뉠 것이다. 그렇다고 속된 표현인 쓰레기 게임은 절대 아니다. 플레이하는 동안만큼은 즐거웠고 힘든 사회생활의 스트레스도 잊을 수 있었으니까. 다만 그 만족감을 오래 지속시켜주기에는 2%가 아닌 20% 부족함을 느낀다.
곧 있으면 스맥다운 최신 시리즈인 ‘SMACK VS RAW'가 발매된다. 럼블로즈와 SMACK VS RAW를 동시에 마련한다면 럼블로즈에서 부족한 20%를 말끔하게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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