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알렉산더’의 개봉일에 맞춰 등장한 게임 ‘알렉산더’는 우크라이나의 GSC게임월드에서 개발한 게임이다.
이미 코삭을 통해 개발능력을 검증 받은 GSC게임월드. 하지만 스토커와 코삭 2에 너무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서일까? ‘알렉산더’는 그들이 전작인 코삭과 그리 큰 차이를 보여주지 못하는 작품이라는 다소 불편한 첫인상과 함께 시작됐다.
▲ 영화의 장면을 살린 멋진?아트웍 |
코삭의 후예
코삭과 전혀 다를 게 없다. 아니 오히려 못하다!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GSC게임월드의 처녀작 코삭은 해외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우크라이나 소재의 무명 게임개발사를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한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매우 흡사한 게임 코삭. 하지만 안으로 깊게 들어가면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방대한 유닛들과 토탈워를 연상시키는 대규모 전투를 선보인 획기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코삭: 유러피안 워의 스크린샷 |
▲ 알렉산더의 스크린샷. 비교해보면 매우 흡사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알렉산더는 코삭의 또다른 확장팩으로 불러도 될만큼 코삭과 달라진 점이 거의 없다. 기본 바탕으로 두고 있는 엔진을 포함해(조금 그래픽이 향상됐다) 유닛의 움직임이나 표현효과 등이 완전히 동일하다.
코삭과 다를 게 없으면 (워낙 확장팩이 많았던 작품이라) 코삭팬들에게는 즐거울지도 모르겠지만 매우 짧은 개발기간(소문에 따르면 약 3개월)탓인지 인공지능와 밸런스가 불완전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 개발단계에서 공개된 스크린샷들은 굉장히 멋지다. 하지만 정지화상과 실제 움직이는 화상의 차이는 게이머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리라 믿는다 |
과자도 아닌 것이
꼭 부스러기를 하나씩 흘리고 다닌다. 알렉산더는 코삭에서 보여준 토탈워, 중간계 전투와 같은 풀 3D RTS와는 다른 2D에 가까워 상대적으로 가벼운 게임의 특성을 살려 엄청난 수의 대규모 군대를 보여준다.
이때 대규모로 부대를 드래그 할 시에 꼭 하나, 둘의 유닛이 중간중간 선택이 안되는 버그가 발생해 유닛을 대규모로 이동시키고 나면 꼭 제자리에 남는 유닛들이 하나씩 발생한다.
이는 다소 양호한 편이다. 한번 건물을 공격하기 시작하면 명령은 일체 무시하고 제자리에서 건물이 파괴될까지 공격하고, 궁병한테 얻어맞아도 보병이 도망치면 죽어라 보병만 쫓아가는 궁병의 모습을 볼 때면 답답함을 초월해 얼마나 제작기간이 짧았으면 이런 버그조차 수정하지 못했을까라는 안타까움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 남이야 싸우던 말던 |
▲ 중간중간 꼭 하나씩은 나몰라라 하는 유닛들이 있다 |
▲ 날림의 티는 이것만이 아니다. 모든 동영상을 영화화면으로 매꾼것도 모자라. 예고편으로 보이는 영상을 3번이나 울궈먹는다 |
▲ 엔딩역시 영화 예고편 하나 보여준 뒤에 썰렁한 스텝롤이 전부 |
진짜 대규모라는 말이 느껴지는 유닛숫자와 종류
이상이 누구나 게임을 접하면 바로 알 수 있는 불만사항(아직도 패치가 안됐다…-_-)들이었고 이제 게임에 관해 하나하나 뜯어보기로 하자.
‘자원을 채취, 건물과 유닛을 생산해 적을 물리친다’ 라는 일반적인 RTS의 룰은 알렉산더 역시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 하지만 좀 더 깊게 들어가면 다소 다른 것이 눈에 띄는데 일단은 자원이 무한하다는 점이다.
알렉산더의 자원은 크게 식량, 석재, 목재, 철, 돈으로 나뉘게 된다. 모든 자원은 무한하게 제공되며 자원을 캔 일꾼이 기지로 돌아오는 것이 기준이 아닌 유닛이 붙어있는 숫자에 비례하여 자동적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계산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알렉산더에선 유닛의 생산속도가 거의 제로에 가까운데, 이로 인해 처음 게임을 보는 사람들은 치트키를 사용해 게임을 진행하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빠른 생산속도를 보여준다.
▲ 진정한 개때전투 |
하지만 이로 인해 쉽게 대규모 병력을 뽑아 적을 상대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영악한 컴퓨터는 게이머가 병력을 모아 처들어 올까지 병력을 비축해두었다가 자신의 기지 부근에서 병력을 소진시키고 재빨리 병력을 생산해 충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상대방의 진영에 최대한 가까이 기지를 건설해 병력을 소모하는 방식의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한진영에 최대 8000명의 유닛이 지원되기 때문에 말그대로 엄청난 장관이 모니터 위에 펼쳐지게 된다.
▲ 엄청난 전투스케일이지만 2D에 가까운 거기에 상당히 움직임을 간소화해 낮은 사양에서도 원활하게 돌아간다 |
시원시원한 그리고 엄청난 대난투극
이런 치트키를 쓴듯한 빠른 건물생산과 자원획득, 5분도 안되 1,000명 이상의 병력을 뽑아낼 수 있는 생산속도 덕분에 게이머는 게임 시작 5분도 안돼 화면을 가득 메운 유닛들이 벌이는 전투를 접하게 된다.
유닛의 움직임이 많이 간소한 편이지만 폭발이나 코끼리 등에 의해 하늘로 날아오르는 효과들이 모두 구현돼 있어 일면 우습다는 느낌을 주면서도 시원시원한 타격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게임을 시작한지 10여분이 지나 2,000~3,000여명 정도의 유닛을 생산하면 말그대로 대난전이 벌어지게 된다. 비록 젼략성은 다소 떨어지지만(도저히 컨트롤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대전투의 묘미와 3~4명이 동시에 멀티플레이를 즐길 경우에는 대규모라는 요소로 인한 팽팽한 긴장감을 맛볼 수 있다.
▲ 까딱 잘못했다가는 제 3의 세력이 어부지리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
만약 알렉산더가 영화 알렉산더를 바탕으로 급하게 제작된 게임이 아닌 코삭: 알렉산더로 GSC가 주도권을 갖고 게임을 개발했다면 어떤 작품이 나왔을까? 유통사의 입김에 휘말려 급하게 탄생돼 빛을 발하지 못하고 사라져갈 게임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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