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뜬금없지만 정말 반가운 발매소식
일본의 18금 미소녀게임(일명 미연시)에 관심이 많은 게이머라면 '스튜디오 에고'라는 개발사가 그리 낯설지만은 않을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메이저급 미연시 개발사로 잘 알려져 있는 스튜디오에고는 과거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파랜드 택틱스’ 1편과 2편을 개발했던 TGL사의 개발진들이 독립해서 설립한 회사다. 국내에서는 '캐슬 판타지아', '파랜드 택틱스 FX(원제: 맨 엣 워크 2)의 개발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즈모는 바로 이 스튜디오에고에서 지난 2001년에 선보였던 미소녀 롤플레잉 게임이다. 이 게임은 스튜디오에고를 대표하는 게임 브랜드 중 하나인 관계로 아마 이쪽에 관심 있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그 명성을 들어봤을 것이다. |
발매된지 4년이 다 되어가는 게임을 이제 와서 국내에 출시한다는 것이 다소 뜬금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발매되는 정통 일본식 미소녀 RPG인 만큼 반갑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필자뿐이 아닐 것이다. 원작이 18금이라고 해서 국내에 발매된
게임까지 18금은 아니니까 괜히 엉뚱한 오해는 하지말자(국내에 발매된
게임은 드림캐스트용 ‘전연령 버전’을 컨버전 한 것이다).
▲ 90년대 말에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었던 '파랜드 택틱스 2'. 스튜디오 에고는 이 게임의 개발진들이 설립한 개발사다 |
▲ 스튜디오 에고의 대표작 중 하나인 '캐슬 판타지아: 성마대전'. 원작은 18금 게임이지만 국내에서는 '전 연령 버전'이 한글화 되어 발매됐었다 |
미소녀
품질보증서!!
'야마모토 카즈에'
이즈모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야마모토 카즈에' 여사가 그린 탁월한 원화들이다. 현재 스튜디오 에고에서
전속 원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파랜드 택틱스' 1편과
2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그녀가 작업에 참여한 이즈모는 “그림 보는 맛에
게임한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이 덕분에
게임은 나온지 4년이 다 되어가지만 지금 봐도 크게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거의 안든다.
▲ 아마 이즈모를 처음 접한 게이머라면 '어? 파랜드 택틱스 그림과 비슷하네?'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을 것이다 |
▲ 그녀의 그림들은 하나같이 이쁘고 귀엽다. 비록 시리즈마다 캐릭터들의 개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은 여전하지만 말이다 |
텍스트
어드벤처 방식의 스토리 진행, RPG방식의 전투
이즈모는 텍스트
어드벤처식 게임 진행과 RPG 전투시스템이 혼합된 모습을 하고 있다. 즉 일반적인
스토리진행 파트는 텍스트 어드벤처 형식으로 전투파트는 전형적인 일본식 RPG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 그저 텍스트를 읽으면 되는 어드벤처 파트. 여기서 <Ctrl>를 누르면 텍스트가 빠른 속도로 스킵된다 |
▲ 선택지에서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각 히로인들과의 호감도가 변한다 |
어드벤처 파트에서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텍스트를 읽고, 스토리를
즐기기만 한다. 기본적으로 외길진행이며 숨겨진 요소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중간
중간에는 선택지가 등장하는 데 여기서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각 히로인들과의
호감도가 결정된다. 따라서 좋아하는 히로인과의 엔딩을 보고 싶다면 더욱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 길을 가다보면 랜덤하게 전투가 발생! 이런 전투방식을 싫어하는 게이머라면 다소 지겹고 짜증날지 몰라도, 올드게이머라면 어쩐지 정겨운 느낌도 들것이다 |
게임 시나리오 역시 기본적으로는 외길 진행이며, 딱히 숨겨진
요소라고 할 만한 것도 없다. 그저 캐릭터를 움직여서 맵을 돌아다니다가 몬스터들과
전투를 하고 레벨업 후 각 맵에 있는 보스들을 물리치면 그걸로 만사 OK. 이런 방식의
진행은 RPG 문외한이라고 해도 큰 부담 없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뭔가 독창적인 시스템을 원하는 유저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다.
▲ 외길 진행인 관계로 길을 찾는 데 크게 어려운 점은 없다 |
속성과
콤보로 대표되는 전투 시스템
이즈모의 전투 시스템은 '오행상생'과
이를 이용한 '콤보'시스템으로 대표된다. 게임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5가지의
속성(불, 흙, 쇠, 물, 나무) 중 하나를 가지고 있는데, 만약 오행상생의 순서(아래
속성표에서 시계방향의 화살표)대로 공격을 하면 '콤보'가 발동되서 적에게 훨씬
강력한 대미지를 줄 수 있다. 가령 '나무' 속성을 가진 캐릭터가 먼저 공격을 하고,
이어서 바로 '불' 속성을 가진 캐릭터가 연속으로 공격을 하면 콤보가 발생한다는
식이다.
▲ 캐릭터의 속성 표, 각 속성에 따라 다양한 콤보를 조합할 수 있다 |
▲ 콤보는 연속으로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강력해진다 |
그리고 각 속성은 서로간의 상성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특징이 있다. 가령 불속성을 가진 주인공은 쇠속성의 몬스터에게는 강하지만, 물속성을 가진 몬스터에겐 약하다는 식이다. 이렇게 속성들의 상성관계를 완벽하게 이해한다면 좀 더 쉽게 전투를 치룰 수가 있다.
일본색이
강한 게임 스토리
이즈모는 '이즈모 학원'을 다니고 있는 주인공인
토마 히카루와 그의 친구들(물론 모두 여자 -_-)이 어느 날 닥쳐온 지진에 휘말린
후, 이계에 떨어진다는 것이 게임의 초반 스토리다.
▲ 아마테라스 스사노오… 캐릭터의 이름은 일본신화에서 딴 것들이 많다 |
전체적으로 보면, 일본신화를 바탕으로 스토리가 쓰여진 탓에 소위 '일본색'이 너무 강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로 인해 ‘파랜드 택틱스’만을 생각하고 이 게임을 선택했다면 경우에 따라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대체
CG모드는 어디로 간 거여?
필자가 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황당했던 부분이 바로 이 것. 미소녀 게임이라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할 CG모드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메인화면 앞에서 약 10초간 멍하니 있어야 했다. 미소녀 게임의 필수인 CG모드는 어딧냐구!! |
이에 대해 유통사측에서는 PC버전의 CG모드에 18금 장면들이
많은 관계로, 영등위에서 CG모드 자체를 아예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게임
내용은 드림캐스트용 전연령 버전이지만 일단 기본바탕은 PC판 18금 버전이었다는
이야기). 얼핏 보면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게임 중간 중간 나오는 아름다운 그림들을
마음대로 감상할 수 없다고 하니 정말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랄라라~~!! 즐거운 목욕탕!!" |
"뽀글뽀글~~!!" |
"이 자식이 어디서 뀌고 X랄이야!!" |
"랄라라~~!! 즐거운 목욕탕!!" |
미소녀게임 유저들을 위한
종합 선물세트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즈모는 게임 시스템적인
면에서는 4년 전 게임답게 시대에 뒤쳐지는 부분이 많아 아쉬움을 주었다. 하지만 미소녀 게임들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기존 롤플레잉 게임이 너무
복잡하고 어려웠다면 이즈모를 통해 쉽고 간단한 롤플레잉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스튜디오에고의 다양한
미소녀 게임들을 국내에서도 많이 봤으면 하는 게 필자의 개인적인 바램이다.
그리고?이왕이면 스튜디오에고의 18금 버전 게임도 출시되주기를 바란다(간절히~~!!).
▲ 참고로 일본 18금 버전에만 등장하는 서비스컷!! 더 보여주고 싶지만 국내버전은 15세 이용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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