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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읽는 색다른 어드벤처(어나더 코드: 두 개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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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양관, 어린 소녀, 고스트 등을 키워드로 하고 있는 어드벤처 게임 ‘어나더 코드’. 커맨드 선택을 기본 인터페이스로 채용한 기존 어드벤처 게임과 달리 터치스크린과 듀얼스크린의 기능을 십분 활용해 마치 소설을 눈이 아닌 손으로 읽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는 어나더 코드는 소설을 새롭게 읽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독특한 타이틀이다.

▲주인공 아슈레이가 3살 때 죽은 아버지로부터의 편지.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스크린도 조작계의 일부

닌텐도DS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듀얼스크린과 터치스크린 기능을 어드벤처 장르에 접목시킨 어나더 코드는 2개의 스크린에 상황에 따른 게임화면을 표시해 플레이어가 이동, 탐색 등의 조작을 되도록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조작계의 일부로 활용하고 있다.

표현되는 것이 카메라의 연출화면, 캐릭터의 이동패널, 주위풍경 등에 불과해 생각했던 것만큼 탐색기능을 효과적으로 보조해주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단화면에는 이벤트 상황이나 플레이어가 보고 있는 시점 등을 표시하고 하단화면에는 선택지나 지도, 탐색화면 등을 배치한 것은 기존 어드벤처 게임과 비교한다면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런 어나더 코드의 스크린 조작계의 특징은 듀얼스크린보다는 터치스크린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어나더 코드에서 캐릭터 이동은 터치스크린에 위치한 주인공 아슈레이를 터치펜으로 조작하는 것으로 가능하다. 터치펜 조작을 통한 캐릭터 이동이 얼마나 특이하겠냐고 반문하는 유저도 있겠지만 터치스크린에 대한 반응이 거의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플레이어가 원하는 만큼의 캐릭터 이동속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조작계에 대한 스트레스를 전혀 느낄 수 없다. 조작에 대한 인터페이스가 게임 인터페이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어드벤처 장르에서 이 같은 어나더 코드의 조작감은 상당히 중요한 것이다.

▲정보수집, 이동, 선택지 선택 등의 조작은 대략 이런 느낌이다. 듀얼스크린과 터치스크린도 조작계통의 하나로 인식한다

어드벤처 게임에서 정보수집은 꽤 중요한 요소 중 하나기 때문에 어나더 코드는 이동 외 탐색에도 터치스크린 조작을 도입했다. 아날로그 스틱 또는 마우스를 사용해 게임화면 내에 위치한 포인트를 움직여 화면 이곳저곳을 조사했던 기존 어드벤처 게임에 비교한다면 원하는 곳을 펜으로 한번에 집어내 조사할 수 있는 어나더 코드의 이러한 조작시스템은 꽤 매력적이다.

하지만 탐색이 쉽게 진행되는 장점이 있어서 일까? 어나더 코드는 플레이어에게 거의 작업과 맞먹는 수준의 탐색활동을 요구하고 있다. 살펴볼 포인트도 많고 그만큼 탐색횟수도 많이 제공되기는 하지만 상당한 인내력을 요구한다.

▲만지는 어드벤처의 최대 특징, 대리체험

스토리에 따라 제시되는 다양한 물음에 답을 제시하고 마련된 수수께기를 풀어가는 것이 어드벤처 게임의 첫 번째 목적인만큼 기존 어드벤처 게임은 스토리 진행을 위해 다른 장소로 갈 수 있는 지역이동을 위한 퍼즐이나 정보를 수집해 제시된 수수께기의 답을 도출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어나더 코드는 이런 수수께기 해결방법을 전면으로 거부하고 있다.

어나더 코드에서 플레이어가 제시된 수수께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뭔가가 주어지는 것이 피동적인 상황이 아닌 플레이어가 직접 상황이나 화면에서 보여지는 일련의 정보들을 취합해 연상해내는 등 능동적인 행동을 보여야만 한다.

▲모든 수수께끼를 플레이어가 직접 조사하고 자료를 취합해 해결한다는 점 때문에 쉽게 감정이입이 가능해진다. 이래서 만지는 소설인가?

플레이어에게 요구되는 능동적인 행동은 비단 듀얼스크린을 통해 제공되는 화면정보를 취합하는 것만이 아니다. 플레이어는 듀얼스크린 외에도 터치스크린, 내장마이크 등을 활용해 주변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힌트나 해결방법을 모두 찾아내야 한다.

원클릭, 더블클릭. 슬라이딩 등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제한돼 있는 편이지만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일련의 과정과 결과화면을 적절한 순간에 영상으로 표현한 점은 어드벤처 장르에서는 순간으로 처리되기 쉬운 아이템 사용에 대한 반응과 플레이어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사물에 대한 촉감을 효과적으로 구성했다고 평할 수 있다.

닌텐도DS가 제공하고 있는 하드웨어 인터페이스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십분 활용하면서 플레이어에게 직접 사물에 대한 원리를 깨닫고 이를 해결해나가도록 유도하고 있는 어나더 코드는 꽤 영리하다고 할 수 있다.

▲게임난이도도 그리 높지 않은데다, 게임의 주요 아이템이 닌텐도DS와 연관된 것들이니 씽크로율은 100%를 넘는다

게임난이도도 평범한 수준이어서 최대한 플레이어가 수수께끼 풀이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쉽게 게임에 감정을 이입하고 게임 속 상황을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게다가 플레이어로서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게 해 연령층에 상관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뭔가 알 것 같은 느낌 그렇지만 확실하지 않은 상황. 그 상황에서 구체적인 해답을 찾았을 때 느끼는 감정을 어나더 코드는 플레이어에게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감이 오는가?

▲추리소설을 독파한다는 느낌. 좋지만 나쁘다

어나더 코드의 주 무대가 되는 저택이란 폐쇄적인 공간은 플레이어에게 적당한 긴장감을 주는 동시에 탐색에 대한 적당한 동기를 부여한다. 하지만 어나더 코드는 다른 캐릭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그렇게 많이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 쉽게 탐색에 대한 매력을 표출하고 있지는 않다.

모든 정황에 대한 결과가 막바지에 밝혀지는 미괄식 타입의 스토리 전개방식을 채용하고 있어 스토리가 클라이막스에 치닫고 있을 때 플레이어가 직접 수집한 정보의 가치에 대한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게다가 이런 플레이어의 능동적인 정보수집결과와 앞절에서 설명한 수수께끼의 해결방식을 통해 이야기의 결말을 눈으로 확인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동은 상당하다.

▲뭔가를 해결했을 때의 기쁨은 기존 어드벤처 게임에서 느끼는 것과 사뭇 다르다

기존 소설책이었다면 바로 마지막 부분을 확인해 궁금증을 해결할 수도 있지만 게임인 어나더 코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일까?

어나더 코드의 플레이 타임은 약 5~6시간(개인차는 분명 있다)이기 때문에 기존 어드벤처 게임에 비하면 상당히 짧다.

이런 점은 당초 어나더 코드를 ‘손으로 느낄 수 있는 소설’로 생각한 유저에게는 한편의 추리소설을 한번에 독파한다는 색다른 느낌으로 어필할 수 있지만 어나더 코드를 소설이 아닌 게임으로 접한 유저에게는 상당한 당혹감을 선사하는 단점으로 손꼽힐 수 있다.

게다가 스토리의 초, 중반을 아이템 탐색과 수수께끼 해결로 보내기 때문에 처음 플레이하게 되는 유저에게 있어서는 그리 좋은 템포를 가진 게임으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어나더 코드는 초저녁부터 읽기 시작한 소설책을 새벽녘이 되서야 손에서 놓고 잠을 청하는 낭만을 느껴보고 싶은 유저들에게는 분명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계속 플레이해도 나름대로의 색다른 묘미를 느끼게 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단순히 어드벤처 장르를 좋아하는 플레이어에게는 이렇다할 느낌이 오지 않는 기획에 있어 독특한 양날의 검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소설책 한권을 정독한다해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어드벤처 장르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 보다는 닌텐도DS의 기능을 살려 게임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데 초점이 맞춰진 듯한 어나더 코드. 손으로 책을 읽고 싶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은 플레이어에게는 추천할 만한 타이틀이다. 안타깝게도 정식발매판도 일본어 버전 그대로이기 때문에 일본어를 능히 해석할 수 있는 유저가 아니라면 고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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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양관, 어린 소녀, 고스트 등을 키워드로 하고 있는 어드벤처 게임 ‘어나더 코드’. 커맨드 선택을 기본 인터페이스로 채용한 기존 어드벤처 게임과 달리 터치스크린과 듀얼스크린의 기능을 십분 활용해 마치 소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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