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포트리스 모르면 간첩’이라는 문구가 나돌던 시절이 있었다. 포트리스 2의 인기는 그만큼 지배적이었다.
98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국내 PC방에는 포트리스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없었고 넘치는 사용자 때문에 몇 번에 걸쳐서 새로운 서버를 열었을 정도다. 당시의 포트리스는 가히 ‘국민게임’이었다.
그 후 인터넷 업체들과의 분쟁과 단순한 게임성 때문에 다른 캐주얼게임에게 그 자리를 넘겨주었지만 아직까지 ‘국민게임’이라는 말을 들으면 제일 먼저 포트리스가 떠오르는 사람은 비단 필자뿐이 아닐 것이다.
그 포트리스가 새로운 그래픽과 새로운 시스템을 들고 돌아왔다! 뉴포트리스, 과연 얼마나 새롭게 태어났을까?
턴제의 생략. 같이 쏘고 같이 움직인다!
포트리스 2의 대표적 특징은 ‘차례(턴)’이었다. 오직 자신의 턴에만 조작을 할 수 있었고 자기 턴이 아닌 사람은 그걸 가만히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이른바 고수들은 딜레이 등을 계산, 원하는 시점에 자신의 차례가 오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뉴포트리스에서는 이 ‘턴의 개념’이 사라졌다. 그럼 전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알아보자.
전투를 시작하면 모두 동시에 5초간의 이동턴을 받게 된다. 이 이동턴 중에는 이동과 아이템 사용, 그리고 각도조작만을 할 수 있다.
▲이동 중. 발사만 빼고는 다 된다. 여럿이 움직이다 보면 서로 눈치를 보게 되는 경우도 |
5초간의 이동턴이 끝나면 곧바로 8초간의 발사턴을 받게 된다. 이 발사턴 역시 그 방의 모든 유저가 동시에 움직인다. 발사턴 중에는 이동과 아이템 사용이 불가능하며 이 8초간 모든 한 번의 공격기회를 갖게 된다.
단 발사턴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스페이스바를 떼는 즉시 공격을 한다. 이로 인해 미처 공격을 하기도 전에 상대방의 미사일을 맞고 각도가 틀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 하자. 앞서 말했듯이 발사턴은 이동이 불가능해서 먼저 공격을 받고 각도가 틀어지면 수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한창 쏠려고 게이지를 모으고 있는데 이런 각도가 나와버리면 난감해진다 |
동시에 공격과 이동을 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일은 없어졌다. 좀 더 스피디한 진행이 가능하다고 할까?
물론 포트리스 2의 방식을 그리워하는 사람을 위해 ‘클래식 모드’도 마련되어 있으니 입맛 따라 선택하도록 하자.
나이스샷과 스킬시스템
포트리스 2를 해본 유저들이라면 파워 조절 게이지에 미리 표시를 해 놓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뉴포트리스도 마찬가지로 마우스 포인터로 게이지의 원하는 지점을 클릭하면 그곳에 녹색선이 하나 그어지게 된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하다. 미리 그어놓은 녹색지점에 파워게이지를 정확히 맞춰서 발사하면 나이스 샷이 발동된다.
이 나이스 샷 자체는 아무 능력도 없지만 나이스 샷을 사용할 때마다 파워게이지 옆에 스킬포인트가 쌓인다.
▲이렇게 선을 그어놓고
|
▲나이스 샷 사용! 스킬포인트가 쌓였다 |
스킬포인트가 두 개 이상 모이면 (바꿔 말해 나이스 샷을 두 번 이상 사용하면) 스킬 버튼이 활성화 된다. 당연히 포인트를 모을수록 더 강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스킬 발동! 보기만해도 아프다 |
RPG 따라 하기
포트리스 2의 가장 큰 단점은 단순하다는 것이었다. 이 단순한 시스템을 벗어나기 위해 뉴포트리스에서는 레벨 시스템과 퀘스트, 장착아이템 등을 도입시켰다.
레벨은 순위나 계급과는 별도로 승리 시에만 얻어지는 경험치를 쌓아 올릴 수 있다. 레벨이 올라가면 공격력 폭파범위 등의 기본 능력이 상승한다. 거기에 밑에 설명할 장착아이템이나 퀘스트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퀘스트는 단순한 표적 맞추기부터 적의 소탕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있다. 사람들과의 대전에 질린 유저라면 여기서 기분전환을 하는 것도 좋을 듯. 거기에 아이템과 경험치 등의 보상까지 있으니 일석이조. 퀘스트는 레벨 별로 준비되어 있고 수행할 조건이 되면 대기실의 퀘스트 수행창이 깜빡이게 된다.
▲퀘스트를 시작하기 전에 임무와 보상을 확인해 볼 수 있다 |
▲퀘스트 수행 중. 정말 때려주고 싶어진다 |
기존의 포트리스가 단순히 소모성 아이템만을 사용하는데 반해 뉴포트리스에서는 소모성 아이템과 함께 장착아이템이 등장한다. 이 장착아이템을 이용하면 공격력과 방어력 등을 높일 수 있고, 외관까지 바꿀 수 있다. 단, 여기에도 레벨 제한이 있다. 결국 더 좋은 아이템을 차려면 레벨을 올리라는 소리다.
▲캐주얼게임의 노가다시대가 열리는 건가? |
불안정한 서비스
오픈초기의 모든 게임이 그러하듯 뉴포트리스 역시 매우 불안한 서비스를 보여준다. 로딩 중 튕기는 것은 일상이고 이긴 경기가 졌다고 나오거나 아예 접속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직은 오픈 초기라 유저들 사이에서도 이해해 주자는 분위기가 많지만 불만은 계속 쌓여간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 하루 빨리 조치를 취해줘야 할 것이다.
국민게임의 부활을 기대하며
뉴포트리스가 걸어갈 길은 아직도 멀다. 승패나 경험치를 조작하는 핵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고 대화 필터링이 없어서 마구잡이로 욕설을 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유저도 많다. 이 모든 게 하루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포트리스의 재도약은 영영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뉴포트리스의 부제에는 에피소드 1이라는 숫자가 붙어있다. 에피소드에 굳이 1을 붙여 둔 것은 앞으로도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아 있다는 뜻일 것이다. 이 1이라는 숫자에 한 번 기대를 걸어본다.
▲하늘을 가득 메운 미사일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