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큰 잘못을 저지르고 혼날까 두려워 부모님께 거짓말로 대충 둘러대다 ‘너 거짓말하면 지옥간다’라는 말 한 마디에 겁먹고 모든 사실을 실토했던 추억, 누구나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 이처럼 ‘지옥’은 우리에게 굉장한 공포의 대상 이였다.
온통 붉은 색으로 뒤 덮여진 곳에 악마들이 득실거리고 용암이 부글부글 끓는 곳. 그리고 언젠가 내가 뜨거운 용암 속으로 빠져버리는 상황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끔찍한 곳. 그곳이 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지옥’이라는 곳이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가 생각하는 ‘지옥’의 이미지와 달리 다양한 게임들로 둘러 쌓인 지옥이 있다면? 게이머들에게는 그곳은 아마도 지옥이 아닌 천국인 셈일 것이다.
▲게임 지옥(?) 속으로 한 번 들어가 보도록 하자! |
‘알바지옥 2000’은 바로 미니게임으로 꽉 찬 지옥 아닌 지옥이다. 그럼, 두렵다기 보다 설레게 하는 ‘게임 지옥’ 속으로 들어가 보자.
미니게임다운 미니게임 총집합!
‘알바지옥 2000’는 미니게임 플레이를 통해 돈을 모으고 새로운 게임을 구매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니 게임을 플레이 하는 자체가 게임 내에서 ‘아르바이트’ 개념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또한 ‘알바지옥’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다양한 미니게임들이 우리를 괴롭힌다(?).
▲다양한 미니게임 플레이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 즉, 알바를 할 수 있다! |
하지만 ‘알바지옥’의 그래픽은 어설프기 짝이 없다. 게임 만드는 것이 귀찮았나 싶었을 정도다. 예를들어, 교통량 조사 메인은 흰 바탕에 게임의 제목과 스타트, 게임설명, 나가기 등만 검정 글자로 덜렁 써있는가 하면 초라한 그림 한 두 장만 들어간 태권생활 게임, 예전 8비트 게임기를 상상하게 하는 지옥의 필드훈련 등 마치 시간을 거꾸로 돌려 과거로 돌아가 게임을 즐기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다소 원색적이고 단순한 그래픽! |
그러나 이를 반대로 말하자면 ‘쓰잘데기 없는 것을 모두 제외한’ 가장 미니게임다운 그래픽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그래픽이라는 것은 곧 쉽고 보기 편하다는 말로 이어지기 때문. 실재로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되면 그래픽이 좋지 않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보기 편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단, 색감이 너무 원색적이고 깜빡 거리는 효과 등으로 인해 눈에 피로함을 느낀다는 것이 단점. 그러니 한 게임을 오래 하기 보다는 여러 미니게임을 두루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 그나마 눈의 피로감을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볼펜공장 플레이할 때 눈 아파 죽는 줄 알았다! |
휴대용 게임기와 천생연분!
알바지옥에 있는 미니게임의 플레이 시간은 짧게는 20여 초부터 길게는 7분 정도. 무한 반복이 가능한 ‘볼펜 공장’ 게임을 제외하면 모든 게임이 10분 이내에 완결 지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때문에 지하철이나 버스 등의 장소에서도 아무런 문제없이 플레이 할 수 있는 셈이다.
짧은 시간의 게임만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지겹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그런 걱정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된다. 다행히도 갖춰진 게임의 종류가 40여 개나 되고 그 게임들을 단순히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골라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해서 구입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종의 ‘목표의식’을 심어준다.
▲돈을 벌어서 새로운 게임을 구입해야만 한다! |
또한 대부분이 순간적인 판단력을 요하는 것들이므로 쉽게 질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돈을 벌어서 새로운 알바를 구하라!
‘알바지옥’의 또 다른 재미는 바로 ‘알바를 통해 돈을 모아서 즐기는’ 가챠폰이다. 가챠폰에서는 다양한 수집품부터 새로운 미니게임까지 다양한 것들을 뽑을 수 있다. 가챠폰은 요금은 종류에 따라 1000원, 5000원, 10,000원, 50,000원.
미니게임의 종류를 늘릴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가챠폰을 통해서 가능하다. ‘알바지옥’은 기본적으로 ‘볼펜공장’, ‘교통량 조사’, ‘버섯이냐 죽느냐’, ‘지옥의 필드훈련’ 등 4가지의 게임이 주어지는데, 이 미니게임을 플레이 해 가챠폰을 이용할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돈을 벌어서 가챠폰을 돌려라! |
▲실생활에서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 것들도 가챠폰을 통해 뽑을 수 있다 |
그러면 쉽고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만 해서 돈을 모으면 되지 않느냐? 라고 말 할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알바지옥’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다. 플레이어는 ‘알바소개소’에 나와있는 4개의 게임 중 선택해 플레이 해야지만 알바비를 지급받을 수 있다. 만약 자신이 원하는 게임이 알바소개소에 없다고 해서 알바리스트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플레이 하게 되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알바비는 절대 받을 수 없다.
▲돈을 벌기위해서는 알바소개소를 통해서만! |
▲알바리스트에서 골라서 하면 말짱 꽝! |
‘알바소개소’에는 기본적으로 4개의 게임이 보여지며, 이 게임의 구성은 수시로 바뀐다. 물론 처음에야 4가지 밖에 없으니 바뀔 것이 없지만 게임이 추가되면서 게임 구성이 변화돼 플레이어로 하여금 여러 게임을 고루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하지만 정말 자신은 알바비에 상관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알바리스트에서 골라서 해도 아무 상관은 없다.
‘알바지옥’은 행복한 게임 천국!
휴대용 게임기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전용 타이틀인 대다수를 차치하는 NDS에 비해 PSP의 게임들은 짧고 쉽게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 적었다. 그렇다 보니 정작 ‘이동 중에도 쉽고, 짧게 그리고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어야 하는 휴대용 게임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빠져있었던 사실. ?
▲물론 디제이맥스는 제외하고 말이다 |
하지만 ‘알바지옥’은 단순한 게임 구성과 쉬운 플레이 방법, 짧은 시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미니게임들로 인해 비로소 PSP가 휴대용 게임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미니게임은 다 모였다! |
다소 촌스럽고 조금은 엽기적이긴 하지만 ‘알바지옥’은 지옥이 아니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미니게임으로 가득찬 ‘게임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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