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세계최강의 사나이를 향해 싸운다!!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입식타격기 K-1의 최신판 'K-1 WOLRD GP 2006(이하 2006)'이 발매되었다. 우리나라의 최홍만 선수가 선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K-1 이지만 게임 면에서는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최고로 평가받았던 2003버전 이후 '2004 다이너마이트', '2005MAX', '2005 WGP'가 연달아 죽을 쑤며 K-1의 위상에 먹칠을 했기 때문.
특히 'K-1 WOLRD GP 2005(이하 2005)'가 워낙 혹평을 받았던 까닭에 D3퍼블리셔가 만든 게임이라면 다시는 안한다는 팬들도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탓에 '2006'버전에 대한 기대가 예전만은 못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놀랄만한 진보로 가득한데다 리얼리티와 게임성을 절묘하게 살린 연출이 가득하다. 세계 최강의 사나이를 꿈꾸는 자들이여. 이제부터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려보자.
▲ 다들 한 인상하신다 |
간략해진 화면 늘어난 재미요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래픽. 2005버전에 비해서는 상당히 깔끔해졌다는 평을 내릴수 있겠으나 요즘 게임치고는 근검절약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풍기는 그래픽이다. 허나 선수들의 얼굴이나 체형등은 전작보다 제대로 살려놓았다.
게임화면을 살펴보면 전작에 비해 상당히 간략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전작에서는 화면 상단부분에 HP게이지와 ST게이지, 하단에는 아드레날린 게이지와 심판 판정란이 함께 표기되어 번잡하다는 느낌을 줬다. 하지만 2006에서는 하단에만 스태미나 게이지와 바디컨디션 표시만 있어서 다른 것에 신경쓰지않고 격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다.
▲ 비장함이 엿보이는 호스트와 여유있어 보이는 아츠 ▲ 2005화면(위)과 2006화면(아래) |
구(舊) K-1은 잊어라 새로운 K-1이다
'2005'에서는 아케이드성이 강한 커맨드입력식의 ‘스트리트 파이터’ 스타일의 격투(ex:←↙↓↘→+□)를 추구하여 팬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이 원성덕분인지 '2006'에는 아케이드성보다는 실제격투의 리얼리티를 기본 축으로 삼아 아케이드성도 어느 정도 살리는 균형잡힌 격투를 구현했다. 그러므로 2005판과 비교해보면 많은 면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2005'에서는 소나기 펀치를 퍼부어도 스태미너에는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에 헛손질, 헛발질이 많아도 상관은 없었지만 2006에서는 모든 공격이 스태미너를 소비한다. 그러므로 '2005'처럼 프런트 킥으로 견제하면서 상대의 HP를 보라색으로 만든 다음 공격을 퍼붓는 '얍삽이'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뿐더러 조금만 지나면 헉헉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대신 정확한 유효타를 연속으로 꽂아서 단번에 데미지를 뽑아내는 방식이 주효한다. 헛손질 남발은 결국 스태미너 저하로 본인의 무덤파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 하단의 스태미너 게이지를 잘 보면서 폭풍같은 연속타를 넣을때와 스태미너를 모으면서 상대의 흐름을 끊을 때를 잘 구별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특수 기술 남발보다는 펀치와 킥 콤비네이션 조합으로 스태미너를 절약하며 공격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특수기(R1, R2) 버튼을 작렬시키면 승리는 한 걸음 다가와있을 것이다.
월드그랑프리에 도전할 때도 전작처럼 무한체력이 아니며 부상을 입은 부위는 그대로 계속된다. 그만큼 사실성이 강조되었다는 이야기. 우리의 홍만이형을 예로 들자면 '2005'버전에서는 크로캅을 능가하는 불꽃 하이킥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도 똑같이 하다가는 곤란하다.(그렇다고 안된다는 말은 아니다) 실제 최홍만 선수에 가깝게 대부분의 킥 모션은 상대의 중단정도에 국한되었으나 불꽃하이킥을 날릴 수는 있도록 배려(최홍만 킥의 딜레이는 꽤나 김)는 했다. 리얼리티와 아케이드성의 적절한 타협선으로 보인다.
반면 아케보노는 무슨 킥을 해도 다 니킥(뛰어난 사실성!!)이라는 뛰어난 사실성으로 유저들의 외면이 거의 확실해졌다.
▲ 아케이드성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최홍만 불꽃하이킥! ▲ 뛰어난 사실성에 기초한 무사시 실신 |
K-1의 변화를 이끈다 - 혁신의 핵 신체컨디션 시스템
첫 번째 플레이한 이후 든 생각은 ‘스맥다운’과 ‘하지메의 일보’의 장점을 합쳐놓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는 ‘신체 컨디션’, ‘인터벌’, ‘스웨이&더킹’이라는 시스템의 탑재 덕분. 이 중에서도 가장 혁신적이면서도 중요한 것은 신체 컨디션 시스템이다. 이것은 ‘스맥다운’ 시리즈에서 등장한 것으로 신체를 머리, 복부, 팔, 다리 4개의 파트로 나누어놓고 입은 데미지에 따라 색으로 표현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해서 보다 전략적인 격투가 가능하게 되었다.
▲ 우측 상단에 케인의 신체 각 파트가 데미지 누적에 따라 다른 색으로 표현되어 있다 |
즉 머리를 집중 공격당하면 머리 부분이 붉은 색으로 표현되고 선수가 어지러워한다. 팔 부분에 데미지가 누적되면 가드 중간에 가드가 풀리기도 하며 공격속도가 느려진다. 몸통부분에 데미지가 누적되면 스태미너가 빨리 없어지는 약점이 생긴다. 다리 부분이 붉어진다면 이동속도가 느려지며 절뚝인다는 건 당연한 이치.
전작과 대비해서 평가하자면 HP개념을 탈피하여 일격 KO와 단타역전을 가능하도록 하여 경기에 보다 긴장감을 부여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 덕분인지 전작보다는 KO가 확실히 늘어난 느낌. 참고로 한 가지 팁을 공개하자면 머리 부분을 집중공략해서 다운을 뺏자. 다운을 한번 빼앗았다면 그 다음은 매우 쉽다. 상대가 일어난 직후 머리만 몇 대 더 때리면 알아서 뻗어준다. 라운드 초반에 다운을 빼앗았다면 TKO는 식은 죽 먹기.
딜레이가 적은 더킹과 스웨이로 상대의 템포를 빼앗는다
더킹과 스웨이 이동을 설명하자면 인기복싱게임 ‘하지메의 일보’에서 빛을 발한 시스템이다. 물론 전작인 2005버전에서도 횡 이동이나 스웨이 등이 있기는 했지만 시합에서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작에서는 스웨이 이동이나 더킹(윗몸을 낮추거나 이리저리 움직여서 상대편의 공격을 피하는 일)이 시합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음으로써 ‘하지메의 일보’에서 즐겼던 더킹의 스릴을 살렸다. 참고로 스웨이 이동이나 더킹으로 상대 공격을 피한 후 카운터 공격이 적중했을 시에는 일격 KO가 나오는 확률이 평상시보다 높았다.
▲ 하지메의 일보에서 빛났던 무브 이젠 K-1에서도 해보자 |
전략적 격투의 핵심 인터벌 시스템
나의 머리 부분에 빨간 불이 들어온 상태이며 이미 다운을 빼앗겼다 해도 너무 기죽을 건 없다. 해당 라운드에서만 잘 넘기면 라운드 사이에 회복할 수 있는 ‘인터벌’이 있기 때문. 머리(頭), 배(腹), 팔(腕), 다리(脚) 중 데미지가 누적된 한 부분을 집중 회복할 수 있고 아니면 스타트 버튼을 눌러서 전체(全?) 선택을 꾀할 수도 있다.
오래오래 즐기자 K-1 레전드 모드!
실전 격투기 게임의 단점이라면 선수의 수가 제한되어 있어서 얼마간 하다보면 쉽사리 질린다는 점이다. 그러한 이유로 오랜 시간 두고두고 즐기기엔 어려움이 많았는데 '2006'에서는 K-1 레전드 모드를 수록해 플레이 시간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레전드 모드란 자신이 만든 캐릭으로 월드그랑프리에 도전하는 모드이다. 마치 무쌍시리즈에서 에디트 무장을 만들던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듯. 선수의 스타일은 복싱, 무에타이, 공수도, 킥복싱 4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으며 헤어, 체형, 신장, 체중, 코스튬, 등장음악, 주사용 손 등이 선택가능하지만 디테일한 모습까지는 완성할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유저 자신의 신장, 체중, 체형대로 만든 60억분의 1 캐릭으로 세계재패에 나서보는 것도 꽤나 흥미진진. 다만 일본어를 어느 정도 이해해야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 흠.
▲‘레전드’. 맞으면서 배우는 거다 |
리플레이와 긴 로딩은 아쉽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리플레이의 정의는 시합중에 가장 아쉬웠거나 주목할 만한 장면을 다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일반적인 상식이 '2006'에는 통하지 않는다. 라운드 종료 후 보여주는 리플레이 장면은 하이라이트가 아니라 라운드의 마지막 몇 초간을 보여주기 때문에 KO로 끝내지 않는 이상은 승부와 전혀 관계없는 이상한 장면을 볼 수 밖에 없다. 제작진의 센스가 아쉬운 장면.
라운드가 끝나고 인터벌시간에 회복부위를 결정한 후에도 코너 리포팅이 계속되며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스킵도 상당한 시간이 지난 이후부터만 되므로 답답한 노릇.
▲ 2005 리플레이도 안 그랬는데!! |
총평
여러 가지로 전작의 부진과 오명을 씻기에 충분한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 게임전반에 탈(脫) '2005'의 파이팅이 넘쳐흐름을 느낄 수 있었으며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절박함 또한 묻어나왔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K-1 매니아라면 필수구입타이틀이며 K-1을 잘모르는 사람도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는 타이틀.
전작에 비해 7명이나 늘어난 27명의 방대한 볼륨도 장점이지만 레전드 모드로 장시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타격감은 매우 좋으며 관중들의 응원소리나 장내아나운서멘트, 타격음 같은 사운드면에서도 마치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만족감을 준다. 혼자보다는 친구와 2인용으로 함께하기에 좋은 게임. PS3에서는 온라인 대전도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본다. 간만에 등장한 괜찮은 실전 격투기 게임과 함께 우정파괴전선에 나서보는 것은 어떨지.
▲ 청룡만세~ 백호만세 천하장사 만만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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