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의 명가 캡콤에서 눈에 띌만한 액션게임하나를 새로 출시했다. 이름하여 갓핸드(God Hand). 예약판매 3일만에 모두 매진되었다고 하는 기대작. 독창적인 게임 ‘오오카미’와 ‘뷰티플조’를 제작한 클로버 스튜디오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것에서 반은 먹고 들어가는 게임이다. 그러나 케이스 전면그림만 보아서는 성의가 조금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선입견에 불과한 것. 일단 PS2에 세팅시키고 플레이하는 순간부터 그런 우려는 한방에 불식될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신의 손이라는 ‘갓 핸드’를 오른팔에 달게 된 남자가 ‘갓 핸드’를 노리는 악마들과 싸우며 겪는 한바탕의 개그 활극은 여러분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럼 화제의 게임 ‘갓핸드’ 지금부터 들어간다.
▲ 겉표지는 미약하나 속은 창대하리라?! |
그래 B급이다, 어쩔래!
일단 ‘갓핸드'를 플레이 해본 결과 이 게임은 게임머에 따라가 확실히 선호도가 갈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가 시종일관 개그적인데다 근육변태나 봉춤, 급소가격 같은 사회에서 터부시하는 혐오액션이 거침없이 등장하는 등 ‘싼티’가 좔좔 흐르는 부분은 이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거슬릴 수도 있겠다.
난이도는 높은 편에다 조작에 적응이 필요한 관계로 어려운 게임 및 가벼운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듀얼쇼크2를 내던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그를 좋아하고 높은 난이도를 클리어하는 것에 높은 성취욕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푹 빠져버릴 스타일이다.
보통정도(이 기준은 상당히 모호하다)의 게임센스를 가진 사람이라면 충분히 클리어가 가능하며 게임 중간중간 나오는 개그성 액션과 대사, 캐릭터들은 게임의 재미를 확 끌어올려줄 것이다. 미성년자와 어려운 게임기피자 이외에는 누구나 즐겁게 즐길만한 게임.
▲ 익숙치 않은 근육변태남들 ▲ DOAX의 에로틱함과는 거리가 있다 ▲ 경고문구화면에 이 게임의 분위기가 모두 녹아 들어있다 |
가드 따윈 필요 없다! 회피의 즐거움에 빠지다
조작감을 설명하자면 기본적으로 방어라는 개념이 없어서 처음에는 적잖이 당황한다. 남자라면 가드 따윈 필요 없다는 주장인지 뭔지… 대신에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조작해서 적의 공격을 회피하게 되는데(상:스웨이덕킹 좌:좌측으로 재빠른 이동 우: 우측으로 재빠른 이동 하:백덤블링 회피)동작이 매우 빠르므로 적응만 되면 이리저리 회피해 가면서 잘 싸울 수 있다.
어떤 분의 표현을 빌자면 “바이오하자드 조작법에서 데빌메이크라이의 움직임을 요구하는 게임” 이기도 하지만 수 많은 헤비유저를 양산할만한 시스템임에는 분명하다. 적들이 집단구타(속칭:다구리)를 해올 경우라면 재빨리 우측 스틱을 뒤로 연타하면 쉽게 사지를 벗어날 수 있으니 정말 간편하다. 후반에 가면 잘 안 통하지만 초반부에는 스웨이덕킹으로 적의 거의 모든 공격을 회피할 수 있으니 그 효용가치가 매우 크다.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재빠른 이동을 하다 보면 특수액션(북두다굴권, 백드롭 등)을 쓸 기회도 더 잦아질 것이다. 요컨대 ‘갓핸드’에서는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가 고수와 하수를 가르는 열쇠가 되겠으며 손이 저릴 만큼 쉴새 없는 현란한 움직임이 요구된다. 아우 손 아퍼~~
▲ 그 동안 여러 게임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우측 아날로그 스틱이 이번엔 빛을 발한다 |
진행방법에 대하여
게임진행방식은 다음과 같다. 일정 지역 내의 적을 모두 소탕하거나 클리어 조건(ex:특정한 적을 쓰러뜨려 열쇠를 얻는다)을 만족시킨 후 이동지점에 도달하면 다음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적을 쓰러뜨리면 불특정의 확률로 돈이 나오는데 이를 모아서 샵에서 기술이나 갓룰렛(R1버튼으로 선택하는 강력한 기술)을 구입하자. 강한 기술이나 갓룰렛 하나면 전투가 더 쉬워진다.
? ▲ 강력한 갓룰렛을 구하면 전투가 한결 쉬워진다 |
중요한 것은 일반기술구입인데 100여종이나 되는 다양한 기술들을 내 입맛대로 조합해서 멋지면서도 강한 콤보를 만들 수 있다.
기술들을 어떻게 조합하는지는 꽤나 중요한 문제다. 적들의 방어수준이 높으므로 가드브레이커나 띄우기, 날리기, 현기증, 상단회피 기술들을 적당히 섞어줘야지 데미지를 뽑아내기가 한결 수월하다. 특히 기본 콤보구성이 아주 중요하다.
가장 많이 쓰는 콤보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갓핸드 발동시에 있다.(잠시 무적상태가 되며 공격능력과 속도가 일시 상승) 기껏 흥분게이지를 채워 갓핸드를 발동시켰다 해도 기본콤보 기술끼리 궁합이 맞지않고 딜레이가 크다면 최대한의 데미지를 뽑아내는 것은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 중간중간 샵으로 이동해서 좋은 기술을 사고 필요 없는 기술을 팔자 ▲ 도중에 악마로 각성한 녀석을 잡으면 신기술을 주기도 한다 ▲ 기술세팅, 선빵은 강하고 신속한 게 좋으며 기본 콤보기술에는 상대가 쓰러지지 않는 기술이 좋다 |
코믹기술을 맘껏 즐기자
중간중간 나오는 동영상뿐만 아니라 주인공 진의 사용기술도 개그성이 가미된 것이 많다. 쓰다보면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릴 기술들이 즐비. DDT, 코브라 트위스트, 북두다굴권, 맴매하기, 일격필살 등등의 코믹기술들은 유저들을 웃기기에 충분하다.
▲ 위에서부터 ‘ddt' '코브라트위스트작렬’ ‘북두다굴권’, ‘맴매’ 직접 즐겨보고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가 |
타짜의 본능이 불끈!
갓핸드에서는 다양한 도박을 즐길 수 있다.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이끌어내는데 가장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카지노로 이동해서 도박을 즐기면 되는데 블랙잭, 포커, 슬롯머신, 치와와 레이스, 투기장 등이 구비되어 있어서 이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돈이 궁한 경우가 많으므로 슬롯머신을 계속 땡기면서 대박을 노려보는 것도 괜찮다. 필자도 치와와레이스로 2000골드를 7만골드까지 올려봤는데 본 게임보다 재밌었다. 한번 빠지면 바다이야기가 따로 없을 정도.
▲ '치와와레이스', '비디오포커' ‘슬롯머신’ 대박아 터져라 |
PS2의 마지막 개그액션히어로, 위용을 뽐내다
‘갓 핸드’는 그래픽도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물론 차세대기에 비할 바는 아니고 어디까지나 PS2수준에서 이야기다. 그러나 깔끔한 그래픽에 캐릭터 표현도 잘 되어있어 좋은 평을 줄 수 있겠다. 캐릭터들의 개성도 생동감 있게 잘 표현했다.
▲ 게임의 히어로와 헤로인 진과 올리비아 |
난이도는 좀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적당한 수준이라고 보여진다. 지나치게 어려워서 게임을 포기하고 싶게 만들어주는 수준이 아니라 조금만 더하면 깰 수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해주기 때문이다. 보스전에서 컨티뉴 회수가 늘어나면 배틀 도중에 유용한 아이템도 나와서 난이도가 조금은 하락하는 느낌이 들었다. 중간에 패드를 던질만하면 다시 쥐어주는 시스템이랄까. 플레이어에게 포기를 허락하지 않겠다는 제작진의 결연한 의지 표출로 보인다.
타격감도 우수하다. 시원시원한 액션과 대쉬날리기 기술에 폭발하며 멀리 날아가는 적들을 보자면 스트레스가 절로 풀린다. 새로 나온 북두의 권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 넌 이미 죽어있다 |
거기다 요즘 게임들 중에 제대로 된 한글화 타이틀 찾아보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 박수칠 만한 한글화로 소장가치를 높인다. 일판으로 플레이 하는 것은 일어를 잘 모르는 대다수의 유저들에게 재미를 반감시킴은 물론 한국게임시장을 위축시키는 좋지 않은 일이다.
특히나 이렇게 분위기가 개그적으로 나가는 게임이라면 대사에 상당히 많은 비중을 두게 마련인데 완벽한 한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반쪽게임으로 전락하고 말았을 것이다. 딱딱한 직역이 아닌 뉘앙스를 고려한 적절한 의역으로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린데다 센스가 넘치는 대사들은 우리의 배꼽을 잡아 빼기에 충분하다. 게임자체가 코믹함이 넘치는데 자막마저 웃겨주니 즐거움이 배가되어 소장가치가 더 커진다.
▲ 적절한(?) 번역 |
필자는 이렇게 정신없고 손아프고 웃느라 배 아픈 게임은 진정 처음이었다. 시종일관 넘치는 유머에는 즐거웠고 쉴새없는 버튼 연타에는 손 아팠다. BGM또한 신나고 싸구려틱한 것이 게임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어서 귀도 즐거웠다. 만약 ‘갓핸드’ 전용 게임 스틱이 있다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제작사인 클로버 스튜디오의 해산으로 ‘갓 핸드’의 전용스틱과 후속편이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락온기능의 부재와 가끔 오버센스하신 번역도 눈에 띄지만 다른 뛰어난 장점들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고 본다. 첫판이 마지막 판이라는 숙명적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갓핸드’지만 간만에 나온 액션 秀作(수작)이니만큼 자신있게 권해드린다.
▲ 여러분도 같이 사뿐히 즈려밟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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