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노마키아’를 처음 만났던 때는 지스타 2007에서였다. 당시만해도 기자에게 ‘디노마키아’는 단지 공룡이 나와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가리는 원초적인 게임이었다. 더구나 어린 관람객들이 북적북적해 도저히 가까이 접근할 기회가 없어 멀리서 슬쩍 바라봤었다.
지스타 2007이 폐막한 후 기자에게 ‘디노마키아’란 존재는 점점 잊혀졌다. 그러다 문득 2월 27일부터 실시한다는 ‘디노마키아’의 무제한 테스트 소식을 들었고, 지스타 2007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허나 ‘한 번 해봐야지’하고 마음만 먹은 채 다른 업무에 치여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 주말에 잠시 비는 시간을 활용! 재빨리 디노마키아를 설치하고 접속했다.
“!!!!!!!!!!!!!!!!!!!!!!!!!!!!!!!!!!!!!!”
이건 뭐 공룡의 카리스마가 철철 넘치다 못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름 깔끔한 그래픽에 역동적인 움직임 등은 잊지 못할 인상을 남겨줬는데, 게임플레이는 어떠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 이상이었다.
▲ 무시할 수 없는 공룡의 카리스마!!
기대 이상의 재미! 스릴감도 최고다!
한 번 더 솔직해지자면, 게임을 해보기 전에 생각한 ‘디노마키아’는 단순히 저 연령층 게이머를 겨냥한 단순 무식 게임인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게임을 플레이 해 보니 고도의 심리전이 펼쳐졌고, 비록 직접 공룡을 조종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을 공격할 때의 짜릿함도 전해져 왔다.
일단 ‘디노마키아’가 도대체 공룡을 가지고 무얼 하는 게임인지 짚고 갈 필요가 있다. 간단히 설명하면 ‘디노마키아’는 가위바위보 게임이다. 가위바위보에서 승리한 게이머가 상대방을 공격하게 되고, 상대 공룡의 에너지가 모두 바닥나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디노마키아’에 등장하는 공룡들은 각각 가위 바위 보 속성을 갖고 있다. 가위 속성의 공룡은 게이머가 가위를 냈을 때 바위나 보를 냈을 때보다 약 2배 가까이 되는 공격력을 낼 수 있다. 또 가위바위보 속성을 지닌 스킬들이 있는데, 이 스킬들 역시 상대방에게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다.
▲ 이때가 바로 눈치 플레이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실제로 전투가 진행되면 게이머는 상대방의 공룡이 어떤 속성의 공룡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는데, 이러한 요소가 앞서 설명한 속성 공격과 스킬 시스템과 함께 작용해 게이머를 선택의 갈림길에 놓는다.
가령 상대 공룡과 나 자신이 1:1 상황에 놓여 있다고 치자. 이 때 나의 공룡은 ‘가위 속성’이고 상대방의 속성이 보인다. 1:1 상황에서 보다 높은 대미지를 입히기 위해 내가 가위를 내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니 상대방도 이런 나의 술수를 훤히 알고 있을 것만 같아 바위를 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디노마키아’는 게이머를 늘 딜레마에 빠지게 만든다.
‘디노마키아’에는 레벨 개념이 있다. 게임을 하면 경험치를 얻고 일정 경험치를 채우면 레벨 업을 하게 된다. 참고로 한대도 맞지 않고 게임에서 퍼펙트 승리를 달성하면 경험치를 2배로 얻게 된다. 레벨이 오르면 게이머는 자신의 공룡의 가위바위보 속성 공격력과 체력을 마음대로 올릴 수 있고, 스킬도 차근차근 배워나가게 된다.
▲ 다른 공룡들을 제치고 본인을 먼저 공격하는 상대방...잊지않겠다 ㄱ-
또 이번 무제한 테스트에서는 구현되지 않았지만 게임을 통해 게임머니를 벌면 공룡을 꾸밀 수 있는 스킨 등을 구입할 수도 있다.
이건, 마치 프로게이머가 된 듯한 기분이다!
앞서 설명했다시피 ‘디노마키아’는 굉장히 쉬운 게임이다. 게이머가 게임에 접속해서 하는 일은 방 선택과 레디 버튼을 누르는 것, 그리고 전투에 들어가서 매 턴마다 가위바위보를 선택하는 것이 전부다.
최후의 생존 공룡 1마리를 가려내는 서바이벌 모드는 최대 5명이 참여가 가능하다. 게임을 직접 플레이 해 보지 못한 게이머는 5명의 게이머가 계속해서 가위바위보를 엇갈리게 내 승부가 나지 않으면 어떡할 것인가? 하는 궁금증을 품을 수도 있다. 기자 역시 게임플레이 하기 전 까지 같은 생각을 했다. 하지만 가위바위보가 서로 엇갈리는 일은 그리 빈번히 발생하지 않았고, 오히려 엇갈림이 반복될수록 긴장감을 더해 갔다.
▲ 이제 당신은 쓰러지는 일만 남았소..호호홋! 라고 생각했다
‘디노마키아’의 이러한 긴장감 속에 게이머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뒤 무엇을 낼 것인가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자신이 내린 결정이 정확히 들어맞아 가위바위보에서 상대방을 이겼을 때의 쾌감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뿌듯함을 게이머에게 안겨준다.
마치 자신이 프로페셔널 리그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에 상대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대한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내린 결과물이 그대로 들어맞았을 때의 기분이랄까? 무언가 프로게이머가 된 듯한 기분을 흠뻑 느낄 수 있다.
반대로 홀로 바위를 냈는데 다른 게이머들이 모두 보를 냈을 때의 기분은…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대충 짐작되리라 생각된다.
▲ 허나 레벨 차이로 인한 것인지 막판 뒤집기로 져버렸...떼이쉬ㅠㅠ
실제로 기자가 서바이벌 모드를 플레이 할 때 아이디 ‘남자는주먹’이라는 게이머가 입장했다. 이 게이머는 자신의 아이디에 맞게 초반에 바위를 냈다. 하지만 이 어찌 슬픈 운명의 장난인지 다른 게이머들은 모두 보를 냈고, 결국 4명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그 게이머는 반격해 보지도 못하고 방을 나가버렸다. 이렇듯 ‘디노마키아’는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굉장히 재미난 상황이 빈번하게 연출된다.
인류 최고의 게임 가위바위보, 공룡전쟁으로 재 탄생
서문에서도 말했지만 ‘디노마키아’에 대한 첫인상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하지만 게임을 접하고 난 후의 생각을 말하자면 ‘오랜만에 재미있게 한 게임’이라고 하겠다. 가위바위보라는 인류 최고의 밸런스 게임을 공룡이라는 소재와 속성 공격 등의 양념으로 잘 버무렸다.
무언가를 내걸고 친구와 하는 가위바위보의 스릴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렸고, 다소 유치하지만 기술이름을 크게 외치는 성우의 목소리와 과장된 공룡의 움직임도 보고 있으면 묘하게 중독된다.
▲ 다소 과장된 연출
물론 7일간 진행된 무제한 테스트기 때문에 게이머가 장기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던가 고레벨 게이머와 저레벨 게이머 간의 밸런스 차이 등은 체험해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무제한 테스트에서의 게임 플레이만을 평가하자면 예상 외의 재미를 선사한 신선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사뭇 기대가 되는 게임이다.
▲ 그래,
인정할 건 인정하자. 연출은 좀 유치하다.
스킬 사용할 때는 '빅 테일 스매쉬!'
라고 남자 성우가 부르짖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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