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전체

롤 트롤링 행위는 대체 왜 일어날까?

/ 1
게임메카 / 제휴처 통합 7,080 View 게임메카 내부 클릭수에 게임메카 뉴스를 송고 받는 제휴처 노출수를 더한 값입니다.
▲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컴퓨팅 강좌 이상혁 강의교수 (사진: 게임메카 촬영)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를 하며 팀플레이를 망치는 트롤링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키보드에서 손을 떼버리는 ‘자리비움’의 형태도 있고, 좋은 아이템을 팔고 일부러 등급이 낮은 아이템을 구매하는 시위 플레이를 벌이는 유저도 있다. 두 플레이는 모두 ‘트롤링’이라는 단어 하나로 불리지만, 롤 로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두 행동이 일어나는 조건은 전혀 달랐다는 연구결과가 도출됐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4월 18일에 열린 2025 게임과학 심포지엄을 통해 들어볼 수 있었다. 게임과학연구원과 디그라한국학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은 ‘게임 플레이어’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컴퓨팅 강좌 이상혁 강의교수는 ‘게임 내 타임라인 데이터를 활용한 트롤링 행동 예측’을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롤에서는 ‘어차피 진 경기 빠르게 끝내고 다음 판 가자’며 트롤링을 합리적인 선택이라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빠르게 지고 다음 게임을 하려는 일명 ‘전략적 트롤링’은 다른 사람을 괴롭혀서 심리적인 이득을 얻는 일반적인 트롤링과 굉장히 다른 종류의 행동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 논문에서도 발견한 일명 '전략적 트롤링'에 대한 유저들의 인터뷰 내용 (자료제공: 게임과학연구원)

이에 이상혁 강의교수는 롤 로그 데이터를 분석해 시간대별로 유저 행동이 트롤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 그가 전략적 트롤링이라 판단한 행동은 앞서 설명한 ‘자리비움’과 ‘낮은 등급 아이템 구매’다. 국내에서 2일 10시간 동안 진행된 300만 개 매치에 대한 로그 데이터를 활용했다. 각 데이터를 10분, 20분, 30분 등 시간대별로 분류하고, 각 시간대에 아이템 구매와 판매, 킬과 데스 등이 몇 번 일어났는지를 살펴본다. 여기에 시간대별로 KDA, 골드 양 등을 살펴보며 유저가 맞라인에 선 상대보다 우위에 있는지, 팀은 이기고 있는지도 독립변수로 적용했다.

이상혁 교수는 “연구 전에는 ‘나는 이기고 있는데 팀이 지면’ 트롤링이 일어나겠다고 가정했다. 그런데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라며 “우선 ‘자리 비움’은 내가 지고 팀도 지고 있으면 일어난다. 특히 경기 초반부 차이가 큰 영향을 미친다”라며 “반면 ‘아이템 티어 드랍’은 나도 이기고, 팀도 이기고 있을 때 발생했다. 게임 종료 시점까지 이기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상대보다 크게 이기고 있음에도 막판에 좋은 아이템을 팔고 낮은 등급의 아이템을 구매한다”라고 전했다.

롤 플레이 중에는 트롤링이 아니더라도 게임 막판에 공격에 집중하기 위해서 탱커 아이템을 팔고 공격 아이템을 사는 경우도 있다. 이는 트롤링이라기보다는 전략적 선택이라 봐야 한다. 이에 대한 질문에 이상혁 교수는 “그러한 경우에는 대체적으로 등급이 같은 아이템을 구매했다. ‘아이템 티어 드랍’은 이전보다 아래 등급 아이템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 자리비움(afk)와 아이템 티어 드랍은 일어나는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자료제공: 게임과학연구원)

이 교수는 데이터를 토대로 ‘자리 비움’이 일어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졌기 때문에 일종의 패배감이나 의욕 부진, 이 게임에서 빨리 떠나고 싶은 심리와 관련되어 있을 것 같다. 나도 지고 팀도 졌기에 의욕이 감소되어 자리를 비운다고 납득 가능하다”라며 “다만 아이템 티어 드랍은 나도 이기고 팀도 이기기에 게임을 이어갈 의욕은 있지만, 모종의 이유로 승리가 어려워졌거나 팀원 간 갈등이 발생했을 수 있다. 따라서 팀원에 대한 심리적 시위나 혹은 경기를 빨리 끝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롤에서 일어나는 자리 비움과 낮은 등급 아이템 사기는 ‘트롤링’이라 부른다. 그러나 각 행동이 발생하는 플레이 상황과 원인은 상당히 다르다. 이상혁 교수는 “트롤링이라 부르지만 사실은 같은 행동은 아니다. 트롤링 행위가 같은 행동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특정 게임 트롤링에 대한 로그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변수를 조정해가며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며 연구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트롤링에 대한 연구도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리학을 전공한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및 혁신 기술 과정 크리스틴 쿡 (Christine L. Cook) 교수는 그간 ‘트롤링’에 대한 논문은 서구권에 부유한 민주주의 국가를 중심으로 나왔기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처럼 여러 지역을 포괄하기 어렵다.

쿡 교수는 “연구자들의 연구를 봤을 때도 트롤링에 대한 정의가 분산적이고 혼란스럽다. 트롤러(트롤링을 하는 사람) 사이에서도 10대냐 20대냐에 따라 서로 이야기하는 것이 달랐다”라며 “트롤링이 무엇인가를 정의하는 것은 연구 한 번으로는 결론을 내릴 수 없기에 비교문화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에 쿡 교수 역시 고국인 캐나다에서 벗어나 영국, 미국을 거쳐 대만까지 넘어와 트롤링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및 혁신 기술 과정 크리스틴 쿡 교수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하는 사람을 '플레이어' 하나로 묶기에는 너무나 다양하고, 이들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번 심포지엄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했다. 홍콩시립대학교 창의미디어학부 에스펜 올셋(Espen J. Aarseth) 교수는 “같은 게임에서도 완전히 다른 활동이 벌어진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도 레벨업, 레이드, PvP, 업적 탐험, 퀘스트, 거래 등이 있다”라며 “보편적인 플레이어라는 개념은 없다. 특정 게임에 상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플레이어이며, 공간/시간/행동의 디테일에 따라 달라지기에 플레이어의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 홍콩시립대학교 창의미디어학부 에스펜 올셋 교수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플랫폼
온라인
장르
AOS
제작사
라이엇 게임즈
게임소개
'리그 오브 레전드'는 실시간 전투와 협동을 통한 팀플레이를 주요 콘텐츠로 내세운 AOS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100명이 넘는 챔피언 중 한 명을 골라서 다른 유저와 팀을 이루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투 전에... 자세히
게임잡지
2006년 8월호
2006년 7월호
2005년 8월호
2004년 10월호
2004년 4월호
게임일정
2025
04